어떤 믿음
참정연 막판 해산총회였을 껍니다. 그때 저는 그 전날까지 떠들어대다가 부글부글거리는 속을 부여잡고 총회장으로 갔지요. 총회장으로 가니 문제는 대의라는 여론이 대세더군요. 그래서,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솔직히 먼 말을 했는지 다는 기억 안나고, [저는 주로 생각나는데로 막 말해버리는 스타일이라.. ㅋ] 그 말 중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최소한, 현 집행부는, 회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있다면 이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고, 그건 지금까지 참정연을 유지했던 사람들에 대한 모독이자, 공갈이라고.
기억나는건 이거 뿐이 별로 없네요. 여튼 발목을 삐끗해서 걸음도 제대로 못 걷는 와중에 총회장에 갔으니 회원으로서는 의무를 다 했다. 라고 아직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때도 모 회원분이 저에게 삐진걸 들으면서 나중에 다시 만난다고, 어쩌구 저쩌구 하는 말을 다 들으면서 참 많이 안 좋아했습니다. 조직이라는 거 별로 좋아하는 스타일 아닌지라, 가만히 살자 하고 있지요. 그래서입니다. 시민광장에 발 크게 안 들여 놓는 이유는. (요건 누군가가 물어봐서..-_-)
유시민
솔직히 우리끼리 하는 이야기입니다만, 저는 유시민 의원을 지지하고, 또한 그의 신념을 지지합니다만, 그의 주변까지 무조건 사랑하라라는건 오버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 점이 그동안 제가 말을 아껴온, 선거 행태에만 말을 했던 이유였습니다. 노사모, 열린우리당, 참정연, 노사모에서 분화된 국참, 이 모든 것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보신 분이라면 왜 제가 이런 말을 하는 지 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팬클럽으로, 팬클럽에서 조직으로, 조직으로 가는 길에 대한 항변, 순수성에 대한 질문, 무엇을 어떻게 할 껀지가 아닌, 이곳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 어디서 많이 봐 온 행태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겪었던 5년의 역사, 겪게 될 10년의 역사, 그 모든 역사를 우리는 보아오고, 기록하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 역시도 어떤 카페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그 카페에 가서 하는 짓이라고는 땡깡질밖에 없으니, 제가 누군가를 지지한다 라는 관점은 아닙니다. 그 정도의 애정을 가지기엔, 버겁습니다. 그래서 제 3자로 관찰하고 있을 수 있는 거죠. 아니라면 우리당때처럼 휘젓고 다니겠습니다만..(웃음)
자, 유시민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아이콘은 무엇입니까. 팬클럽으로만 남아야 한다는 분도 계시고 조직으로 가야한다는 분도 계십니다만, 그 판단까지는 내리지 않겠습니다. 전 [주변인]이니까요. CMS도 안 내고 있고, 그렇다고 회원이라고 할 만한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뭐 솔직히 제 삶이 퍽퍽해서 그런 것도 있습니다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뛰어온(사실 이 중에는 많은 분들이 5년 전 노무현에 대한 지지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활동해 온 건 부정할 수 없겠죠) 5년중에 반성할만한 일은 없었는지, 우리가 만들었던 조직에 대한, 정당에 대한, 가치에 대한 반성은 없어도 되는지.
저는 그 점만이 걱정됩니다. 노사모로 출발하여 노사모가 분열되고 왜 분열됐는지를 우리가 너무 쉽게 생각해서만은 아닌지 해서. [오해를 밝히기 위해서 다시 한번 밝힙니다만, 저는, 그 누구를 지지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어딘가에 속해있다고 해서, 어떤 사람을 맹목적으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아주 글 쓰고 싶은 마음을 그 이유때문에 억누르느라 머리가 아플 정도네요]
유시민에 대한 가치를,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까요?
선거와 카페
저 역시도 어떤 사람에 대하여 평가를 내리면 그 평가를 왠만하면 스스로가 바꾸기 전까지 가지고 가는 편입니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제가 책임지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왜냐, 남이 하는데로 하면 귀찮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시민광장이 어떤 길을 가던지, 혹은 어떤 선택을 하든지 저는 아직까지도 관전자일 뿐입니다.
그러나, 저는 선거 과정에서의 마타도어적 행위에 대해서는 많이 우려스럽습니다. 어떤 한 카페의 목적을(뭐 다른 카페라면 별로 개의치 않았을 껍니다 그러거나 말거나..-_-) 선거조직으로 몰아가고, 그 안에 있는 사람을 조직으로 몰아가고, 댓글도 완전히 무슨 싸움질하자고 덤벼들고.. 우리, 그동안 같이 싸워온 사람들 맞습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시민광장이 우리가 국참과 참정연으로 헤어졌던 그 순간을 다시 보지 않을까 생각만 합니다. 그렇게 되든지 말든지 신경쓰고 싶지도 않네요. 또 싸워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전 또 어느 편에 서서 싸움을 하겠죠. 까놓고, 저도 무조건 중립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하지는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편파적이면 편파적이지.
그러나, 아무리 선거를 한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서로에게 상쳐주고 헤어지면 안 됩니다. 헤어지든 안 헤어지든을 떠나서 몇몇의 사람들이 모여서 예전 아팠던 가슴 쓸어안고 있는 카페를 이런식으로 중상모략하시면 안 됩니다. 문자? 글쎄요. 전 거기서도 제맘대로 다 해선지 못 받았네요.
포지티브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처음 모여서 만들었던 가치마저 잊지는 맙시다. 그리고 그 전 조직들이 왜 무너졌는지도 잊지 맙시다. 그리고 가만히 있는 사람들 건드려서 열받게 하지도 맙시다. 최소한 그 카페에 있는 사람으로서 제가 어느 조직에 속해있다라고 하면 저 무지하게 열 받습니다. 저는 그 누구라도 술사주면 다 형이고 누납니다 ( --) 이런 제가 그 카페에 있다고 해서 조직의 일원인가요?
선거의 특수성이고 뭐고를 떠나서 사람이 사람한테 이러면 안 되는 겁니다. 그것도 서로 신뢰로 먹고 살았던, 서로를 안고 보듬었던 사람들끼리 이러면 안 되는 겁니다. 누구라도 지금까지 궁물 바라고 여기까지 오신 분들 있습니까? 조직 만들어서 선거 이기면 뭐 남는거 있습니까?
최소한, 그 카페에서 툭하면 싸움질하고 툭하면 술사달라 조르고 툭하면 성질난다고 땡깡피운 저로서는, 그곳이 정치조직이라고 한다면 제 인생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추억들마저 매도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이렇게 살지 맙시다. 아무리 이혼하는 부부라 해도 예의라는 게 있고, 정도라는게 있는 법입니다.
제 기억과, 추억, 현실을 모독하지 마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