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이 잎에 고이면 잎은 한동안 물방울을 담아 유동으로 일렁이다가 어느 만큼 고이면 크리스탈처럼 투명한 물을 미련 없이 쏟아 버린다고 합니다.
그 물이 아래 잎에 떨어지면 거기에서도 일렁이다가 도르르 바닥으로 비워 버리지요. 잎은 자신이 감당할 무게만큼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비워 버리지요.
그렇지 않고 욕심대로 받아 들이면 잎이 찢기거나 줄기가 꺾이고 말 것입니다.
한 달에 한 번쯤, 드물게 산에 오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등산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가파른 산을 오르는 것보다 나지막한 산책길 같은 산길을 뒷짐지며 천천히 올라가는 것을 더 좋아하는 편이죠.
하지만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산에 오를 때면 내 걸음이 다른 동료들보다 빠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걸음을 멈추고 먼 발치의 동료들을 기다리며 잠시 쉬어 숨을 고르기도 합니다.
유시민을 믿고 지지하는 시민광장이 있습니다. 6개월을 숨가쁘게 달려온 시민광장입니다.
그를 믿고 지지하는 마음이 너무 깊어 가끔은 우리가 담을 수 없는 것들을 담으려고 하는 때도 있습니다.
그가 글을 쓰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연기를 한다면 그냥 봐 주면 되는데 그가 정치라는 일로 밥벌이(?)를 하니 우리도 정치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고 정치를 하는 말과 글이 우리를 힘들게 할 때도 있습니다.
그를 믿고 지지하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 보다 더 해야 하는 일도 있습니다.
1800미터 활주로는 1800미터 등산길과도 같을 수 있습니다. 180미터를 달려온 시민광장이지만 아직은 1800미터가 남아있습니다.
너무 많이 채워져 있으면 조금은 비우고, 너무 힘들다 싶으면 조금 쉬어 숨을 고르고, 혹시, 먼 발치로 뒤처진 동료는 없나... 뒤돌아 볼 때가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