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6시부터 경남시민단체 연대로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반부패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나 역시도 시민단체 회원인지라 문자로 안내를 받고 참가하게 되었다. 음향장치에 촛불 모형의 피켓까지 준비가 잘 되어있어 참 꼼꼼하게 많은 분들이 수고하셨구나 싶었다.
선관위 직원인지 아르바이트 하여튼 몇 대의 카메라가 현장을 담고 있었고 그 와중에 실갱이도 벌어졌다.
사회자의 구호에 따라 참가한 사람들이 '반부패 추방' '부패후보 사퇴' '특검'을 외쳤다. 특검이 아마도 이명박 후보의 BBK에 관련한 것이려니 생각이 들었다.
추위를 달래보기 위해 자판기 커피를 뽑으로 가는 길이었다. 나는 조금 늦게 가서 그런지 유인물을 받지 못했던 것인지 아니면 나눠주지 않고 압수된 것인지 기관원이 유인물에 대해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옆에서 대충 보니 특별히 문제 되는 것은 없는 듯 하였다. 근데 기관원들이 아까 있었던 실갱이에 대해 '저쪽 사람들 사이에선 저 정도의 험악한 말은 기본으로 통용된다'는 말을 하기에 속으로 '이런 자리서 기관원과 실갱이를 벌이는 것은 문제지만 어느 조직이나 단체던 분쟁이 생기면 험악한 분위기와 험악한 말은 자연스러운 거 아닌가? 왜 유독 일방적으로 문화제에 참석한 사람들에게만 한정 짓는지 납득이 안되는군'하며 자판기로 걸어 갔다.
커피를 들고 내 차에 실려있던 초를 꺼내어 커피를 마신 후 컵 밑면에 구멍을 내어 초를 들이밀고 불을 붙혀 난로 겸 해서 불을 밝히고 분위기에 휩쓸렸다.
참가한 시민단체들의 성격이 진보단체라 그런지 민주노동당과 연계가 잘 된다는 것은 평소에 인지하고 있었던 일이지만 사회자의 소개로 민주노동당 경남 도당의 한 관계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이어서 각 단체를 대표해서 한 명씩 차례로 마이크를 잡고 대표연설을 하였는데 대체로 삼성에 대한 비판과 이명박 후보에 대한 비판, 검찰에 대한 비판이 주 내용이었다. 그런데 아무도 '공직자 비리 수사처'에 대해선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견제받지 않은 권력의 횡포에 맞설 수 있는 장치에 대해선 왜 고민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되었다.
사회자가 후보자의 이름은 선거법 때문에 말할 수 없다며 반FTA와 노동자 농민 서민들을 위해 일하는 후보에게 한 표를 주어야 한다고 외쳤다. 저 말을 듣고 난 경악했다. 특정 정당의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 하려고 자리를 만들은 것이 아닌데 주위에 있는 청중들에게 문화제가 어떻게 비춰질지 알 수가 없었다.
삼성 비자금에 대한 비판도 있었고 젊은 청년들이 그림으로 이명박 후보의 위장전입, 위장취업 등을 비판했고 세명의 남녀가 음악에 맞혀 율동도 했는데 주제는 반 FTA다. 청년단원들이라고 소개 한 것으로 보아 민주노동당원이라 생각 되었다. 반부패추방과 FTA는 또 무슨 연관일까 이해되지 않았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희망연대 대표인 백 신부님이 한 말 중에 납득이 가지 않은 부분이 있어 문화제가 끝난 후 잠깐 동안 이야길 나누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과의 대화에서 검찰의 간을 키웠다고 하셨는데 노무현 대통령은 탈권위주의 진보를 실현한 최초의 대통령인데 어떻게 그런 견해를 가지는지 납득이 안된다. 또 삼성 비자금을 노대통령이 마치 먹은 거처럼 이야길 하던데 아직 입증되지 않은 것을 어떻게 사실인냥 이야기 할 수 있느냐"며 물었더니 "대통령은 검사를 지휘해야지 대화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전 청와대 사정 비서관이 삼성의 돈이라며 언론에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느냐 사정 비서관에게 돈이 건재질 정도라면 대통령에게도 그 돈이 갔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지 않느냐"는 답을 들었다. 다른 일정이 있는지 바삐 서두르는 주위 사람들 때문에 대화는 이것으로 끝났지만 개운치 안았다.
반부패추방이라는 주제에 충실해야할 촛불 문화제가 특정 정당의 선거 운동으로 비춰질 정도라면 그날 그 자리의 순수성이 퇴색되는 것이다. 야간 근무를 하는 주라 행사가 끝나고 회사로 향하는 내내 개훈하지 않았다. 주최즉의 반성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