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적 절차를 파괴하고 탄생한 정권의 유일한 선택은?
- 전쟁 밖에 없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2001년 1월에 취임했다. 문제는 부시가 민주주의를 사망 시키면서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1당 1낙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그런데 부시의 당선은 득표수에서 패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부시의 손을 들어줘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이 날로 미국의 민주주의는 사망한 것이다. 이런 기상천외한 짓은 원시적인 민주주의를 하던 이승만 때도 없던 일이다. “사사오입 개헌”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내면서까지라도 1당 1낙의 원칙만은 지키려 노력했다. 이렇듯 1당 1낙의 원칙은 민주주의 유치원생도 꼭 지켜야 한다는 것을 아는 철칙이다. 그런데 미국은 이 원칙을 법원의 힘으로 부숴버렸다.
민주주의를 사망 시키면서 당선된 대통령 부시는 당연히 심각한 문제를 그 태동 때부터 갖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부시는 필연적인 운명으로 힘을 쓸 수 없는 대통령이었다. 공화당과 미국 수구 세력들은 부시를 정말 겨우 겨우 억지로 당선 시킨 것이다. 새로운 대통령을 무조건 흔들 수는 없기에 온 나라가 처음에는 부시를 인정하려는 노력을 했지만 그 기간은 전통적이고 사회 구조적으로 1년이다. 1년 후에는 의회와 언론이 부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게 될 것이고,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이 약한 부시는 정말 아무런 힘도 발휘할 수 없는 식물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이러한 위기를 벗어나는 방법은? 없다. 민의가 아닌 법원의 판결로 뽑힌 대통령의 권위가 든든히 설 방법은 그 태생적 장애로 인하여 존재하지 않았다. 단 하나, 정말 단 하나의 방법이 있다. 그것은 전쟁이다.
이것은 아주 전통적인 방법이었다. 중세에도 봉건 영주의 힘을 제압하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하여서는 어떻게든지 전쟁을 벌여야 했다. 그러면 외부로부터 오는 위기로 인하여 자연스럽게 내부적인 분열은 용납되지 않고, 국가를 위하여 충성을 보여야 한다는 당위가 득세한다. 그 때에 국가에 대한 충성은 너무도 쉽게 왕에 대한 충성으로 전의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법은 군부 독재 세력도 늘 써먹었던 방법이다. 국내적 정치 상황이 분리하게 돌아가면 여지없이 터져 나오는 간첩단 사건과 휴전선 무력 충돌, 무장 공비 사건 등은 이 나라를 전쟁 중인 나라로 만드는 효과를 발생 시킨다. 당연히 야당은 목소리를 낮출 수밖에 없게 된다.
이제 멀지 않아 태생적 장애로 인하여 식물대통령이 될 위험에 처한 부시가 무엇인들 못하겠는가? 클린턴으로 인하여 민주당에 넘어갔던 권력을 겨우 겨우 찾아온 공화당 쪽에서는 뭔가 수를 낼 수밖에 없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검증된 방법이 있는데 쓰질 않겠는가? 이 유혹을 이겨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부시는 전통적인 반미 국가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여 이들의 반발을 야기했다. 부시가 2001년 1월에 취임했는데, 그 해 9월에 9.11 사태가 일어났음을 생각하면 그 결과가 아주 속히 그리고 심각하게 나타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부시는 이 후에 ‘악의 축’을 규정하고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다. 9.11 사태는 미국에게 심각한 어려움과 위기를 가져 왔으나 부시 대통령은 9.11 특수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권력을 행사했다. 그렇기에 9.11 사태가 부시의 자작극이라는 가설도 전혀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흘려 버릴 수 없다.
민주주의의 원칙을 파괴하면서 법원의 힘으로 당선된 부시는 운명적으로 식물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 강력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은 슬픔과 어려움에 빠졌는데 부시는 재선에도 성공했다.
이제 우리 이야기를 해보자. 지금으로 봐서는 이번 대선은 사실상 검찰이 어느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검찰은 상식과 전혀 다른 결론을 내렸다. 사람들은 검찰이 사실을 밝히기 보다는 어느 후보에게 유리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생각을 한다. 만일 검찰이 진실이 아닌 정치적 판단으로 이른바 대통령 될 가능성이 제일 많은 후보에게 줄을 선 것이고, 그로 인하여 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 된다면 이 정권은 태생적인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다. 당연히 빠른 시간 내에 식물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이들은 자신의 태생적 장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일까? 그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자신에게 강력한 통제적 권력을 가져다 줄 전쟁놀이의 유혹과 시험을 이길 수 있는 도덕성과 양심을 가지고 있을까? 부시보다 나은 사람일까? 제발 도덕성과 양심이 부시보다는 나은 사람이길 간절히 바란다.
만일 그렇지 못한 대통령과 정권이 들어선다면 우리 모두는 전쟁의 공포를 맛보게 될 것이며, 새로운 공안 정국을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전체를 위하여 소수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논리 속에서 우리는 말 한마디, 글 한줄 쓰기도 두려워해야 하는 시대, 또 다시 자유를 갈망해야 하는 시대를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이 모든 것이 검찰의 줄 서기가 아닌 실체적 진실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진실은 언제나 빛을 발하게 되어 있으니까 조금 오해를 받고 억울함을 당한다고 염려할 것이 없는 것이다.
암울한 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이 산골에 눈이 많이 내리면 어쩌나 걱정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