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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19일의 속쓰림
토지공개념 | 2007-12-19 12:12:18 | 조회 407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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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에 눈을 떴다. 숙취를 깨우려 찬물로 머리를 감았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오늘은 12월 19일. 기어이 오고야 말았다.

 

벗어 놓은 옷을 그대로 걸쳐 입고 집을 나서는 모습을 본 집사람이 물었다.

 

"투표 안해?"

 

"나 오늘도 출근해야 돼."

 

동문서답으로 갈음하고 현관을 나왔다.

 

아직 덜마른 머리카락인지라 찬공기를 맡으니 머리가 더 맑아졌다.
그러나 속은 쓰리다.
행단보도 건너 초등학교로 가는 길 옆에 우리시대의 자화상 12명이 웃고 있었다.

 

투표소에서는 마주치는 눈빛이 없었다. 서로간에 번호만 확인할 뿐이다.
기표번호와 주민등록번호, 그리고 1번에서 12번까지 찍어야 할 번호.

 

들어왔던 곳으로 다시 나갈 때까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무의미한 행위를 한 것 같은데 그 결과를 감수하려니 다시 속이 쓰리다.

 

강변역 입구에서 뜨거운 오뎅 국물로 속을 풀었다.
뜨거운 국물이 위 속을 감도니 이제서야 깨어난듯 꿈틀거린다.
그러곤 토스트 하나를 주문해 빈 속을 채웠다.

 

집어 든 무가지를 전철 한켠에 기대어 읽었다.
더 빨리 빈자리가 난 것 외에는 일상에서와 다를 바 없는 12월 19일이다.
그러나 오늘은 역사가 되어 기록될 것이다.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는 위대한 시인의 노래는 귓전에서 감돌지만 어째 내가 읊기에는 웬지 어색하다.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켜고 시민광장을 열었다.
어제 저녁부터 밤 새도록 많은 글들이 올라와 있었다.
아무래도 속 쓰린 밤을 보낸 분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글 속에는 저마다 선거와 투표에 대한 소회를 담았다.
까칠한 마음이 묻어나는 글을 읽자니 다시 속이 쓰리다.

 

모순투성이이기 때문에 더욱 더 내 나라를 사랑해야 한다고 누군가 말했지.
사랑해야 하기에 슬픔과 노여움을 속으로 삼켜야 겠다.

 

그런데 12월 19일,
오늘이 지나면 쓰린 속이 괜찮아지려나......

     

덧글쓰기 | 전체글 4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사랑시  

어쩌면 더 쓰린 날이 올 지도..... .

그래도 우린 우리의 길을 가야죠.
힘 냅시더.
07-12-19

padadac  

수고하셨습니다.
나도
아침7시 둘째딸에게 부탁하고 마누라와 같이 투표했습니다.
더러번 놈에게.
07-12-19

B군  

달리셨나요..? ㅎㅎ
일찍가서 투표하고 영화보면서 한번 웃고나면 괜찮아질까 생각했는데,
극장을 가보니 사람이 바글바글 하더군요...
쓴웃음 지으며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젠장
07-12-19

초록별문지기  

정말 속이 많이 쓰려요. 오늘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그러더군요. 정치인은 절대 뽑지 말아야 한다고. 그래서 속으로 문국현인가? 했는데, 결국 기호 2번이라고 하더라구요. 기가 차서. 이명박을 정치인이 아닌 기업인이라고 하더군요. BBK동영상을 봐도 그거야 기업인이었을때 한 행동이라
그럴수 있다고 합니다. 속에서 쓴물이 올라오더라구요.
한마디 하고 내렸습니다. 원하시는 이명박이 되어서 울 나라 30년은 후퇴할거라고 그러면 국민들이 정신 차릴까요?

젠장~~이명박이 될거란 말을 들으면서도 설마 했는데 출구 조사를 보니 기가 찹니다
이젠 대통령도 개나 소나 할 수 있는 자리라는게 말이죠.
07-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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