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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봅니다.
샘깊은물 | 2007-12-20 23:53:27 | 조회 1903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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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운동보다도 운동가를

술보다도 술 마시는 분위기를 더 좋아했다는 걸

그리고 외로울 땐 동지여! 로 시작하는 투쟁가가 아니라

낮은 목소리로 사랑노래를 즐겼다는 걸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잔치는 끝났다

술 떨어지고, 사람들은 하나 둘 지갑을 챙기고 마침내 그도 갔지만

마지막 셈을 마치고 제각기 신발을 찾아 신고 떠났지만

어렴풋이 나는 알고 있다

여기 홀로 누군가가 마지막까지 남아

주인 대신 상을 치우고

그 모든 걸 기억해내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리란 걸

 

그가 부르다 만 노래를 마저 고쳐 부르리란 걸

어쩌면 나는 알고 있다

누군가 그 대신 상을 차리고, 새벽이 오기 전에

다시 사람들을 불러 모으리란 걸

환하게 불 밝히고 무대를 다시 꾸미리라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서른, 잔치는 끝났다 / 최영미

 

 

'여기 홀로 마지막까지 남아 주인 대신 상을 치우고

그 모든 걸 기억해내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그가 부르다 만 노래를 마저 고쳐 부르'는 이들이,

'그 대신 상을 차리고, 새벽이 오기전에 다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이들이,

'환하게 불 밝히고 무대를 다시 꾸'며야할 이들이,

바로 우리였으면 합니다.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봅니다.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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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7-12-21

^^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신동엽 -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 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 속 구름을 닦고
티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畏敬)을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 항아릴 찢고
티없이 맑은 구원(久遠)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憐憫)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조아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07-12-21

사랑시  

반갑습니다...

최영미님, 신동엽님 詩 모두 참 좋습니다.

바닥에 대하여

정호승


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
바닥은 보이지 않지만
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
바닥까지 걸어가야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바닥을 딛고
굳세게 일어선 사람들도 말한다
더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고
발이 닿지 않아도
그냥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바닥의 바닥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 말한다
더이상 바닥은 없다고
바닥은 없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라고
그냥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07-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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