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원과 함께하는 송년회를 준비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중 하나가 의원님에게 줄 선물이었다. 선물이라는 것이 받는 이도 좋아해야 하고 주는 이도 선물에 의미를 담아야 하기 때문에 양쪽 다 만족시키는 선물을 고른다는 것 자체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어떤 선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견도 제각각이었다. 너무 바쁘게 지내시니깐 건강에 좋은 선물을 하자는 의견, 옷이나 문구류 같은 실용적인 물건이 좋다는 의견, 기념이 될 선물을 한번 우리끼리 만들어 보자는 의견 등 다양 했다. 그리고 낚시 용품을 선물해 주자는 의견이 나왔다. 알려진 대로 유시민의 낚시광이다. 낚시터 네비게이션이라고 불리울 만큼 전국의 낚시터를 꿰차고 있으며 낚시에 대한 조예도 상당히 깊다. 낚시 전문 채널인 F-TV에 출연했을 만큼 실력도 뛰어나다.
그러나 낚시 용품이 워낙 많고 고가인데다가 개인마다 선호하는 제품이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또한 낚시용품을 선물하면 정치 그만 두고 낚시나 하라는 식의 해석도 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필자도 열정만큼은 유시민 의원에 뒤지지 않는 낚시광이다. 그러는 나도 처음에는 부정적이었다. 실용성과 상징성의 충돌이었는데 필자는 실용성에 더 가까웠다.
결국 고민 끝에 그러면 선물이니 만큼 고급스러우면서도 무난한 낚시찌 세트로 하자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고 낚시 사이트를 뒤지면서 적당한 물건을 찾았다. 그러던 중 한 사이트에서 대선이-미르(龍 )라는 찌 세트가 눈에 띄었다. 일단 이름이 좋다. 대선이는 대물낚시라는 뜻이고 미르는 상품 이름인 것 같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대선이는 대통령 선거로 보이고 미르(龍)는 대통령으로 해석이 되었다. 나만 그랬을까? ^^

자세한 상품 소개를 보니 수초 치기 전용 대물낚시 찌 세트란다. 낚시 좋아하는 분들은 알겠지만 수초치기는 어지간한 실력자가 아니면 꿈도 못 꾸는 낚시이다. 낚시대 잘못 드리웠다가는 수초에 걸려 줄이 끊어지거나 심한 경우 비싼 낚시대가 부러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초치기 낚시를 하는 것은 수초 밑에 큰 고기가 많이 살기 때문이다. 즉 보다 짜릿한 손맛을 느끼기 위한 낚시인들의 한없는 욕심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힘들고 고도의 낚시 기술이 필요한 낚시이다. 그러나 그곳에서 대물을 낚았을 때의 기분은 그것을 잡아 본 낚시인들 빼고는 누구도 느끼지 못할 짜릿한 쾌감이 든다.
낚시 이야기는 그만 하고... 본격적으로 왜 크게 써먹을 일도 없는 수초치기 대물 낚시대를 유시민의원에게 선물을 했나면,,,

이번에 유시민의원이 출마를 하기로 결정한 대구 수성 을은 낚시터로 따지자면 수초가 가득한 낚시터이다. 물론 한나라당에게는 그곳이 돈만 내면 큰 고기들이 쉴 새 없이 입질을 해 대는 유료낚시터겠지만 민주개혁세력에게는 하루 종일 낚시 해 봐야 한 마리 잡을까 말까 하는, 인적 없는 그것도 수초가 가득 해서 낚시를 할 수 없는 이름 모를 소류지와 같은 곳이다. 유시민은 그곳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곳에서 줄이 끊어질 수도, 낚시대가 부러질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 일이 없다 해도 피라미 한 마리도 못 잡고 허탕을 칠 수도 있다.
낚시인들은 알 것이다. 유료낚시터에서 고기를 잡았을 때 별로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고기를 몇 십 마리 잡았다고 좋아하지 않는다. 그걸 좋아한다면 어부이다.
낚시인들은 한 마리를 잡더라도 제대로 된 타이밍에 챔질을 하여 최대한의 손맛을 느꼈을 때 흥분을 느낀다. 그 맛에 낚시를 하는 것이다.

내가 볼 때 대구라는 지역은 분명히 월척을 넘어 4짜가 득실거리는 대물터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수초치기를 하고 낚시대를 드리우기 까지 엄청난 작업을 해야 한다. 다른 낚시군들의 손길을 타지 않아서 편하게 앉을 자리 조차 없는 최악의 조건에서 낚시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
유시민은 지금 그곳에서 수초를 치고 앉을 자리를 만들고 있다. 얼마 안 있으면 낚시대도 드리울 것이다. 대물을 낚을지 피라미 한 마리도 못 잡을 지는 낚시가 끝나봐야 한다. 유시민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대물을 낚을 수 있다. 그렇다고 대물을 낚지 못했다고 그 사람이 낚시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프로 선수도 허탕 치는 경우를 F-TV를 보면 종종 볼 수 있다.
그래도 그 사람들은 낚시를 했다는 것에 행복해 한다.

유시민의 대구 출마도 그렇게 봐야 할 것이다. 유시민이 당선 되느냐 안 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곳에서 출마를 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고 의미가 있는 것이며 그것이 촉매가 되어 지역 구도를 허무는 출발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유시민의원에게 선물한 수초전용 대물낚시찌세트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생각한다, 유시민의 멋진 챔질과 월척을 기대를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