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께 드리는 글 : 대통합민주신당을 떠나며
저는 오늘 대통합민주신당을 떠납니다. 제가 1987년 6월 항쟁이후 정치를 시작했던 평화민주당의 일맥이자 개혁과 진보를 위해 참여했던 열린우리당의 법률적 후신인 대통합민주신당을 떠나자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그러나 제가 어떠한 어려움에도 지키고자 했던 인간의 존엄성, 성숙한 민주주의, 그리고 한반도평화공동체의 가치는 법률이 아닌 정신과 정체성에 있는 것이기에 더 이상 대통합민주신당에 남아 있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평화민주당의 국회의원으로 시작하여 국민의 정부의 장관이자 참여정부의 국무총리로서 일관되게 인간의 존엄성, 성숙한 민주주의, 그리고 한반도 평화공동체의 가치를 지지해 왔습니다. 정경유착에 기반한 개발경제와 재벌 중심의 무분별한 성장지상주의에 맞서 지식경제와 서민․ 중산층 중심의 폭넓은 동반성장을 추구해 왔습니다. 그렇기에 제 정치 인생은 민주정의당, 민주자유당, 신한국당, 그리고 한나라당과의 오랜 맞섬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길이 행복한 국민, 좋은 나라를 이루는 길이라 여전히 확신하고 있습니다.
제가 대통합민주신당을 떠나는 이유는 결코 손학규 개인이 대표가 되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손학규 대표가 오랫동안 정당생활을 하였던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의 정치적 지향이 결코 제가 추구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손학규 대표가 이끄는 대통합민주신당은 자신의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어떠한 정체성도 없이 좌표를 잃은 정당으로 변질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정치 상황이 오는 것을 막아내지 못한 점에 대해 저는 깊은 책임을 느낍니다. 더구나 여,야의 주요 정당의 대표를 모두 한나라당 출신이 맡게 된 정치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고 그로 인해 민주화 이후 저희들을 일관되게 지지해 주셨던 분들이 느낄 혼란과 허탈감에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저에게 분에 넘치도록 많은 것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제 인생을 바쳤던 민주화의 염원을 이루어 주셨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관악의 주민 여러분께서 제가 국회의원으로서 20년을 일하게 해주셨고 참여정부의 국무총리로서 일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정치인 이해찬으로뿐만 아니라 개인 이해찬으로서 더 이상 무슨 욕심이 있으며 무엇을 더 원하겠습니까. 다만 감히 하나만 더 청한다면 국민 여러분의 실망과 질책을 모두 제 어깨에 짊어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그것만이 제가 감히 바라는 모든 것입니다.
이제 대통합민주신당을 떠나지만 인간의 존엄성, 성숙한 민주주의, 그리고 한반도평화공동체의 가치, 민주진영의 정체성은 여전히 제가 가장 지키고자 하는 삶의 지향입니다. 이를 지키고자 하는 모든 분들의 옆에는 반드시 제가 있을 것임을 새삼 다짐합니다.
저와 함께 하셨던 모든 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1월 10일
이 해 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