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신당은 당도 아니다…'친노' 호칭,인격모독 수준"
조선일보 | 기사입력 2008-01-10 19:01 | 최종수정 2008-01-10 19:34
대통합민주신당 유시민 의원은 “정치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지 말고 국민 일반의 입장에서 보면 신당은 솔직히 말해 정당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지난 9일 오후 KBS라디오 ‘KBS 열린토론’에 출연, “정치학 교과서나 고등학교의 사회 교과서에 나오는 정당을 말할 때 정당을 규정하는 핵심적인 몇 가지 조건이 있는데 (신당은) 이런 조건들을 충족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조직”이라며 “국회의원이 140명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 정당은 정당이라고 하기 보다는 국회의원 구락부에 훨씬 더 가깝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신당은) 정당 내부적으로는 당원이 누구인지를 확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의원을 선출할 수 없는 상황에 와 있고, 헌법 원리에 의거한 정치적 정당성을 받을 수 있는 과정을 펼쳐 나갈 수 없는 조건에 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정당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법률적으로만 정당이지 오로지 정치인들과 국회의원들만 모여 있는 단체”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왜 이 당이 만들어졌느냐 하면 대통령 선거 때 반한나라당 연합전선을 구축해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아서 대선에서 이길려고 만든 당”이라고도 했다.
유 의원은 “ ‘노무현 대통령 때문에 대선에서 졌으니까 친노세력은 나가라’부터 시작해서 ‘정동영 후보와 그 계보 쪽에서 열린우리당 쪽에서부터 시작해서 망쳐놨으니까 당신이 나가라’ 이런 주장에 이르기까지, 대선 평가에서부터 시작해서 앞으로의 진로에 이르기까지 어떤 접점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신당의 현실”이라며 “신당은 지금 어떤 문제가 발생을 해도 그것을 바로 잡고 스스로를 더 높은 수준으로 올려 나갈 수 있는 과정을 진행해 나갈 수 없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국면 타개방안에 대한 질문에 “그 길이 안보여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유 의원은 분당 가능성에 대해 “(신당 내 )중도진보와 중도보수가 따로 당을 만들 수도 있고, 가능성은 여러 가지가 있다”며 “열린우리당이 출발할 때부터 과거 중도좌파와 중도우파의 연합정당이었는데 ‘이제 당내에서 어떻게 노선과 정책의 색깔을 달리하는 의견 집단들이 공존할 것이냐’ 이런 것들에 대한 룰과 상호 존중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잘 운영이 되지 못해 당이 파열된 것이고 지금 와서 5년 동안 해온 결과 그렇게 동거하기 어렵다. 자기들끼리 싸움질 하느라고 멀쩡한 날이 없다. 그렇게 됐으면 이제는 따로 가는 것도 생각해 봄직 하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신당 내 친노 그룹이라는 명칭에 대해서 강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언론인들이 친노, 친노 하는데 거의 인격 모독 수준까지 왔다”며 “퇴임을 한 달 앞둔 대통령이고 퇴임하면 정치 안하겠다고 하는데 지금 이해찬 전 총리나 한명숙 전 총리와 저에 대해 ‘참여정부의 내각에 있었다고 해서 친노다. 대통령 욕 안했다고 해서 친노다’이러는 것 아니냐.일종의 폭력이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신당 내 정치세력을 “진보세력과 보수세력”이라고 구분한 뒤 “사실은 노선의 대립이 밑에 깔려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들을 노대통령을 중심으로 친노 대 비노, 반노의 구도로 다 해석해버리니까 저희가 새로운 걸 하고 싶어도 겁이 나서 무슨 말이나 행동을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대선패배 원인에 대해 “총체적으로 보면 우선 정부가 국민들을 충분히 만족시켜드리지 못한 것이 기본적인 원인”이라며 “동시에 정부가 다소 과거에 맘에 들게 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당이 약점을 보완할 만큼 잘했다면 달라질 수도 있었는데 당도 국민들이 보시기에는 신뢰를 가지기 어려운 모습들을 보였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모두 합쳐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현재 정치상황에 대해 “민주화를 이끌어 왔던 세력의 종말이라고 본다”며 “한 시대를 이끌었던 정치세력의 소멸과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한 시대의 도전에 성공적으로 응전했던 개인이나 집단이 다음 시기의 도전에 성공적으로 응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토인비가 역사의 연구에서 얘기했는데, 도전의 성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과거 성공했을 때의 응전방식으로 응전하기 때문에 한 때 성공했던 개인이나 집단이 실패했다는 것”이라면서 “신당이나 열린우리당이 민주화 이후에 우리 대한민국의 상황과 세계사의 흐름, 국민들의 소망 이런 것에 부응할 수 있는 정책과 담론을 만들고 이것을 중심으로 그에 걸맞는 조직과 세력을 재편하는 이와 같은 창조적인 노력이 있었더라면 이번과 같은 패배를 맞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한나라당을 견제하기 위한 대안세력론’에 대해 “그렇게 (범여권이) 다 모여라 하는 것은 열린우리당에서 신당으로 오는 5년 동안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입증됐다”며 “그렇게 모아놓으면 한나라당과 각을 세우고 한나라당을 견제하기 위해서 투쟁하거나 논쟁할 여유도 없고 어떻게 한나라당을 견제할 것인가 자기들끼리 싸우느라고 날을 세우고 아마 국민들이 보실만한 구경거리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여러 가지 무리한 일을 한 지난 보름 동안 신당의 국회의원 140명이 뭘 견제하는 것을 봤냐”며 “자기들끼리 싸우느라고 해가 뜨고 해가 지지 않냐”고 했다.
그는 4월 총선에 대해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한나라당이 200석을 넘게 획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렇게 간다면 신당은 많이 보면 60석 적게되면 40석 정도의 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정계은퇴론에 대해서는 “정계 은퇴 하는게 대선패배를 책임지는 것이라면 할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것이 책임지는 방식은 아닌거 같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강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