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탕 vs 그냥 머물러 있기
유시민은 탈당하고 신당을 창당해야 하는가? 아니면 그대로 대통합신당에 머물러야 하는가? 나는 전자가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유시민이 지금 이 시점에서 민주신당에 머물러 있으면 크게 두가지 손해를 입게 된다. 첫 번째 현재의 정치흐름이 고착화되어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200석이 넘게 압승하는 꼴을 보게 된다. 두 번째 호남당으로 전락할 민주신당에 머물러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에 악영향을 입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딱히 없는 듯하다.
하지만 그가 훌륭한 신당을 만들게 되면 문제는 달라진다. 우선 고착화된 판을 흔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어느정도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승리를 저지하는 가능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하려는 그에게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 낼 수 있다.
한번 생각해 보라. 대통합민주신당의 간판을 들고 대구에 출마하는 것과 새로운 개혁적 신당의 간판으로 대구에 출마하는 것을 말이다. 전자는 호남당에서 영남지역에 출마하는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후자는 진보개혁주의자의 이름을 걸고 보수지역에 출마하는 의미를 지닌다. 바보라도 후자가 더 가능성이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승리했을 시 다른 지역의 몇배나 되는 의미와 정치적 자산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계륵과 같은 이해찬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이해찬의 존재이다. 난 옛날부터 이해찬을 계륵이라 생각해왔다. 같이 안할 수도 없지만 같이 하게 되면 자꾸 앞장서 나서서 팀을 망치는 사람 말이다. 내가 이 글을 쓴 것도 이해찬이 또 한번 유시민의 앞길을 막을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내 글을 오해하지 말기를. 난 이해찬 씨에게는 어떠한 감정도 없다. 오히려 인간적으로 호감있게 평가하는 사람이다. 난 단지 그가 보여줄 수 있는 정치적 능력만을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다.
과연 유시민이 탈당해서 이해찬과 손잡고 이해찬을 전면으로 세운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 유시민 이해찬 모두 정치적 미아가 되어 정계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아래에 어떤 분이 쓰신 바와 같이 새로 신당이 생긴다면 그 신당은 철저히 유시민당이 되어야 한다. 이해찬씨는 전면에서 빠져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신당이 성공할 수 있다.
이해찬과 서프의 삽질
과거 이해찬이 총리가 되고 난 후 언젠가부터 서프에서 이해찬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거의 노무현과 동급으로 생각하는 사람에서부터 더 나아가 당시는 대선이 한참 남은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차기 대통령 후보로 이미 낙점하고 있는 사람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해찬을 마치 과거에도 좋아했다는 듯이 좋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그런 분위기가 별로 탐탁치 않았다. 그가 총리로서 보여준 능력과는 별개로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힘들었을 때 이해찬은 그 옆에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해찬이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 경선 때부터 어려운 시기마다 어떤 큰 도움을 주었는지 난 잘 알지 못한다. 물론 노대통령의 정치적 파트너로서 어느정도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의 정치적 지향점으로 삼아도 될 정치인인가에는 많은 의문이 있다.
여기서 정치적 지향점으로 삼아도 될 정치인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단지 그 정치인의 이념만이 아니다. 그의 정치 행위 자체를 두고 판단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낙선될 것을 알면서 영남에 출마해 지지자들을 감동시켰다. 하지만 이해찬은 앞장서 대통합신당에 합류했다. 그의 정치행위는 이미 한번 실패로 끝난 것이다. 그리고 경선기간 내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그냥 꼴찌를 해버렸다.
말이 나와서 그런데 서프가 착각한 사람은 비단 이해찬뿐만이 아니다. 서프는 그동안 사람을 평가하는데 있어 많은 삽질을 했다. 강금실, 진대제, 김혁규 등등 서프는 참여정부에서 중요 직책을 맡은 이들을 마치 노무현 사람들인 것마냥 착각했다.
특히 진대제에게 보여준 서프의 애정은 정말 걸작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진대제에게 배신당했다는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묻고 싶다. 정말 그가 한나라당으로 갈 줄 몰랐냐고 말이다. 단지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일 뿐인 그를 무슨 개혁주의자인 것처럼 몰아간 서프는 큰 삽질을 한 것이다. 강금실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강금실이 정치판에서 뭘 했단 말인가?
왜 굳이 우리가 이해찬과 함께 해야 하는가?
이해찬은 결점이 많은 정치인이다. 여기서 말하는 결점이라 함은 그의 능력, 이념과 관련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지를 놓고 말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미지는 정치인들에게 생명과도 같은 존재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이해찬은 대중에게 이미지가 상당히 좋지 않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믿고 따라도 될만한 지도자인가에 대해 의문이 있는 사람을, 그것도 이미지가 좋지 않은 불리한 정치인을 우리가 굳이 왜 함께 해야하냐는 점이다. 강금실과 진대제는 차라리 이미지라도 좋았지.. 물론 새로운 정당의 틀을 만드는 동지로서 협력할 수는 있다. 하지만 첫번째 글에서도 말했듯이 그가 앞장서서 당을 대표하면 절대 안된다.
오직 유시민만이 가능하다.
물론 유시민씨가 아직 탈당을 하지 않은 시점에서, 그리고 이해찬씨가 정계은퇴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나의 이런 걱정이 기우가 될 가능성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나의 이런 기우가 현실화된다면 민주세력뿐만 아니라 유시민 개인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것이며 다시 복구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오직 유시민만이 노무현이 절망에 빠져있을 때 그의 옆에 있어 주었다. 오직 유시민만이 우리들을 감동시켰다. 그리고 오직 유시민만이 다시 민주세력의 불길을 살려 놓을 수 있다. 유시민이 현재 대통합신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이제 과감하게 낡은 울타리를 뛰쳐나와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야 한다. 난 그가 해낼 수 있으리라 감히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