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몇가지 의견을 내려고 글을 쓴다. 일단 개인적으로 탈당 소식이 무척이나 반갑다.
"그럴거면 뭐하러 그 통합당에 들어갔어.." 혹은 "역시 유시민은 분열주의자야.."라고 하는 비난과 조롱이 벌써부터 귀에 들리는 듯 하다. 어느 님의 글처럼 이제는 광장인으로서 포털로 나가서 참신한 댓글로 유의원의 탈당을 글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 같다. 그래서 스스로 어떤 논리를 세우고 나가야 할지를 고민해 봤다.
개혁당에서 열린우리당을 거쳐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이어지는 유의원의 당적 변경을 그대로 따라다닌 한 사람으로서, 그것이 그 당시로서의 최선이었다고 나 스스로는 합리화 했었다. 아니, 유의원의 논리에 설득되었었다. 그러나 시간이 좀 지나고 난 지금에 생각해 보면, 통합당보다는 열린우리당이 열린우리당보다는 개혁당이 더 옳은 길이 아니었나 싶다. 개혁당의 해산 과정, 열린우리당의 통합당 흡수 과정에서 유의원에게 실망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것이 그 당시로서는 나름의 정당성이 있다는 생각에서 그와 길을 함께 했었다. 지금 이 순간.. 난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다. 두 번의 당적 변경이 모두 옳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은 유의원이 정치를 하는 동안 계속 짊어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책임을 짊어지라는 것은 아니다. 1/n 만큼을 짊어지면 될 것이다. 다만 그 크기를 떠나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었으면 한다. 그것이 진정 "정당개혁"이 정치개혁이요, 그것이 결국 민주주의의 시작이자 완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나는 여기 시민광장에 그런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탈당소식이 반가운 이유는 "정당개혁"을 해 볼만한 토대를 마련할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시발점은 이전의 두 번의 당적변경에 대한 자기 반성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당장 다가온 총선에서 유의원이 무소속으로 대구에 출마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탈당을 한 "결단"에 박수를 치는 사람들이 있으리라. 그 결단은 분명 힘들 결정이었으리라. 그러나 한 발짝 뒤에서 유시민이란 사람을 쳐다보는 사람들은 "안해도 될 행동" 혹은 "안해야 할 행동"을 해 놓고, 그 행동을 해보고 나니 역시 "이건 아니더라"는 생각이 들어서 과감히 뛰쳐나가겠다고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통합당으로 들어가서 그 당을 바꿔보려는 시도는 옳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으며, 지금의 통합당의 정체성은 정통개혁세력으로 볼 수 없다"는 식의 논리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통합당으로 들어가서 그 당을 바꿔보려는 시도"가 의미는 있었을 지 몰라도, 옳은 판단은 아니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이른바 열린우리당 사수파도 아니고 개혁당 사수파도 아니었다. 지금에 와서 이렇게 지난 일을 들추어 반성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난 정말 이번 탈당이 반가운 이유가 "정당개혁"의 새로운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이고.. 결국 그렇다면 나 스스로도 1/n 만큼의 반성을 하고 싶다. 그리고 이러한 반성이 새로운 정당에서의 새로운 시작이 진정으로 빛을 발할 수 있게 하는 작은 밑거름이라고 믿고 있다.
부디 진정 우리가 원하는 개혁의 방향대로 새로운 정당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그게 언제든 누가 주도권을 잡든 상관없다. 난 유시민 대통령 만들기가 목적은 아니니까.. 다만 아직까지는 진정 내가 원하는 정당 만들기에 가장 정확한 청사진을 유시민이 들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난 유시민의 탈당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