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
백석
여승은 합장을 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佛經)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설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참 슬픈 시입니다...월북시인 백석이 썼습니다...일본에 빼앗긴 우리민족의 삶을 사실주의로 표현했다는 해설을 들은 적 있습니다...
처음 이 시를 접했을 때는 잘 모르겠더군요...시어도 좀 생소했고..물론 제 지식의 폭도 좁아서그랬겠지만....
옛 생각이 납니다...
이 시를 가르쳐준 사람을 지금은 만날 수 없습니다.
옛사랑이지요..
일산 어디서 국어선생했는데..요즘은 다른 곳으로 갔을겁니다...
잘 사는 지 궁금합니다...하하하...마누라한테 걸리면 죽음인데...하하하...
이 시에 나오는 한 여인네 참 가엽습니다...
현실에 밀려 여승이 될 수 밖에 없는 가련한 인생의 여인...
강함이 항상 선은 아닐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