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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같이 되려면 지금 정치인들 다 바꿔야 한다.
시민광장^^/ | 2008-02-18 10:07:27 | 조회 432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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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8일 (월) 00:58   프레시안

의사와 벽돌공이 비슷한 대접을 받는 사회




[덴마크에서 살아보니ㆍ<13>] '입시 과열'이 안 생기는 이유

 [프레시안 김영희/'과천 품앗이' 운영위원]

   앞서 실린 글에서 필자는 굳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자부심을 갖고 살 수 있는 덴마크 사회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 관련 기사 : "명문대? 우리 애가 대학에 갈까봐 걱정")
  
  "한국에선 '좋은 직업'이 따로 있지만…"
  
  그렇다면 우리는 왜 좋은 대학에 그렇게도 목을 매는 것일까. 초등학교 시절부터 반에서 상위권에 들도록 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초인적으로 공부시키는 것도 결국 '좋은 대학'이라는 게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이런 '좋은 대학'이 '좋은 직업', '좋은 보수', '더 우월한 사회적 지위'로 마치 고리처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과연 덴마크는 한국과 무엇이 다르기에 아이들이 학교 수업이 끝난 후, 방과 후 학교나 클럽에서 실컷 놀면서 자랄 수 있는 걸까. 필자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태도'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좋은 직업' 있느냐"는 질문에 '교과서적인' 대답…"과연 진심일까?"
  
▲ 덴마크 아이들이 입시 경쟁에 대한 부담 없이 자연 속에서 뛰놀며 자랄 수 있는 이유를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좋은 직업'과 '나쁜 직업'의 구분이 없고, '직업에 따른 소득 격차'가 거의 없다는 점이 주요 이유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이 가장 좋은 직업이 되는 셈이니, 무리한 입시 경쟁을 치를 필요가 없다. ⓒ김영희

  "덴마크 사회에도 이른바 '좋은 직업'과 '그렇지 않은 직업'이 있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주변에 있는 덴마크 사람들에게 종종 던지곤 했다.
  
  이를테면 한국에서의 의사처럼 다른 직업보다 '더 많은 보수' 혹은 '더 많은 존경'을 받는 직업이 따로 있느냐는 질문이다.
  
  이렇게 묻는 필자에게 덴마크 사람들은 번번히 '교과서적인' 대답을 하곤 했다. "교육 수준이 높은 의사에 못지 않게 벽돌을 잘 쌓는 전문가를 존경한다"라거나, "불행한 의사보다 행복한 청소부가 낫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들은 진심으로 이렇게 믿는 듯 했다. 하지만 필자는 쉽게 수긍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질문을 이어갔다.
  
  페인트공과 법률가의 실수입은 비슷하다
  
  "그렇지만 우선 벽돌공과 의사는 보수가 다르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한 대답은 "그렇지 않다"라는 것. 소득의 많고 적음에 따라 누진과세를 하기 때문에 보수가 많건 적건 결국 실수입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다는 대답이다.
  
  따라서 벽돌공이나 의사나 생활수준이 비슷하고, 페인트공이나 법률가나 실수입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했다. (덴마크의 소득세는 49~60% 다. 조세저항이 생길 법도 한데. 그 혜택이 모두 돌아오니까 충분히 세금을 낼만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또 직업학교만 나와서 사회에 진출하면 대학교 다니는 기간만큼 더 빨리 직장생활을 하게 되어서 경제적으로는 대졸자나 별로 차이가 없다고 했다. 전문 기술자에 대한 보수가 높기 때문에 오히려 경제적으로는 대학을 나온 사람보다 더 안정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직함이 아니라 이름으로 부른다"…"'사회적 신분', 역시 차이 없다"
  
  "그렇다면 소득은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다해도 대학을 졸업한 사람과 직업학교 나온 사람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다르지 않은가, 특정 직업을 더 대우해 주지 않는가, 요컨대 사회적인 신분이 다르지 않은가"라고 다시 물었다. 역시 대답은 "그렇지 않다"였다.
  
  "직업에 따른 사회적 신분 차이는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차이는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아니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덴마크 사회에서는 거의 누구나 이름으로 (직함이 아니라) 부른다. 직장이 아닌 동네 여가 클럽에서는 누구나 동등하게 어울린다. 벽돌공이나 사장이나 마찬가지다."라는 설명이다.
  
  대학을 나와서 특별히 학식이 많다면 존경을 받는 경우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직업에 따른 차별이 거의 없다고 했다.
  
  '관리자 되기'를 꺼리는 사회, "전문 기술자가 최고다"
  
  '대학을 나왔느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으며,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전문가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직장에서도 기술자는 자기 기술 분야에서만 일하고 싶어 해서 매니저(관리자)가 될 기회가 있어도 피한다고 했다. 그만큼 자기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는 것이었다. 가령 우체부는 빠르고 정확하게 우편물을 배달하는 데에서 보람을 느끼고 자부심을 갖는다고 했다.
  
  한 덴마크 교민은 "남편이 사장인데 직원보다 일찍 출근해서 미리 일 할 준비를 해놓는다. 기술자는 자기 할 일만 한다. 기술자에 대한 인식과 대우가 높다"라고 말했다.
  
  짐꾼 아들이 물려받지 않아서, 회사를 팔아버린 사장 아버지
  
▲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덴마크 사람들의 풍경. '좋은 직업'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 없는 것처럼, '크고 비싼 차'를 타고 다녀야 남에게 인정받는다는 생각도 없다. ⓒ김영희

  이어 그는 "근처에 큰 회사 사장이 살았는데 그 아들은 일찍부터 남의 회사에서 트럭으로 물건 나르는 사람이 됐다. 아들이 회사를 물려받지 않아서 그 아버지는 회사를 결국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 아들은 여전히 물건 나르는 사람으로 행복하게 지낸다. 15살부터 일하기 시작해서 얼마 전에 일한 지 25주년이 됐다. 이 날을 아주 자랑스럽게 기념했다"라는 이야기도 들려 주었다.
  
  또 다른 교민도 "이곳에서는 벽돌공 같은 기술자들이 돈도 많이 벌고 결코 사회적으로 무시당하지 않는다. 의사나 벽돌공이나 사는 수준은 비슷하다.'고 했다.
  
  아이의 진로에 간섭하지 않는 부모들
  
  이처럼 상위권 학교, 더 좋은 직장, 더 좋은 보수, 더 안락한 삶으로 이어지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 사회, 그래서 사람 사이에 서열이 없는 사회, 직업에 따른 생활 수준이나 사회적 신분의 차이가 거의 없는 비교적 평등한 사회이니 우리처럼 죽자 사자 매달려서 꼭 대학을 가야한다는 생각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9학년에서 직업학교와 인문 고등학교로 갈릴 때 담임이 파악한대로 아이의 적성에 맞게, 그리고 본인이 희망하는 대로 보내면 그만일 뿐 과외를 해서까지 무리하게 공부를 시킬 필요는 없는 셈이다.
  
  덴마크 가정에서는 어려서 아이에게 '다음에 뭐가 되어라' 식의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는데 아이에게 부담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모의 바람은 아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고 그 분야로 나가 직장을 얻는 것이라고 한다.
  
  한 부모는 '부모가 학비나 등록금을 대는 것도 아니고, (덴마크는 대학까지 무상교육이다.) 아이 자신의 인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의 진로에 대해 전혀 간섭하지 않는다.'고 했다.
  
  덴마크 부모들이 아이를 입시 경쟁에 내몰지 않는 이유?
  
▲ 어느 덴마크 거리에 세워져 있는 우체부의 자전거. 한국과 달리 덴마크에선 '직업 간 소득 차이'가 거의 없다. 그리고 관리자가 되기보다 기술자가 되기를 선호한다. 그래서 한 가지 일을 꾸준히 전문적으로 하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무슨 일을 하건 얼마나 전문성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자부심을 느낀다. 이를테면 우체부의 경우, 빠르고 정확하게 우편물을 배달하는 데서 보람을 느끼고 자부심을 갖는다 ⓒ김영희

  시험으로 우열이 가려지고 등수에 따라 상위권 하위권으로 나뉘는 우리 식의 교육에서는 아이들이 공부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고 결국 대학 들어가는 것이 교육의 목표가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다른 능력이 있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전제 하에 이루어지는 덴마크의 교육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인생을 살 수 있는 능력, 다른 사람과 팀이 되어서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교육의 목표 자체가 우리와 다른 셈이다. 입시가 과열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개의 덴마크 사람들의 생각을 요약하면 이런 식이다.
  
  "더 좋은 학교? 물론 그런 곳이 있다. 그런데, 글쎄 그게 뭐 그리 중요할까.
  
  더 좋은 직업? 교육을 많이 받아서 박사나 의사가 되면 약간 존경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벽돌을 잘 쌓는 기술자를 이들 못지 않게 존경한다.
  
  그래도 직업 간 수입 차이가 있을텐데? 교육을 많이 받을 수록 수입이 늘어난다. 하지만 덴마크 세금제도는 돈을 많이 벌면 세금을 더 많이 내도록 돼 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다.
  
  더 잘사는 동네, 못사는 동네의 차이도 없나? 물론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러나 못사는 동네 사람들이 잘사는 동네 사람들을 부러워하지는 않는다. 그들 나름대로 만족하며 산다."

  
  최근에 실시한 각국의 행복지수 조사에서 덴마크가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사회 구성원이 제 위치에서 만족하고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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