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경제'를 위해서도 대운하는 막아야 합니다.
- 3.7 봉암사 대운하 반대법회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3월 7일, 저는 '생명의 강을 지키는 사람들'을 마중하러 문경 봉암사에 다녀왔습니다. 이분들은 경기도 김포에서 강줄기를 타고 도보순례를 하여 경북 문경까지 오신 분들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반대하고, 우리 강을 지키기 위해 2월 12일부터 지금까지 도보순례를 하고 계십니다. 도보순례는 4월 1일 낙동강 하구 을숙도에서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기도법회가 열린 봉암사는 1년에 사월 초파일 단 하루만 개방하는 사찰입니다. 스님들이 수도와 정진에 몰두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지요. 그만큼 목요일의 기도법회를 봉암사에서 개최한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었습니다.
저도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는 종교계 분들, 시민들과 함께 봉암사에 가서 108배를 드렸습니다. 핸드폰이 아예 안 될 정도로 조용한 산중에 있더군요.
행사가 정치적으로 해석될까봐 정치인들에게는 발언기회를 주지 않고 내빈소개도 하지 않는다기에 더 흔쾌한 마음으로 찾아갔는데, 주최 측의 결정이 옳았습니다.
깊은 산중에서 생명의 소중함, 천리(天理)를 강조하며 엎드려 절하는데, 정치인들이 줄줄이 나와 이명박 정부를 성토하면 기도하러 온 불자들에게 예의가 아닐 것 같더군요. 그만큼 경건한 마음으로 진행된 기도법회였습니다.
저는 참석자 중 한 사람으로 뒷자리에 앉아 어머니들 사이에서 함께 절도하고 독경도 따라하고, 법회가 끝난 후 얼굴 알아보시는 분들과는 인사도 나누었습니다.
법회에서 여러 스님과 불자분들이 말씀하신 대로 생명과 환경을 위해서 대운하를 막아야 하는 것은 전적으로 옳습니다. 여기에 저는 세속의 정치인으로서 실리적인 이유를 덧붙여보겠습니다.
요즘 대구에서 만나는 분들은 대체로 대운하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침체되어 있는 대구·경북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시는 거죠. 얼마 전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대운하가 안 되면 낙동강 운하라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합니다. 그만큼 운하를 바라는 분들이 많다는 뜻일 겁니다.
운하로 다닐 물동량이 많지 않고, 또 고부가가치산업의 부품들은 물에 젖어서는 곤란하니 배로 운송을 잘 안 한다 해도, 얼마 전 낙동강 페놀유출사건이 일어났듯이, 식수오염과 환경오염이 염려된다 해도, 강바닥을 파고 운하를 만들었다가 홍수와 가뭄이 더 심해진다 해도, 이 모든 걸 감수하고라도 경제만 좋아질 수 있다면! 일단 뭐라도 좀 하자는 간절함을 저라고 모르는 게 아닙니다.
다 좋습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대운하, 혹은 낙동강 운하를 판다고 해서 대구·경북의 경제가 좋아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낙동강 운하를 파면 파주 LCD단지 같은 곳이 대구에 생길까요? 아닙니다.
대구의 1인당 GRDP는 20년 가까이 전국 꼴찌였습니다. 광역도시 중 도시경쟁력은 꼴찌에서 두 번째입니다. 20년 전 세계 30개 도시 경쟁력 비교연구에서도 벌써 대구는 30등, 꼴찌였습니다. 외국인토지취득 및 보유현황에서도 대구는 16개 시도 중 15위입니다.
당장 삽 들고 땅 파면 일거리가 늘기는 하겠지만 그뿐입니다. 한철 장사하고 나면 그다음엔 없습니다.
대구가 발전하려면 미래형 성장산업인 지식산업과 고급서비스산업을 키워야 합니다. 대구 경북을 통합하여 산업을 재배치하고 대구가 지식산업과 서비스산업의 허브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구가 보수성과 획일성을 벗어나 다양성을 꽃피우는 관용의 도시가 됨으로써 창의적 인재들이 들어와 머무는 도시가 되어야 합니다. 한반도 대운하든 낙동강 운하든 대구가 발전하는 데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릅니다. 그게 하늘의 순리지요. 강물을 억지로 산 위로 끌어올리고 사공들이 배를 산으로 끌고 올라가는 건 역천(逆天)입니다. 대운하는 낙동강을 산으로 끌고 올라가는 사업입니다. 수질은 오염되어 생태계가 파괴되고 강바닥은 공사한다고 다 뒤집었는데, 돈 되는 신성장산업은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다음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막아야 합니다. 건물 하나 잘못 지었다 헐어내는 거야 하면 됩니다. 그러나 강물과 산은 한 번 망가뜨리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다 망가진 국토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습니다. 환경을 위해서도, 진짜 경제를 위해서도 대운하는 막아야 합니다. 이번 총선에서 저는 대운하를 막아야 하는 이유를 대구 유권자 분들께 진지하게 말씀드릴 작정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대운하를 강행해선 안 됩니다.
2008년 3월 9일 아침
국회의원
드림
3월 30일 대운하반대 국민평화행진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http://www.gobada.co.kr/bbs/board.php?bo_table=a001&wr_id=17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