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블로그에 일상적 수준 선거 관련 글 게시 무죄”
- 블로그에 정치·선거 관련 글을 게시했더라도 일상적으로 관심있는 내용을 수집하는 수준이라면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현행 공직자선거법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문서 등을 게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 때문에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 게시판이나 개인 블로그에 대선 후보와 관련된 글을 올린 네티즌들이 줄줄이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아 유권자의 정치 참여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민병훈 부장판사)는 지난해 9∼11월 자신의 블로그에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발언과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를 게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임모(4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임씨가 개인적 일상·취미·관심사 등의 기록·수집을 위해 2006년 8월부터 블로그를 운영했고 그 관심사의 하나로 정치·선거 관련 글을 게시했다”며 “이런 행위가 일상적인 블로그 운영의 틀 내에 있다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할 목적’이나 ‘특정인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려는 능동적·계획적 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모든 정치적 표현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귀결될 경우 자칫 국민의 선거·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본 것이다.
그 근거로 임씨가 ‘그림이야기’ 등 총 38개 카테고리 중 하나인 ‘정치이야기’에만 문제의 기사를 스크랩했고 대부분 이 후보 측의 반론도 실려 있던 점, 대선 즈음 게시된 1600여개의 글 중 관련 글이 12건에 불과해 특별히 강조되지 않은 점 등을 들었다. 또 임씨가 특정 후보자의 선거조직이나 정당, 정치적 사회단체에 가입한 적이 없는 점도 고려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segye.com
- 기사입력 2008.03.09 (일) 20:01, 최종수정 2008.03.09 (일) 20:07
-
-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