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의 위력은 역시 대단합니다. 개발네발 갈긴 글도 그림넣고 문단정리하니까 뭐 대단해 보이네요. 제가 쓴 글 아닌 줄 알았어요.ㅎㅎ
먼저, 닉네임 시민U는 포기하기로 했고요. 워낙이 키판 세개 이상 뚜들기기 싫어하는 성격인데다 날씨 꾸무리한 날 똥간 드나들 일이 많아질텐데 자칫 여기 방주를 조롱하는 듯한 모양새가 될 수 있어서요. 그 정도로 막나긴 싫다는 거고요.
게시판 보니까 유연한 진보에 대해 여전히 혼란 스러워하는 분 계십니다. 그거 유시민이 이미 책으로 펴냈고요. 다만 유시민이 책에서 말하지 않는 매너 문제에 대해선 제가 며칠간 게거품 물지 않았습니까? 수구대 개혁 프레임에서 진보대 보수 프레임으로 한 클릭만 옮기면 유연한 진보 되는데 뭐 하러 대구빡 복잡하게 생각들 하시는지 저는 모르겠어요.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의 이념 포지셔닝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습니다. 몇해전 이너넷에 출처미상의 이념측정지수란 게 돌아다닌 적이 있는데 상당수 네티즌이 좌파에 포지셔닝되더란 겁니다. 그 중 절반이 극좌로 마킹되더군요. 그러나 현실정치를 보면 제대로 된 좌파정당이 있지도 않죠? 이 괴리가 어디서 오는지 아직도 해답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지역당파성과 민족코드의 영향이 크다는 느낌만 가집니다.
그렇고요, 사정이 이럴진데 아직도 '유연한 진보'의 실체를 모르겠다는 분 조급해할 이유는 없습니다. 일단 대방향성에 동의하면 유연한 진보군의 자격이 생길 것 같은데요? 책을 읽어도 도통 모르겠다는 분은 현실세계의 모델이 영국로동당이나 또는 한 클릭 오른 쪽의 아일랜드 쯤 되겠지 어림짐작 때려 버리세요. 어차피 국제규격 이념지수 측정 기준으로 한국 네티즌 8할 이상이 좌판데 나의 이념지표 가지구 고민할 이유 없죠. 그냥 진보하세요.ㅎㅎ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대를 통해 정체성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좀 강합니다.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것으로 진보하겠다든가 반대로 민노당을 반대하는 것으로 보수하겠다는 태도겠죠. 심지어 전두환의 만행을 상기하는 것만으로 진보하려는 부류들도 생각보다 많습디다. 수구를 질타하는 것으로 자신을 포지셔닝하는 것도 동일한 심리기제 일테지만 글쎄요, 진보가 그렇게 단순하다면 현실세계의 진보가 어째 그리 더디게 갑니까?
컨텐츠는 여러분 방주님이 책으로 정리해뒀으니까 헷갈릴 이유 없습니다. 그것을 수용하는 태도겠죠. 아직도 민노당 거울로 자신의 정체성을 살피려는 사람들에겐 어떤 종류의 진보도 뒷맛이 개운치 않을 겁니다. 또 현실정치의 권력쟁탈전에서 진보가 가지는 한계 같은 것도 의식하겠죠. 공희준이 네이밍한 반공노빠 쯤 될라나요?
실상 반공노빠들이 주장하는 경제 아젠다는 민노당 이상으로 과격한 부분도 많더군요. 좌절된 욕망의 객관화가 엉터리로 진행된 결과라고 봐야겠죠. 이것은 본론이 아니고요. 아무튼 한국의 이념좌표는 엉망진창입니다. 기분 내키는데로 진보도 하고 보수도 해도 아무도 머라할 사람 없어요.
단순화의 위험이 없지 않지만 단순화 않고서는 설명이 안되기 때문에 한번 시도해 보겠습니다. 유시민의 책은 북한 파트를 제외하면 크게 두 파트로 나눠 집니다. 선진통상국가와 사회투자국가던가요? 나는 이것이 대방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시민이 화류계 데뷔 당시 말한 쏘셜 리버럴, 그거 기억하시는 분들은 사회투자를 쏘셜로, 선진통상을 리버럴로 얼추 대입하세요. 그래도 머라할 사람 없을 겁니다. 경제는 리버럴, 정치 사회 문화는 쏘셜, 이것과도 유사합니다. 잘 모르겠어요, 내가 유시민의 머리 속을 열어보지 않아서. 갑자기 자신 없어지는데 일단 밀고 가도 누가 머라 할 사람 없읍니다. 여기는 넷이지 아카데미가 아니니까요.ㅎㅎ
인간의 해골이 프레스로 찍어낸 규격품이 아닌 이상 모든 것에 생각이 같을 수는 없죠. 그래도 유빠라면 선진통상국가와 사회투자국가라는 대목표에는 동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회투자에 동의하지 않으면 부귀영화가 보장되는 한나라당으로 가면 될 것이고 선진통상국이 싫다면 FTA 반대당에 남아 있으면 되겠죠. 너무 단순한가요? ㅎㅎ
절대 단순하지 않아요. 현실정치인 가운데 저거 하겠다는 사람은 문국현 정도 더 있지만 정당은 아직까지 없다고 봐야죠. 민노당에서 사회투자만 이바구해도 자본주의 투항한 놈으로 취급되는데 거기 선진통상 보태다간 큰 욕 들어먹습니다. 갈라져 나온 진보신당에 기대를 가질만한데 저쪽으로 몇 클릭하자면 한 세대는 족히 걸릴 것 같아요. 대통합당은 잘 모르겠고요. 아무튼 디테일은 시시때때 보강하세요.
대강 이 정도 하고요, 이제 딜리버리 문제가 남습니다. 목표가 섰으면 실천을 해야하는데 '구슬도 꿰어야 보배'의 조직화 문제는 제가 아는 게 없어 스킵합니다. 매너 문제도 며칠간 입에 단내 나도록 떠들어서 더 할 말도 남지 않았어요. 이제 마치겠다는 이야깁니다. 막상 써 놓고 보니 이미 아는 내용만 농한 것 같아 미안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 보름 정도 넷 접근이 불편한 환경에 놓이게 됩니다. 총선은 기왕지사 관심도 없지만 수성구는 주목합니다. 아시죠? 죽어도 발랄, 살아도 발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