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대한민국 정치인 여러분!
특히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 여러분!
한여름 가마솥 무더위가 집중호우로 한풀 꺾인 듯합니다.
오늘의 역사를 살펴보다 눈에 띄는 곳이 있어 잠시 들여다보니 1948년의 오늘이 대한민국 헌법이 국회를 통과한 날이더군요.
우리나라는 그로부터 5일 뒤인 제헌절에 공포된 제헌헌법을 통해 만 35년간의 일제 치하에서 해방된 지 3년 만에 현대적 주권국가로 성공적인 변신을 한 셈입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헌법은 국정제도와 운용의 변화나 위정자들의 개인적 욕심으로 9차례나 바뀌는 등 소용돌이에 빠지게 됩니다.
<1952년 대통령 직선제 1차 개헌, 1954년 이승만 대통령 3선을 위한 소위 사사오입 파동을 통한 2차 개헌, 1960년 4.19 뒤 내각책임제로 전환하는 3차 개헌, 반민주행위자처벌에 관한 부칙조항 삽입을 위한 4차 개헌, 그해 5.16 발생 후 대통령제로 전환하는 5차 개헌이 있었다.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의 3선을 위한 목적으로 단행된 6차 개헌, 1972년 유신체제를위 7차 개헌, 1980년 5.18 이후 신군부 집권에 따른 전두환 정권으로의 전환을 위한 8차 개헌, 그리고 1987년 6.29 이후 민주화 결과에 따라 대통령직선제와 5년 단임제를 중심으로 하는 9차 개헌 등이 있었다.>
반면 올해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하려던 개헌은 시대상황에 맞고 국민의 정치적 권리를 확대하려는 것이었음에도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반대로 좌절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정치인 여러분!
우리 정치를 매번 선진정치의 문턱에서 좌절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잃게 한 데는 지역구도라는 망국적인 유령(?)이 딴지를 걸었기 때문이라는 데 이의를 다는 분들은 안계실 것입니다.
물론 이전보다는 국민의식이 크게 높아졌다지만 선거철만 되면 지역구도에 매달려 표를 ‘구걸’하는 정치인들이 여전한 상황에서는 지역감정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게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유시민 의원이 선거구제의 개정이야말로 지역구도를 타파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안이라고 호소했음에도, 여러분들은 의석수가 줄어들 수 있고 당리당략에 얽매여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지역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여러분들이 기울인 노력은 과연 얼마나 됩니까?
지난 7월 3일 간신히 통과된 로 스쿨 법안 역시 당리당략에 매몰되었던 국회에서 2년간이나 잠자던 개혁법안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로 스쿨에 반대하던 율사 출신의 국회의원들에게 국민들은 대표적인 ‘밥그릇 챙기기’라며 눈총을 주었음에도 뒤늦게 통과됐는데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몇해씩이나 국회에서 처리를 미루고 미룬 끝에 간신히 의결된 국민연금법 역시 사학법에 볼모로 잡혔 있다 여론에 떠밀려 통과됐던 중차대한 법안이었습니다.
잠재부채가 하루 800억원씩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현실을 도외시한 야당의 무책임한 당략에 국민들은 분노했던 것입니다.
이러니 국민들이 정치인을 어떻게 보겠습니까?
한 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곁을 지나는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의 말보다 정치인의 말은 믿지 못하겠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더 많았다고 합니다.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 여러분!
여러분들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야망을 품기 전에 먼저 국민 앞에 단체로 ‘석고대죄’부터 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정치를 이 지경까지 이르게 한 데는 여러분들 모두의 책임이 크다 아니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김구 선생을 비롯해 건국을 전후하여 오직 나라사랑과 국민사랑에 모든 것을 걸었던 기라성 같은 국가지도자들이 지하에서 무슨 생각을 하겠습니까?
대한민국 정치인 여러분!
하루라도 빨리 정치의 위상을 바로 정립시키고 그 순결성을 회복시켜야만 합니다.
정치인의 신뢰도를 원상 복귀시켜야만 합니다.
여러분들 스스로 정치인들이 쓰고 있는 위선의 가면을 벗겨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대한민국의 정치를 국민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수준까지 업그레이드시켜놓지 않으면 안됩니다.
온 국민이 17대 대통령 선거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과연 누가 이같은 국민적 희망을 만족스럽게 성취시킬 수 있을 것인가를 곰곰 살펴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시대정신에서 앞서가는 사람!
과감하게 국가개혁과 정치발전을 추진할 수 있는 사람!
현실경제에 능통해 세계로 열린 경제 마인드를 지닌 사람!
국민의 아픔과 슬픔을 어루만지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
정치적 신의를 소중히 여기고 항심을 잃지 않는 사람!
21세기 인류의 신문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국가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합니다.
누구겠습니까?
바로 유시민 같은 사람이 아닙니까?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 여러분!
스스로에게 자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양심의 소리에 귀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진퇴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하늘과 국민을 속이지 않는 일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