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 행복도시 홍보관에 다녀 왔습니다. 그곳에는 행복도시 홍보관과 국가균형발전 홍보관이 나란히 있었습니다. 노무현의 이름과 사진으로 도배되어야 마땅한 그 곳, 그러나 기대만큼 노무현 대통령님의 사진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이곳은 완전히 잊혀진 계절이었습니다. 아무도 찾지 않고 찬바람만 불고 있었습니다.
그곳에 다녀 오는 과정 중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지금도 투쟁을 하고 계시다는 사실입니다. 미리 투쟁의 아잰다를 선점함으로써 시민권력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행보를 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아주 분명하게 깨달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퇴임후 몇일 지나지 않아서 환경 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첫 행보를 내디디셨습니다. 그러시면서 하천에 장화를 신고 들어가서 각종 쓰레기를 청소하셨습니다. 이것 자체가 이미 메시지며 시민권력의 발휘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이명박 정부의 대운하 정책에 대한 대척점으로써의 행보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반환경적 정책을 국가 권력이라는 강제력을 동원하여 밀어붙이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하천에 들어가서 청소를 시작함으로써 시민들의 각성과 자발성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명박은 권력의 힘의 논리를 가지고 정부 조직을 움직이고 있으나 노무현은 자신을 던져서 시민의 마음을 움직임으로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둘의 방향성은 머지 않아 정면 충돌할 수 밖에 없는 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명박의 대운하와 노무현의 환경운동은 정치 권력의 강제성과 자발적 시민주권의 대격돌의 장이 될 것입니다. 과연 누가 승리할 것인가?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본격적인 충돌전에 이명박이 나가 떨어질 것 같이 보이지만, 총선에서 과반 이상을 차지함으로 의회를 장악한 이명박이 이 사업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불도저처럼 밀어 붙일 가능성은 조금도 줄지 않았습니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또 다른 측면에서 현 정치 권력 집단과 투쟁을 계속하고 계십니다. 그것은 비신화화입니다. 정치 권력이 늘 견지하고 있는 신비주의의 막을 제거하고 계십니다. 신비주의는 자연히 사실과 정보에 대한 접근 불가와 그로부터 기인하는 계급주의로 인하여 형성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노무현은 그 모든 사실과 정보에 대해서 온전히 접근 가능한 자리인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올라 갔다 내려와서도 여전히 신비주의적인 태도없이 민중을 만나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인하여 정치 권력은 더 이상 신비주의를 펼수 없어졌기에 노무현과 덩달아 낮아져야만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신비주의적 계급의식을 드러내는 정치인을 보면 대번에 이런 소리를 듣게 됩니다. "지가 대통령보다 높아? 노무현도 그러지 않는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이 지방으로 내려와서 삶으로써 서울 패권주의에 대해서 온 삶으로 투쟁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식과 권력이 더 이상 서울의 전유물이 아니도록 만들기 위하여 자신을 지방 한 구석에 넣은 것입니다. 비록 지금은 이 사실이 미치는 파장이 작은듯 싶겠지만, 결국 나비효과임을 깨달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이었던 시민 노무현은 이처럼 자신의 삶을 통해서 오늘도 쉬지 않고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투쟁을 해야 합니다. 시민주권을 부르짖으려면 이런 노무현식의 투쟁을 두고 고민해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런 방식의 투쟁은 작고 큰 형태로 누구든지 가능한 투쟁입니다.
우리는 환경운동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문제 의식 속에서 사회운동, 시민운동을 해야 합니다. 자신이 운동할 수 있는 영역, 특히 사회적, 지리적, 정서적 영역에서 접근이 용이한 시민운동을 세미하게나마 시작해야 합니다.
또한 정치 권력의 비신화화, 비신비화를 위하여 정치 권력에 대한 견제를 위하여 참여해야 합니다. 정치 권력은 끊임없이 자신들을 신화화하기 위하여 정보를 차단하고 계급화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것을 감시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자신을 지방으로 보내야 합니다. 어떻게 하든지 좀 더 지방적이어야 합니다. 이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의 삶에서 서울과 수도권이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유익을 조금 줄이면서 새로운 태도와 도전을 감행할 수 있도록 자신을 경영해 나가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노무현 대통령께서 만드신 행복도시와 혁신 도시들에 사람이 살게 될 것이 아닙니까? 노빠라는 사람들조차 그저 서울 패권에 매여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면 과연 누가 지방으로 가겠습니까? 그러면서 서울 패권을 유지하려는 한나라당을 욕하고 이명박을 욕하는 것은 말과 행동이 맞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모두가 다 옮겨야 의인이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다만 시간을 길게 두고, 지방으로 내려갈 길을 모색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입니다. 특히 고향이 지방인 사람들은 그 근처로, 그 근처 혁신도시들로의 이전을 심각히 고민하고 실천함으로써 이 시대의 서울 패권주의와 투쟁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