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불씨
지금이야 편해졌습니다만 성냥이 나오기 불과 백 수십년전만 해도 각 가정마다 불씨를 보관하는 일은 큰일 중에 큰일이었습니다. 화로에 숯불을 잘 쟁여 다음날 사용할 때 까지 꺼지지 않도록 보관하는 일은 큰며느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였지요.
어느 잘나가는 문중에서는 5백년이나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지켜내기도 했었다니, 북풍한설 불씨를 꺼트린 며느리를 집안을 망친다며 쫒아냈다는 어느 일화 또한 과장만은 아닐터입니다.(^^)
또한 불은 과학기술의 발견일 뿐만이 아니라 신과 인간과의 관계에 있어 인간의 이성과 지성이 깨어남을 상징할 만큼 인류문명사적 의미 또한 큽니다.
신에게 불을 훔친 죄로 평생을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혔던 프로메테우스의 호기심과 도전이 없었다면 인류는 한동안 더 원시상태에서 헤매어야 했을 테니까요.(물론 신화)
인간은 불을 사용하게 됨으로써 사물을 변화시킬 수 있었고, 그 변화는 인간의 정신과 문명을 쉬임없이 진화하게 한 단초가 되었던 것이지요. 주체적인 인간이 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오죽하면 인간을 사랑한 신마저 불만큼은 인간에게 주고 싶지 않아 했을까요.
이젠 옛며느리처럼 화로에 불씨를 지켜낼 일은 없어졌다지만, 불이 상징하는 인간의 이성과 지혜와 힘찬 기운만큼은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반드시 지켜져야 할 가치중에 하나겠지요.
둘러보세요. 당신 곁엔 꼭 지켜야만 할 불씨같은 사람이 있습니까!!
2. 종자씨
그러고 보니 보릿고개 넘은지도 그닥 오래전은 아니군요. 네. 버는 것보다 입하나 더는 게 낫다고 할만큼 먹고사는 게 거의 전부인 시대가 있었습니다.
산업화 이전 농경이 주인 시대, 딱 이맘 때 쯤이면 농촌에서는 가가호호 먹을 것이 똑 떨어졌지요. 가을에 추수한 곡식이 보리가 여물기도 전에 바닥나는 이 시기를 넘기기가 너무도 어려웠다는 이제는 전설같은 얘기입니다만.
이 어려운 시기에도 농가에선 봄에 심을 씨앗만큼은 손을 대지 않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왜넘들이 들이닥쳐도 종자씨앗만큼은 감추고 빼앗기지 않았다지요. 곤궁한 계절 잠깐의 배고픔은 견뎌 내면 그만이지만, 참지 못해 종자씨앗까지 입속에 털어 넣는다면 다가 올 가을에 거둘 것은 더욱 없기 때문입니다.
추수하는 계절에 실한 것으로 골라 잘 말려 걸어 놓고 땅에 뿌릴 봄을 기다리는 시기, 당장의 배고픔에 흔들림이야 없었겠습니까만 그깟 종자씨 없어도 그만이라 생각할 어리석은 농부는 없겠지요. 생선 잡는 방법을 아는 어부처럼, 잘 지켜 낸 종자씨가 이담에 더 큰 수확을 안겨 줄 것을 아는 농부의 진득한 우직이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둘러보세요. 당신은 반드시 지켜야만 할 종자씨같은 사람을 알고 있습니까!!
- 넵!!! 불씨가 모이면 거대한 화산이 됩니다. 종자씨를 잘 지키면 대풍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기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 한명 한명이 큰 며느리가 되고 농부가 됩시다. 또한 스스로 불씨가 되고 종자씨가 됩시다. 언젠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크게 수확할 날이 오지 않겠어요.
이번 대구총선은 개인적으론 유시민 의원에게나 우리에게나 '새로운 희망을 만나러 가는 길'로 정의하고 싶습니다. 수성 사진에서 본 개나리가 참 곱더군요. 대구에서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