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노짱의 든든한 지원자로서, 또는 노무현 공화주의의 실천자로서 당신을 지지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보니 노짱의 팬이 되기 전에 이미 당신의 팬이었던 것 같습니다.
까까머리 고교 시절, 책 대출을 받을 때 욕심에 잔뜩 가져다 놓고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 책이 있었습니다. 푸른나무에서 출간한 '아픔을 먹고 자라는 나무'였죠. 고은, 김진경 등 10여명의 당시 젊은 활동가들의 수기를 담은 책에서 특히 당신이 쓴 이야기가 그렇게 제 가슴을 흔들더군요.
첨맘이 그 글을 쓸 때가 30대 초중반쯤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오뎅을 파는 가게에 앉아 영어.수학책을 달달 외우며 서울대에 갔던거나, 학생운동 하다 깜빵에 갔다 온 것도 당시 비교적 흔한 일이었기에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것은 당신이 처한 상황에서 흔들리는 젊은 영혼이였습니다. 불안하고 미래에 대해 막막해 하는 당신의 영혼이 꼭 저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 가운데 당신 내면에 흔들리지 않는 심지 깊음과 인간에 대한 성찰적 사고가 그렇게 인상적이었고, 꼭 닮고 싶은 덕목이였습니다.
어제 일찍이 일을 정리하고 KTX에 올랐습니다. 기차에 오르기 전 여러 여론조사를 알아보니 오차범위내에 접전이라고 말하는 곳도 있고, 주호영이 다소 앞서 갔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전 대구 토박이입니다. 때문인지 큰 희망을 가지지 않습니다. 희망을 갖고 기차에 올랐다기 보다 절망과 체념, 이 땅을 감싸고 있는 검은 냉소의 바다를 건너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언제간 첨맘님께서 말씀하셨죠. 정치인이 국민들에게 해줘야 할 것이 많지만, 중요한 것은 국민들에게 꿈을 줘야 한다고. 어둠은 빛을 켜야만 없어진다고.
이번 선거 정말 잘하셨습니다. 대구에 꿈을 줬고 막막한 대한민국에 희망의 빛을 줬던 선거였습니다. 현지에 있는 친구들도 유후보가 정말 선거를 잘했다고 칭찬 하더군요.
지난 두번의 주말 유세와 어제 참여했지만, 첨맘님과 악수 한번 나눈적이 없네요. 앞으로도 그럴듯 합니다.
이제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시간 안남았네요. 현재 대구에 내리는 빗줄기가 다소 굵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빗방울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지 가늠해보지만 도저히 모르겠네요.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결과가 어떻든, 앞으로 당신의 선택이 무엇이든, 그 길이 가야만 하는 길이라면 늘 지지하고 성원할 많은 사람이 있다는걸 알아 달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선거 정말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