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근무시간 중 억지로 오후시간을 내서 2시에 5명이 한차에 타고 포항을 떠났다.
4시 유세 시간 30분 전에 목련시장에 가보니 벌써 우리 회원님들이 몇 번을 다닌 듯 했다.
유시민 의원님 유세를 듣고 있는데 그 동안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면서
차다니는 길 바닥에서 큰 절을 할 폼이다.
분위기 파악에 능한 사회자, 얼른 우리에게 같이 큰 절 하자고 한다.
아직 몸도 덜 풀린 상태에서 엉겁결에 길바닥에서 큰 절을 했다.
이어 두산 오거리에서 무려 2시간 20분 동안 따라가지도 못하는 몸으로
율동만 죽어라고 했다. 5시 30분 유세 라고 되었던데 유시민 의원님, 유세차에는
오르지 않고 계속 지나가는 차에 눈 높이를 맞추고 손을 흔드신다.
내 위치는 유시민 의원님 뒤 20미터 지점이라서 유시민 의원님과 눈을 맞춘 운전자들이
기분이 좋아져서 창문 내리고 손짓을 하고 어떤 차에서는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몸을 창밖으로 빼면서 열렬히 화답했다. 심지어 연초록 마티즈 몰고가던 여성 운전자분은
잠시 핸들을 놓고 두 손을 흔드는 묘기 대행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확실히 유시민 의원님 오지 않았을 때 보다 오고 나서는 더 호응이 좋았다.
처음에는 2~30대에 한 대 꼴로 반응이 오던 게 유시민 의원님이 오고 나서는
10대에 한 대 꼴로 의사표시를 한다.
'그 차가 수성을 차던지 아니던지 하여튼 유의원님의 인기란... '
내 기분이 다 째진다.
1시간 정도 율동을 따라했던가 배도 고프고 몸도 힘들어서 유의원님 있는 쪽을 보니
도무지 유세차에 오르실 생각이 없다. 계속 무릎을 굽히고 허리를 숙여서 운전자와
눈을 맞추며 손을 흔드신다.
좀 쉬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했지만 다들 열심히 하는데하면서 그냥 춤을 계속 추고 있는데
7시 무렵 초라한 주호영 유세차가 우리가 유세하고 있는 두산오거리로 온다.
두산 오거리에 주호영 사무실이 있는데 자기들 집으로 오는 모양.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율동을 했다.
그런데 오거리 들어 왔다가 다시 빠져 나가는 듯 하던 주호영 유세차가 우리 옆 쪽으로
차를 댄다. 물론 그래도 위치는 우리가 수성못 쪽으로 제일 좋은 위치를 선점한 상태다.
한동안 길 건너편이 어수선 하더니 우리 일행이 횡단보도를 건너온다.
내가 있던 쪽은 40명 쯤 줄지어 율동했는데 순식간에 불청객의 행패에 피난온(?)
분들로 인해서 7~80명으로 불어 났다.
마지막까지 버티고 섰던 비바님이랑 잘생긴 정장입은 청년 들이랑 우리쪽이 최후의
탈출을 하고 보니 파란 옷 입은 주호영 운동원 아주머니들 겨우 10여 명이 쓸쓸이
춤을 추신다. 우리는 해산을 명 받고 유세차 주위에서 "유시민 된다.랄랄랄랄라."를
불렀다. 유시민 의원이 횡단보도를 건너서 주호영 운동원등과 인사를 하러 가신다.
그 때 시간이 7시 30분 정도.
세상에나 2시간 동안 길거리에서 춤을 추다니.
그나마 매연이 심한 서울이 아니라 수성못 옆 두산 오거리인게 다행이다.
동아백화점 유세는 8시 30분으로 예정되었다. 하도 배가 고파서 동아 백화점 주변을 돌다가
발견한 우동집에서 포항회원 3명이서 간단히 요기를 했다.
밥 먹고 동아백화점 앞에 8시 10분 경 도착해서 다시 율동을 한다.
참 다들 대단하다. 가게 이벤트 할 때 작은 무대를 만들어 놓고 춤추는 아가씨들도
차가 안다닐 때는 쉬기도 하던데 이 건 그만 하랄 때까지 줄창 추는 것이다.
아랑엄마에게 말도 없이 집에 안들어 온다고 어차피 찍힌 몸(사실 전날 미리 운을 띄웠는데
바로 집으로 오라고 해서. 어제 낮에 다시 전화로 가겠다고 했다가 엄청 혼나고 평소같으면
퇴근 차비할 5시 40분 두산 오거리에서 춤추다가 아랑엄마에게 전화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다행히 일찍 잠드는 아랑엄마의 성정이 가라앉은 새벽 1시 30분이 넘어서 집에 들어간지라
목숨은 보존했다.)
열심히 춤을 추는데 MBC 에서 다큐만드는 팀인가하고 기자들하고 얼굴 낯익은 회원들하고
사진을 막찍는다. 평소에는 사진 찍는다면 피해도 이런 때는 그저 춤 추는 것이다.
"유시민 지지자들이 이런 사람들입니다. 대구 수성구민 님들 제 마음 좀 알아주이소."
이런 심정으로.
선거운동 기간 중 마지막 유세인 동아백화점 유세를 마치고 나서 유시민 의원님이 다시
큰 절을 한단다. 역시 사회자는 아예 이력이 난 듯 다시 큰 절을 하자고 한다.
까짓것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이 어려울까?
유시민 의원님,선거운동원들,자원봉사원들 한 3백 명이 동아백화점 일대 사거리에서 떼지어
절을 하는 장관이 벌어졌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이 게시판을 찬찬히 훑어봐도 그 사진이 없다.
4월 6일에도 했다는데 그 때 사진도 없다.
왜냐하면 카메라는 늘 주인공만 쫓아 다니기 때문에.
수백명이 함께 큰 절하는 기막힌 그 사진이 없다. 혹시 찍은 분이 계시면 나 중에
생활정치박물관에 기증하시라.
역사에 큰 기념물 될 것이다.
하여튼 경상도 말투로 머리털나고 아스팔트에서 절하기는 처음이지만 그래도 유시민을
받아주고 격려해주신 대구시민들,수성구민들이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