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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들었던 말이 떠오른다.
“유시민이가 대구아라메, ”
“심인고 나왔는데예...”
“아깝다, 똑똑한데....한나라당이면 얼마나 좋겠노... 우야다 빨개이가 되가.....”
"전라도 새끼들 한테 물들었다 아입니꺼.."
"하여튼 빨개이 새끼들 하고 전라도 새끼들은...."
부산에야 전라도 출신들이 워낙 많이 살고 있지만,
대구는 전라도 출신들이 거의 없는 동네다.
그런데도 그들은 전라도를 증오한다.
아~~ 이승엽 있구나...
하여튼
너무도 쉽게 전라도는 빨갱이라고 등식을 성립시켜버리기도 한다.
이것이 대구를 위시한 경상도의 정치적 인식이다.
물론 부산도 자유롭지 못하지...
유시민은 결코 대구에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가질 수 없을 것이다.
노무현이 그랬던 것처럼.
유시민이 대구에서 정치적 입지를 가질 수만 있다면 정치적 영향력은 가공할 정도로 성장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무수한 패배를 경험할 것이다.
노무현이 그 좌절로 인해 울었던 것처럼..
오래 전 노무현이 부산에서 패배할 때 내 가슴에 스미던 그 분노가
오래 전도 아닐 때에 야도라던 부산이란 곳에 대한 분노가..
오늘 유시민이란 사람으로 인해
대구란 동네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이어진다.
난 유시민이 좋았다.
그 옛날 내가 대학이란 곳을 다니기 시작할 무렵, 내 가슴에 불을 지르는 격문, ‘항소이유서’의 뜨거움이 좋았고, 지적 허영을 드러내지 않는 그의 쉽고 평이한 글들이 좋았다.
어떤 사람들은 정치 평론가, 대학교수, TV토론프로그램 진행자와 같은 양지만 걷는다고 비난하지만, 그에게선 “옛날에 내가 뭐 좀 했노라”라고 거들먹거리는 서울대 출신을 주축으로 한 운동권 주류들의 그것이 없어서 좋았고,
시니컬하지만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았다.
그의 교조적이지 않은 현실감각이 좋았다.
100분 토론에 그가 출현한다하면 왠지 중요한 축구 경기처럼 설레어진다.
또한 그의 반대당에선 유시민이 출연한다면 출연자 섭외조차 힘들어진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는 나를 미소짖게 만든다.
토론이 진검승부라면 그는 타고난 검사였다. 그와의 일합에서 승리해 명성을 누려보겠노라는 여러 상대와 이리저리 몇 합을 겨루다가 도망갈 길을 차단한 후 정확하게 급소로 칼끝을 날린다.
상대가 숨조차 쉬지 못하게 .......
노회찬이나 진중권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하지만 반대자들에겐 치가 떨리는 적이었다.
그의 직설적이고 날카롭고 명쾌한 그의 토론 실력은 그에게 부메랑이 되어 날아와 “싸가지 없는 놈”, “인격 수양이 덜된 놈” “말만 번지르르한 놈”이란 다분히 감정적 수식을 동반하지만,
정치토론은 정당성과의 싸움이다.
정당성과 보편타당성에 기초하지 않으면 결코 살아날 수 있는 것이 토론이란 링이다.
옳음과 당위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물타기나 삼천포 빠지기 아니면 살아날 방법이 없다.
그것이 그가 토론에서 승리하는 이유다.
오늘
노무현 걸어 갔던 그 힘든 길을 걷기 시작한,
그의 낙선을 보면서 그가 정치적으로는 더욱 성장하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그의 방대한 지식과 번뜩이는 재능들은 대한민국 정치를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굳게 믿지만.
경상도당과 전라도당으로 갈라져,
내가 사는 지역의 당이 아니라서,
한 인물의 자질을 보지 못하는, 보지 않아야 한다는, 볼 필요 없다는 ,
그래서 유시민이란 매력적인 정치인이 앞으로도 걸어가야 할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이 서글퍼지는 비오는 선거일 밤이다.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