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유의원의 한나라당에 대한 평가가 180도로 변한 것 같습니다. 전에는 어떤 비리와 부패, 무능이 있어도 국민의 지지가 식을 줄 모르는 하늘이 내린 정당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는데, 최근에는 한나라당의 상향식 의사 결정 시스템과 박근혜의 원칙을 칭찬하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전 이게 단지 정치적 수사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유의원은 우리나라에서 의미있는 정치세력으로 남기 위해선 한나라당을 포함한 보수세력을 더이상 적이 아닌 동반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 시민광장의 많은 분들은 한나라당은 물론 문국현, 심상정, 노회찬과도 함께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분들도 소중합니다. 그러나 그런 분들이 이곳의 주류가 되어선 유의원의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좋은 가치를 세우고 꾸준히 나아가면 사람들은 저절로 모인다는 생각은 너무나 순진합니다. 과거 70-80년대 그리할 수 있었던 것은 군부독재 세력이라는 커다란 반대 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동네 뉴타운이 생긴다는 희망으로 한나라당을 선택한 사람들을 욕할 수 있을까요? 좋은 가치를 내세워 그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 세울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미 진보진영에서 내세울 수 있는 가치는 민노당이나 문국현이 다 들고 나왔기 때문에 용어 선택부터 쉽지 않을 겁니다. 어떤 일정한 시점에 정해진 상황하에서 특정 개인이 내린 선택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할 근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인간들이 모여있는 공동체의 유지와 성장에 적절한가에 대해 따져보는 정도가 가능하지 않은 가 합니다. 자기를 희생하며 위험 상황에 빠진 어린아이를 구해주는 선한 마음과 함께 우리사회에서 터부시하는 공격성과 성적 욕망, 이와 관련한 부와 권력에 대한 집착은 인간의 자연스런 본성입니다.
결론은 "함께 갑시다"가 아닐까 합니다. 그 결론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필요한 것이 지금과 같은 갈등이구요. 선명한 가치를 내세우며 투쟁하는 것도 좋구, 통합하는 유연성도 좋습니다. 다만 경계해야 할 것은 누가 누구를 선악의 틀이나 논리를 앞세워 억지로 설득하려는 집착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