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투표율 저하
민주화이후로 투표율은 계속 떨어져왔다. 선진국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2004총선에서 탄핵이란 이슈로 인해 처음으로 투표율이 3%정도 올랐을 뿐이다. 또한 총선이 대선보다 10%이상 낮게 나오는 것이 그동안의 추세였다. 그렇다면 50% 혹은 50%초반을 예상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낮게 나온 것은 이명박정부에 대한 기대치하락, 민주당에 대한 실망, 진보진영의 분열등으로 예상보다 기권층이 좀 더 늘어났다는 것이다.
2. 한나라당의 과반획득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낮으면 한나라당이 유리하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2002대선 때도 투표율이 낮아서 이회창이 유리하단 이야기가 나왔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투표율저하현상은 전체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투표율보다는 어느쪽이 더 표결집을 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지난 대선에서도 BBK 문제로 이명박의 지지율이 더 떨어질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표결집이 이루어졌다.(2002대선도 마찬가지) 이번 총선은 지난 대선의 결과나 한나라당의 지지율을 보면 180석 혹은 그이상도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공천파동으로 인한 한나라당내 분열로 핵심 지지층의 충성도가 높은 박근혜쪽이 이득을 본 결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양쪽을 합해서180석 이상이 나오니 결과로 보면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3. 보수의 승리...진보의 몰락
수도권에서 민주당은 참패했다. 지난 2004총선의 반대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대선결과와 한나라당 지지율을 고려해보면 상대적으로 선전했다고 볼 수도 있다. 지역에서의 개인적 인지도라든지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심리, 이명박정부에 대한 실망이 나타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정말 보수의 승리인가? 물론 보수의 승리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진보세력이란 전제가 있어야 가능한 말이다.
과거 독재정권시절에는 보수냐 진보냐가 아니라 독재대 반독재의 구도였다. 그러므로 보다 개혁적인 성향이 강하고 상대적으로 진보층이 많은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은 전통적으로 압승할 수가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노무현정부를 거치면서 독재대 반독재 구조는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이념적인 대립구조가 성립되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사실상 유일한 진보세력인 민노당은 아직 대안세력으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사실상 지금 남아 있는 구도는 지역구도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이나 한나라당 모두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보수정당이기 때문에 이념적 대립구도는 발생할 수가 없었다. 따라서 지난 대선이나 이번총선이나 민주당이 아니라면 한나라당을 뽑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리고 덧붙여서 한나라당이 보수적 가치를 전면에 내새우지 않는다. 중도적 실용...일정부분 서민정책을 나름 내세우기 때문에 더더욱 차별성은 없었다.)
4. 진보의 가능성
이번 총선의 주목할만한 점이라면 물론 박근혜효과겠지만 그 부분은 제외하고 문국현과 강기갑의 당선 그리고 노회찬,심상정의 선전이라고 할 수 있다.
문국현이 이재오를 큰 차이로 꺽은 것이나 강기갑이 이방호를 꺽은 것은 큰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을 찍고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밀어준 국민들이 문국현과 강기갑을 당선시켜준 것은 아이러니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전혀 아이러니가 아니다. 그만한 능력과 인지도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지 지지할 수 있다는 민의를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아쉬웠던 노회찬,심삼정은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내가 볼 때는 정당이라는 간판이다. 창조한국당이나 민노당의 경우 비례대표를 낼만큼 정당의 인지도나 지지율이 있었던 반면 노회찬,심상정은 그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민노당으로 출마했다고 해서 당선되었다는 보장은 없지만 지금보다는 좀 더 많은 표를 얻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돌이켜보았으 때 수도권에서 민주당의 수많은 참패는 한나라당보다 나은 것이 없다면 바꿔야한다는 또다른 민의의 반영이라고 본다.
5. 민노당의 하락?
민노당의 지지율은 대략 6%, 진보신당 대략3%, 창조한국당 대략4% 다 합치면 13%정도... 지난 2004 총선의 민노당이 얻은 13%선과 비슷하다. 따라서 진보진영의 몰락이라기 보다는 분화 혹은 정체라고 보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인 해석일 것 같다.
6. 대안정당의 가능성
문국현이 대선에서 고전한 이유...정몽준이 한나라당에 입당한 이유...노회찬이나 심상정이 강기갑보다 힘들었던 이유는 바로 정당에 있다. 그러므로 정당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이유도 지난 2004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승리한 이유도 바로 정당 지지율에 있었다. 따라서 국민들에게 가능성 있는 대안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어야지만 우리는 의미있는 세력이 될 수 있다.
만약 제2의 개혁국민정당을 만든다면 나는 대 찬성이다. 비록 빠른 시간내에 의미있는 세력으로 발전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 우리나라 정치에 대한 희망과 대안세력으로 발전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반면에 의미있는 대안정당의 건설을 생각하고 정당을 만드는 것도 나는 찬성이다. 민노당이 정체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대안세력이 되기에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들이 지지할 수 없는 것이다. 만약 지난 2004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집권당이 아니었다면 그만한 승리를 얻을 수 있었을까? 만약 우리가 바꾸고자 하는 것이 대한민국이라면 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과 인물을 포용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결론>
한나라당의 승리는 낮은 투표율도 보수의 승리도 아니라고 본다. 투표율 저하는 지속된 현상이었고 진보적 가치를 내세울 대안정당도 없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별반 다르지 않으니(물론 다르지만 국민들에게 체감적으로 똑같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힘실어주기가 좀 더 우세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더군다나 지난 대선의 효과가 아직은 그대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는 시간이고 말이다.
대안정당은 2가지 접근법이 있다. 어떤 선택이 더 나은지는 나도 모른다. 다만 그 선택에 따른 우리의 노력이 그 결실을 바꾸리라 믿을 수밖에...
그리고 대안정당은 필요하다. 악을 이기는 것이 선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차악이 아니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