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였던 지방분권정책이 새 정부에서 전면 손질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정부가 공공기관 이전에 의한 지방 혁신도시 건설을 비롯한 국토균형개발정책의 궤도수정에 본격 나섰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는 15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공공기관 지방이전 및 혁신도시 건설 사업'의 문제점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발전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무엇보다 지역경제 활성화 등 지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참여정부에서 추진한 균형발전정책의 핵심이었던 혁신도시 건설을 전면 재검토키로 함에 따라 지난 5년 동안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시행된 사업마저 차질을 빚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정부는 실시계획을 마치고 착공했거나 상반기 착공 예정인 전국 10개 혁신도시 건설사업을 전면 재검토, 이르면 이달 중 개선 방안을 확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도시 개선 방안에는 △혁신도시 전체 사업 규모 및 이전 대상 공공기관 축소 △2012년까지로 예정된 공공기관 이전 시기 연기 △사업성이 낮은 혁신도시 내 아파트·산업단지의 규모 축소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각 혁신도시의 토지보상이 이미 상당 부분진척됐기 때문에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견해도 많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자체 토지로 추진하는 부산을 제외한 나머지 9개 혁신도시의 토지보상 협의율은 63~9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착공식을 가진 경북은 92%로 광주·전남 혁신도시 95%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으며, 연내 착공 예정인 대구는 63%로 가장 낮은 협의율을 기록했다.
부산을 제외한 9개 혁신도시의 전체 토지보상 예상 금액은 4조7천여억원으로, 현재 60%가량인 2조8천여억원이 협의 완료됐다.
대구의 경우 동구 신서동 일원 436만3천㎡에 한국가스공사 등 12개 기관, 경북은 김천시 농소면·남면 일원 561만9천㎡에 한국도로공사를 비롯한 13개 기관을 이전해 혁신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 아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이날 입장 발표에 앞서 지난달 말 공공기관 지방이전 및 혁신도시 건설의 문제점을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김재정 대변인이 밝혔다. 국토해양부가 청와대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혁신도시 조성원가가 인근 산업단지 분양가보다 2~6배 높아 기업 유치가 곤란하고 △높은 토지보상비와 기반시설비 등이 반영된 비싼 분양가로 인해 주택 미분양이 우려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