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이 있는 유시민 마저 대구를 포기한다면 대구를 바꾸기는 힘들다." (이영환 대구 MBC 편성국 PD)
지난 18대 총선 이후 대구MBC가 총선특집기획 '진보의 이름으로 도전'이라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해 보수화 일색인 대구·경북 지역에 신선한 충격을 불어넣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대구 지역에서도 가장 보수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수성구에 출마한 진보 성향의 정치인들(유시민 무소속, 이연재 진보신당 후보)을 집중 조명해 대구지역 보수화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진두지휘한 이영환 PD는 2일 기자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대구지역의 보수화가 지역 수구세력과 기득권 세력의 정치적 결탁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보고 "군사독재 정권이 나온 이후 대구지역 기득권층에서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이 여권(한나라당)에 있는 사람들과 결탁하고 선거 때 마다 이런 사람들이 조직을 동원하니 결과는 뻔한(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는) 구조"라고 입을 뗐다.
"매일신문은 보수도 아닌 수구... 조선보다 심해" 그러면서 그는 "대구지역 유권자들 중 개혁성향이 30% 정도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구가 한나라당 조직으로 잠식돼 있고 (한나라당 조직이) 몇 십 년 동안 이어지다보니 그런(보수화 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PD는 대구지역 정서상에 일부 문제가 있음을 지적 "싫든 좋든 간에 (경상도 지역에서) 대통령을 배출하다가 다른 지역에서 (대통령이) 나오니 그런 것에 대한 일종의 반발"이라면서 "(경상도 사람들이) 과거를 생각하면서 '그때는 좋았는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당시 좋은 것은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 PD는 "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당시 정책을 추진하면 보수적인 지역 언론이 (대구지역이) 소외됐다는 것을 침소봉대 한다"면서 "대구 지역은 그런 구조를 바꾸기가 힘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보수색채가 강한 지역 언론이 기사 등을 통해 진보적 성향의 정책들과 인사들에 대한 지역민들의 반발 심리를 무조건적으로 부추긴다는 것.
이와 관련 이 PD는 "욕을 먹더라도 이런 것(보수일변도)을 바꿔 보자 생각하는 사람이 프로그램을 만들고 뉴스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 언론 종사자 중 개혁적인 사람도 많다"면서 "하지만 구조적으로 힘들다. 지역 언론사 사주는 물론 지역신문은 여권과 결탁해 지역여론을 이끌어 간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매일신문(대구·경북지역 종합 일간지)이 조선일보 보다 심하다. 매일신문은 보수랄 것도 없고 수구"라면서 "(매일신문이) 천주교 대구대교구 소유이다 보니, 교계 자체가 보수적이다 보니 그렇게(보수화) 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뒤이어 그는 "대구자체가 '한나라당 멤버쉽', '한나라당 회원제'로 가는 듯한 분위기"라면서 "절망적인 것은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민주화 영향을 받지 못한 (대구지역) 20대 층이 대구지역 언론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보수화에) 끌려가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유시민 마저 대구를 포기한다면..." 또한 이 PD는 지난 18대 총선과 관련 "유시민이 (대구 수성을에서) 30% 얻은 것을 놓고 일부 사람들은 대구지역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고 평가하지만 결정적인 계기가 없이는 (대구지역의 보수화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유시민 본인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는 "대구지역 개혁을 원하는 적극 지지층은 유시민에게 투표했다고 보지만 그것이 한계"라고 전제한 뒤 "한나라당 후보가 아니면 그 사람의 권력 유무와 무관하게 배타하는 묘한 심리가 (대구지역에) 있다"면서 "참여정부의 경우
노무현이 경남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대구지역사람들은 참여정부를) 전라도 정권으로 본다. 지역감정이 개입된 결과"라고 평했다.
끝으로 이 PD는 "유시민이 대구에서 잘 안될지도 모르지만 대구에 남아 대구를 바꾸는 역할을 해 달라고 (총선 이후 유시민을 만나) 부탁했다"면서 "이런 가능성이 있는 사람(유시민)마저 대구를 포기한다면 대구를 바꾸기는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