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첫번째 글은 2007년 10월 26일에 올린 글입니다.
독수공방 제도가 상당히 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완곡한 표현으로 개선을 제안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전에는 제가 올린 글에 반대글이 거의 없었는데, 처음으로 10개의 반대가 달렸습니다.
물론 반대 이유를 설명한 댓글은 하나도 없이 말입니다.
저는 그 때 이곳 회원들 가운데 상당히 경직된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들이 이곳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는 시리즈로 올리려던 것을 그냥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2007년 10월 31일에 이와 관련한 또 다른 성격의 글을 올렸습니다. 아래 두 번째 글입니다. 지금보니 현재 중게를 주름잡는 상당 수 회원들에게는 씨도 먹히지 않을 소리였더군요.
통치의 가장 하수에 속하는 법을 정하는 문제 조차도 합리적으로 풀어나가지 못하는 판에 '문화'라니 제가 턱도 없는 소리를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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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7. 10. 26
제가 이 모임에 처음 나왔을 때, 시민광장 게시판은 로그인을 하지 않고도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 받았었습니다.
정치색이 짙은 홈피에서 게시판을 그냥 개방하는 것을 보니 운영자들이 그야 말로 언론의 자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거나 이 곳 회원들의 토론 문화가 매우 성숙해 있기 때문인가보다 하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나중에 보니 "독수공방"이라는 게시판이 있더군요. 그리고 반대가 많으면 자동으로 그 쪽으로 쏘옥 넘어가게 돼 있고....
그래서 그만 처음에 품었던 환상이 깨지고 말았습니다.
뭐, 그렇다고 대단히 실망하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기대가 과했다는 것을 알았을 뿐이죠.
그러면서 독수공방 제도의 문제점이 뭔지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탁 답이 나오네요.
글에 대해 '찬성' - '반대'를 누르게 한 것이 너무 단순한 구분법이었다는 것입니다.
즉, 단지 나와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하는 반대와 객관적으로 봐서 혹은 사회 통념상 혹은 양심에 비춰 도덕적으로 잘못된 의견이기 때문에 하는 반대가 있는데 이 둘을 구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긴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혼동해서 잘못 사용하는 말 중에 "다르다"와 "틀리다"가 있습니다. '다르다'는 '같다'는 말에 상대적인 표현이고 '틀리다'는 '맞다'는 말에 상대적인 표현입니다. 다른 것과 틀린 것을 두루뭉실 하나로 취급하다보니 이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크게 드러난 것 같습니다.
그저 소수의 의견이라는 이유만으로 독수공방으로 날아가는 것은 아주 비민주적인 것입니다. 독수공방 자체를 아예 없애자고 하자니 로그인 않고 쓰는 게시판의 특성상 이에 따른 부작용을 막을 장치가 필요하다는 반론이 생길 것 같고해서 절충안을 제안 합니다.
일단 '찬성'과 '반대' 이외에 '독수공방' 버튼을 하나 더 만들고 독수 공방 버튼 위로 마우스가 올라가면 독수공방 버튼을 누를 때의 핵심적 기준이 무엇인지 상기시키는 간단안 안내문이 뜨게 하면 어떨까요?
별도 페이지에 상세한 기준을 명시해 줘서 경우에 따라서는 그 쪽으로 넘어가서 읽어보게 한다던가 하는 방법도 좋을 듯 합니다.
글 쓰는 문화는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지만 게시판은 마음만 먹으면 금방 고칠 수 있는 것이므로 여러분의 의견을 묻습니다.
동지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독수공방 제도의 부작용을 보완하는 것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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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31
개정안 의견 모집글에 댓글로 몇 개 나름대로의 생각을 올렸는데, 그에 따른 사설을 좀 해보려고합니다.
댓글이 너무 길어져도 않좋을 것 같아, 별도로 여기에 씁니다.
모름지기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기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 앞에서 초연해지기가 참으로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게 가능하다면 성인군자 가운데 성인군자일겁니다.
우리 같은 소시민들이야 어디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그러니 타인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넓은 아량으로 반대자를 포용하는 것이 저절로 안 되기 때문에 일단은 규범에 따르고 이어서 스스로 많은 노력을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라 봅니다.
게시판 글에 대해 어떤 상벌제 비슷한 제도를 만들어 놓은 것도 여러 사람의 공론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규범이나 규칙이라는 것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가 직관적으로는 아주 쉽게 판단을 내리는 사안도 이 것을 성문화된 규범으로 정리하다보면 사실은 엄청나게 복잡한 문제였음을 종종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설익은 제도가 여러 희생자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그러니 사실은 완벽한 규범이나 제도를 만들어서 무언가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그다지 현명한 방법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만족할 뿐이죠.
그러면 규범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은 어떻게해야 할까요? 저는 그게 "문화"라고 봅니다. 그 구성원들의 정신세계가 행동으로 나타나면서 만들어지는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 말입니다.
저는 시민광장 처럼 정치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성격의 팬클럽일수록 올바른 토론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너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바람직한 토론 문화의 출발점을 동양의학에서 찾았으면 합니다.
우리 몸 속에는 자그마치 1조 개의 세균이 살고 있습니다. 몸에 좋은 세균과 그렇지 않은 것을 모두 합쳐서 그런 것이긴 하지만 아무튼 우리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우리 모르게 엄청난 수의 세균과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세균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바람직하지도 않고요.
그런데 그 많은 세균 덩어리와 더불어 살면서도 우리가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은 나쁜 세균에 대한 저항력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저항력은 건강에서 옵니다.
서양의학은 몸에 침투한 병원균을 없애는 방법으로 항생제를 씁니다. 병원균을 찾아 직접 없앨 공격수를 몸에 투입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식으로 항생제를 투여하면 거의 100퍼센트 부작용이 따릅니다. 그 부작용 중의 대부분이 뭣인고 하니 이 항생제가 나쁜 병균만 죽이는 것이 아니고 해쳐서는 안 되는 정상적인 세포도 함께 공격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잘못하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죠.
동양의학은 몸의 저항력을 키우는 쪽에서 병에 접근을 합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들어도 성공하면 부작용이 없습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아실겁니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나쁜 글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엉뚱한 사람들이 상처를 받기도 하고 신입회원이나 비회원들의 눈에는 그저 사소한 일로 입에 거품물고 싸움이나 벌이는 쪼잔한 인간들의 집합소로 보일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죠. 만일 나쁜 의도를 가지고 온 사람들이 있어 여기서 논쟁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고 쳐 봅시다. 회원들이 벌떼 처럼 달려들어 그에게 욕을 하고 반대를 열심히 눌러 독수공방에 보내고 결국은 탈퇴시키고 아이피 차단하는데 까지 갔다고 봅시다. 최종 결산을 해 보면 우리가 손해입니다. 그들은 쫓겨났을지언정 최소한 한 가지는 얻어 갑니다. 우리를 이전투구의 싸움 판으로 끌어들여 몸에 진흙탕을 잔뜩 묻히게 했다는 면에서 이 곳을 방문한 목적의 일부는 달성했다는 말입니다.
시민광장 회원들이 누구입니까? 적어도 유시민 의원을 좋아할 정도면 사실 평균 이상의 판단력과 의식 수준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어지간한 분탕질에는 눈도 꿈적 안할 수 있고 이단사설에 그렇게 호락호락 넘어갈 사람들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니 이상한 글에 너무 민감하지 않을 수 있으면 되고, 그런 글들에 무관심하거 점잖은 대응으로 스스로 사그러지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보통 언로를 차단하는 현상은 독재를 꿈꾸거나 아니면 구성원을 믿지 못할 때 나타납니다. 성숙한 시민들이 사는 곳에서는 각자의 판단력을 존중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완성하고 싶어서 이 곳에 모였습니다. 이 목적을 이루려면 구성원들이 먼저 민주시민다운 자질을 키워야 할 것이고 이어서 민주시민 의식이 그 집단의 문화로 꽃피워야 할겁니다.
저는 그런 "시민광장 다운 게시판 문화"를 만들어가자고 너무 뻔한 제안을 합니다. 우리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무가치 하다고 여겨지는 것에 대해서는 무덤덤할 수 있고 나아가 그런 사람들마저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는 수준까지 간다면 아마 우리 힘으로 유시민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는 준비가 다 끝났다고 봐도 될겁니다. 저는 "착하게 살자"는 유시민의원을 말을 그렇게 이해했습니다.
절대 아군끼리 상처 입히는 부작용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 좋은 사람들끼리의 충돌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의 마음이 더욱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