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올리는 글은 현재 게시판 방식의 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 정도에서의 대안입니다. 보다 구체적인 것은 대표님이 제안한 <온라인 대토론>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평문으로 씁니다.
0. 의사진행과 의사결정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조율하고 대화와 타협을 만들어내는 것이 정치고 생각의 자웅을 겨루는 공간이 광장이다. 사람들은 광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다. 그게 의사진행이다. 지금 우리는 의사진행 방식을 고민하고 있는 셈이다. 왜 고민할까?
1. 개방형 광장
광장에 뚜렷한 주제나 지향이 없다면 의사진행의 방향은 천갈래 만갈래로 분화할 것이다. 집단의 의견표출이 혼돈속으로 빠져들다가 어느순간 하나의 주제가 핵심주제로 올라선다. 핵심주제를 중심으로 여론이 형성되면 그것에 대항하는 비주류 여론도 동시에 형성된다. 대립하는 두 세력의 싸움장으로 변모하고 나름의 경쟁을 한다. 그러다 또다른 어떤 주제가 치고 올라오면 촛점이 이동한다. 새로운 구도를 형성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해가는 것이다. 개방형 광장은 끊임없는 의사진행만 있지 의사결정은 없다. 다음의 아고라가 대표적이랄 수 있겠다.
이런 공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주주가 아닌 소비자일 뿐이다. 참여자는 광장의 운영진과 시스템에 대한 어떤 주권도 없다. 그래서 의사진행 방식에 대해 고민할 필요도 여지도 없다. 운영진은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고 아무에게도 그 권력을 양도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귓등으로도 안듣고 문제있는 이용자에겐 철저하게 제재한다. 저항의 의지 자체를 꺽는 것이다. 대신 어떤 개입도 하지 않는다. 무색무취를 유지함으로서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다.
애시당초 정치적 색채가 없어야 하고 참여자의 숫자가 많아서 역동성 하나만으로도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포탈같은 곳에서나 가능한 시스템이다.
2. 집단형 광장
일정한 지향을 가진 사람들이 집단을 형성하는 경우 근본적으로 모든 참여자는 소비자가 아닌 주주다. 주주들이 모인 집단은 사회내에서 그 집단이 해야 할 역할을 규정하고 외부와 소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게 추상화된 것이 집단의 정체성이고 구체화된 것이 각종 과제들이다. 시민광장같은 커뮤니티가 대표적인 케이스 되겠다.
첫번째 문제는 집단 내부의 다양성을 어느정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하는가이다. 다양성이 너무 크면 정체성이 손상된다. 집단이 와해수준에 이른다는 얘기다. 반면 정체성을 강조한 나머지 다양성을 훼손하면 생명력을 상실하고 강성의 소수로 전락하고 만다. 하여 집단형 광장은 적절한 선에서 다양성을 유지하면서도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역할을 설정하고 무언가 결정해야만 한다. 그게 의사결정이다. 포탈 운영자에겐 필요없던 정치력이 필요한 이유다.
시민광장의 중앙게시판엔 주제가 없다. 외형적으로는 포탈 토론방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마저도 참여의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자발적인 여론과 집단지성의 방향성이 생기기도 전에 목소리 큰 몇몇 사람에 의해 휘둘리기 십상이다. 그마저도 사회자도 없고 의사결정 장치도 없다. 이러니 돗대기시장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민주주적 회의의 원칙에 대해 읽어보길 바란다.
경로: http://blog.naver.com/sum2005?Redirect=Log&logNo=60017639279
두번째 문제는 참여자들이 주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당연히 집단 내부의 운영행태 특히 각종 제재방안에 관심을 두고 권리를 요구하게 된다. 운영진의 활동이 부실하거나 부당할 경우라면 백프로, 별 문제가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내부다툼에 골몰하면서 와해되는 것이다. 이것도 다양성의 발현이긴 한데 문제의 방향이 내부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문제에 대해서 보다 치열하게 전개된다. 권력다툼이란 얘기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여론조사 보다는 선거를 주권위임의 수단으로 쓰는 이유는 기술적 문제나 비용 이전에 시스템의 안정성 때문이다. 여론이나 사람의 생각은 수시로 변한다. 선거를 통해 일정기간 안정적인 권한위임을 하면 여론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전체 시스템은 안정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큰 줄기는 선거를 통해서 결정하고 여론은 작은 진로수정에 작용하는게 총 비용이 덜든다. 시민광장의 중앙게시판이 운영과정의 문제로 골몰하게 되면 그 공간을 활용해야 할 다른 주제들이 묻힌다. 여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유중의 하나다.
세번째 문제는 참여의 규모는 적절한지의 여부다. 집단이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문턱이 존재해야 한다. 동시에 성장을 위해서 지식과 지역 취향에 따라 독립적인 공간을 마련하고 성장해나가도록 유도하게 된다. 그러나 커뮤니티라는 것은 참여자의 규모와 참여도가 일정수준 이상이 되어야 유지할 수 있다. 너무 잘게 쪼개다보면 개성을 갖춘 커뮤니티는 모두 고사하고 개성없는 중앙게시판만 살아남게 된다.
시민광장의 소통공간은 한마디로 양극화 돼있다. 지난 조직개편이후 지역커뮤니티는 대부분 자생력을 상실했고 직능광장은 이름뿐이고, 그나마 사람에 대한 흡인력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참여광장은 어느정도 살아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빈약한 커뮤니티에 비해 중앙게시판이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단하다. 지역에 글 쓰면 고작 10명 읽지만 중앙에 쓰면 그 열배는 읽히기 때문이다.
3. 대안
글은 일정한 정보를 내포하고 있다. 작성자, 주제, 본문, 소속 커뮤니티, 태그(키워드), 댓글-답글-트랙백 등의 연관관계가 그것이다. 관련된 정보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고, 참여자들이 글의 주제와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면 자연 핵심주제에 집중할 수 있다. 게다가 글과 작성자에겐 피드백을 줄 수 있는 평판시스템(찬/반이 아닌 평가)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피드백을 통해 참여 동기를 유발하고 악성게시물이 자연 사라지게 한다.
여기서 더 발전하면 개인적인 공간과 커뮤니티 공간이 상호작용하도록 조절할 수도 있다. 물론 회원제를 전제해야하지만 눈팅참여자를 배려한다면 오픈아이디 시스템을 도입하면 된다. 일단, 여기서는 현재의 게시판과 눈팅참여 시스템을 일부 수정하는 선에서 제안한다.
1) 제한적 다양성 = 중앙게시판
토론의 공간은 주제와 목표가 명료해야 한다. 어떤 사안에 대한 의견이든 그와 관련한 게시물들의 연관성 속에 상호작용하도록 꾸민다. 다시말해 주제와 목표로 공간을 제약하고 그 안에서의 다양성을 추구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 중앙게시판의 쓰기 기능을 없애고 사이트 내부의 모든 글이 올라오도록 한다. (예외 있음)
- 글을 읽을 경우 글이 작성된 게시판으로 이동시켜서 본문과 게시판 리스트를 보여준다.
- 글의 태그와 동일한 태그를 가진 연관 게시물의 리스트를 제공한다.
2) 시스템 구성 및 운영과 관련한 의견제시 및 의사결정방법 = 운영상 문제제기
시스템 구성 및 운영과 관련한 사안은 운영진의 권한행사와 관련한 문제이므로 운영제안 게시판에서 논의하고 평상시에는 중앙게시판에 올라오지 않도록 한다. 운영과 관련한 사항은 정기적으로 전체회원에게 논의에 부친다. 이 때 그간 운영게시판에 축적된 요구사항들 중 운영진이 반영하지 않았던 것을 토대로 발제를 하고, 중앙게시판을 운영제안게시판으로 변경한다. 운영제안게시판에서 정해진 일정기간내 토론을 거친 후 의사결정 후보안을 만들고 표결 처리한다.
전체 의사결정이 필요한 것은 특정주제형 게시물들에 의해 의견이 비등할 경우 공식적 제안에 의한다. 만일 주요주제가 필요한 경우 관리자는 태그의 특정주제 게시물만 모음해놓는 것으로 중앙게시판을 대체한다. 각급단위의 커뮤니티도 동일한 방식으로 조직한다.
3) 사용자설정 게시판 = 메인메뉴
시민토론방, 골든, 실버, 브론즈, 독수공방 메뉴는 중앙게시물의 점수에 조건을 설정한 것에 해당한다 이것을 사용자 설정 메뉴로 대체한다.
중앙게시물이 사이트내 모든 게시물 집합소가 되면 게시물은 본문을 제외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게 된다. 이때 사용자는 점수, 작성자, 커뮤니티, 태그 등을 조건으로 메뉴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한다. 로그인한 사용자의 경우 자신의 설정메뉴를 가지게 되고, 관심영역과 사안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사용자설정 게시판은 중앙게시판의 검색결과에 해당하므로 작동방식은 동일하다.
4) 피드백 = 필터링, 평가제
악성게시물은 안보는게 상책이다. 그러나 관리자가 이런 행위를 하면 분쟁의 소지를 낳는다. 사용자정의 포지티브, 네거티브 필터방식을 도입한다. 내가 신뢰할 누군가가 좋은 게시물과 악성 게시물을 선별해준다면 번거로운 수고를 덜할 수 있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필터링
- 회원은 개인용 필터를 적용하거나 공개용 필터를 생성한다. 공개용 필터를 만들면 필터의 제목과 설명을 작성한다.
- 생성자가 타인을 추가 삭제하는 방식으로 여러사람이 하나의 필터 내용을 조작할 수 있다.
- 게시물을 읽고 좋은 것은 포지티브 필터에, 나쁜 것은 네거티브 필터에 추가한다.
- 필터에 추가되는 것은 작성자아이디, 아이디가 없을 경우 IP주소를 매개로 한 데이터이다.
- 필터들은 메인화면의 메뉴에 위치하고 리스트를 볼수 있도록 한다.
- 특정 필터를 누르면 해당 필터가 적용하고 있는 포지티브 리스트와 네거티브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 확인후 필터적용을 하면 사용자는 게시물을 필터링할 수 있다. 물론 다른 공개필터로 변경 및 해지도 가능하다.
* 로그인 사용자는 회원정보에 저장, 로그인 안한 사용자는 쿠키로 제공.
* 공개 필터를 적용하면 최종필터는 다음 수식으로 제공한다. 집합연산이다.
포지티브필터 = 개인용 포지티브 리스트 + 공개용 포지티브 리스트 - 개인용 네거티브 리스트
네거티브필터 = 개인용 네거티브 리스트 + 공개용 네거티브 리스트 - 개인용 포지티브 리스트
( 이렇게 하면 외부에서 가져온 공개필터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직접 지정한 필터가 최우선 적용된다. )
- 필터적용 방식은 포지티브, 네거티브, 필터해제 세가지로 한다.
* 포지티브 : 포지티브 리스트에 등재된 아이디와 IP 관련 게시물(댓글)만 표시한다.
* 네거티브 : 네거티브 리스트에 등재된 아이디와 IP 관련 게시물(댓글)만 숨김한다.
- 구현방법
모든 게시물과 댓글을 <div>로 감싼다.
포지티브 적용시 모든 게시물의 <div> 속성을 hidden으로 감춘다.
화면로딩이 완료되면 필터의 포지티브 리스트를 적용하여 선별적으로 게시물의 hidden 속성을 해제한다.
네거티브 적용시는 그와 반대로 한다.
(서버에서 해주면 더 좋은데 검색문제로 어느정도 부하를 감안해야 한다.)
(오픈아이디를 도입하고 회원제운영을 하면 IP체크는 필요 없어진다.)
(2) 평가제
- 모든 필터의 사용자수를 감안한 평가점수를 만든다.
- 구현방법
필터를 적용하면 포지티브 리스트는 +, 네거티브 리스트는 - 점수를 준다.
구체적인 포지티브, 네거티브 필터 이외에 작성자 평가점수를 이용한 필터링 기능을 추가한다.
4. 마무리.
제아무리 시스템이 좋아도 운영의 묘를 따라갈 수는 없을겝니다. 역동성있는 공간을 만들려면 일단 얻어가는게 많아야죠. 그러기 전에는 최소한 이슈와 일거리를 끊임없이 제공해야 합니다.
할일 많죠. 지역광장도 활성화 해야하고, 신문찌라시에서 허구헌날 쏟아내는 왜곡에도 대응해야 하고.... 하나만 제대로 하려해도 현재 중게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진이 빠질겝니다.
좀 더 중장기적인 대안은 <온라인 대토론> 에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