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벌어지고 있는 광우병 반대 촛불집회에 자주 나가곤 한다.
카메라를 들고 몸으로라도 도와야 할 매체들이라면 데일리서프나 커널뉴스 사람과 정치 등에 가끔 사진도 제공하고, 때론 라디오21과 현장에서의 인터뷰도 가끔 하니 기자 아닌 기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이 참에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라 기자증을 발급받을 예정이다. 머릿수 채워주고 소식도 전해주고, 이에 더해 우리 사회의 큰 변화를 몸으로 느낀다고 할까? 이 경험을 우리 정치권에 알려야 하겠다는 생각에 웬만하면 빠짐없이 나갈 생각이다!
어제까지 두 번을 프락치로 몰려 곤욕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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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락치 하면 유시민 장관의 항소이유서가 떠 오르는 내가 한 순간에 프락치가 되어 버린 것이다!
지난 날 독재 정권의 프락치 공작은 운동권에서 수많은 분열을 만들었다. 운동권에 접근하여 프락치 활동을 강요하는 것은 물론 의문사의 원인, 자살, 급기야 피해 의식에 엉뚱한 사람을 구타로 사망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도 한 것이다.
며칠 전, 신촌에서의 촬영을 마치고 청계광장에 마지막으로 들렸을 때 취객과 소동이 나는 현장을 보면서 취객이 의심스러워 일단 얼굴이나 기록해 두자는 생각에 한 장 촬영하는 순간 내 주변을 수십 명이 에워싸는 소동이 벌어졌다. 주변에는 몇 분의 노사모 회원들도 있는 상태였고 이분들이 극구 아니라고 설명하는 가운데에도 내 딸의 나이 정도로 보이는 여성이 반말까지 서슴지 않는 무례함을 자랑하는 가운데 나는 곤욕을 치른 것이다.
“그렇게 사진에 얼굴이 드러나는 게 두려운가?”
“왜 여기에 나왔는가?”
“설령 경찰 채증이라 할지라도 무엇이 부끄러운가?”
등등의 나의 반문에, 올바른 민주주의를 위해서? 또는 대다수 국민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고자? 라는 이념적 토대 위에서의 답변을 기대했던 내가 우매한 것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살려고 나왔다” 라는 답변만은 지금도 내 귀에서 떠나지 않는다!
어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도 소동이 벌어졌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한 사람을 에워싸고 프락치 소동이 난 것이다.
촬영하던 중에 라디오21과 현장 상황을 전하는 인터뷰를 해서 정확한 상황을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인터뷰가 끝나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 보니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한 사람이 프락치로 지목 받았고, 그는 기자라고 변명했으며, 어디 기자냐는 질문에 오마이뉴스 기자라고 했다가, 기자증을 제시하라는 요구에 결국 동아일보 기자라고 실토했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기자증은 아니지만 동아일보 사원증을 내 보이는 가운데 사람들에 몰려 도로 가드레일 위로 피신하는 상황이었고 사람들은 기자로 위장한 프락치라 소리치는 상황을 촬영하던 중에 난데없이 나에게도 또 소동이 벌어졌다.
촬영 중에 옆에서 누군가 “또 나오셨네요?” 하기에 돌아보니 며칠 전 청계천에서의 프락치 소동 중에 보았던 여성 한 분과, 그날 함께 있었던 남성 한 분이 나를 보며 건넨 말에 이미 오해가 풀린 사이라는 생각에 반갑게 인사를 건네던 나에게 남성분이 아직도 프락치 하냐고 갑자기 떠드는 것이었다.
그 소동이 있던 날, ‘사람과 정치’의 김태일 기자가 확인해 주었고, 그들은 기자증도 못 믿겠다면 노트북을 켜고 사이트까지 확인한바 있음에도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것이고, 이번에는 내 주변 사람들이 국회의원 보좌관 명함까지 보이면서 내 신분을 확인해 주는 상황이 되자 그 남성은 주변 몇 사람들을 지목하면서 프락치라고 소리치는 상황 속에 내가 아닌 여러분 중의 누가 들어 있다 상상해 보기를 권한다.
경찰의 채증 촬영이 겁나면 시위 현장에 있어서는 안 된다.
기자의 카메라에 얼굴이 드러나는 것이 싫으면 시위 현장에 나서서는 안 되는 것이다.
여러분은 무엇을 위해 밤 거리에 나와 사법처리를 각오하면서까지 경찰과 대치하는가?
맞다. 살고자 나온 것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살자는 마음은 4천8백만이 모두 똑 같은 것이기에 오늘날 촛불집회에 서로 손잡고 나선 여러분은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존경 받을 자격이 있다.
여러분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먼저 인식하고 나선 민주시민이고, 이에 따른 희생을 각오를 하고 나섰던 그렇지 않던 간에 이미 수백 명의 사람들이 작지만 사법적인 처벌을 받았으니 희생은 이미 발생한 것이며,
남이 해 주기를 바라기 전에 내가 나서 바꿔보자는 욕구가 바로 민주주의 운동인 것이라면 여러분은 이미 민주주의 운동에 나선 각성한 시민인 것이다!
우리 사이에 프락치는 없다!
시위 대열에 경찰이 사복을 하고 채증을 한다고 이를 모두 막을 수도 없는 것이고, 비열하게도 기자를 가장하여 우리의 모자람과 실수, 혹시나 생길지 모를 부정적 사진 한 장을 만들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것이 두려워 서로를 불신하게 되면 모두가 패배할 것이다.
나에게는 또 하나의 관심거리가 생겼다.
바로 그 남성과 여성을 찾아 신상을 캐보는 일 말이다!
여러분은 이제 누군가가 특정인을 지목하여 프락치라고 소리지르면 그 사람부터 의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프락치는 여러분과 같은 시민 속에서 작업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이 촛불집회의 집행부인가?
여러분 모두를 스스로 되짚어 보라, 도대체 이 촛불집회의 집행 계획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게 얼마나 있는지 생각해 보면 해답이 나온다.
여러분 속에 혹시 채증을 위한 경찰의 활동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보를 캐낼 프락치는 없다. 다만 있다면 불신을 조장하여 분열을 일으키려는 프락치 공작조가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