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대학동기를 시청앞 광장에서 정말 한 3년 만인가 4년만에 만나서
너무 반가워 함께 시위 행렬에 참여했습니다. 대열을 따라가다 친구가 전화 통화를 해야 해서
잠시 종로 서적 옆 골목 조용한 곳으로 빠 져서 친구가 전화 하는 동안 저는
대열을 지켜 보며 기다리고 있었지요.
그런데 왠 50좀 넘어 보이는 남자 두 분이 저를 가리키며 까딱 까딱 손 짓을 하며
(손가락질이 순간 기분이 나쁘게 느껴졌어요.) 이리 오라는 거에요.
무심결에 왜 그러나 하고 다가가보니 다짜고짜 대체 뭐가 불만이라서 이 야단들이냐는 거에요.
참 나 어이가 순간 확 달아나더라고요. 지금 대한 민국 사람들 중에 뭔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말로 몰라서 묻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참나 내가 만만해보이나 이게 왠 시비람!
마침 제가 경향신문을 가지고 있었기에 농림수산부 직워 또 양심선언 일면 기사를 일단
들이대고 " 눈이 있으면 똑똑히 보시라고 좀 읽어보세요! 전 세계 117개국 중에서 우리 나라와 같은 식으로 미친소를 무차별 수입개방하는 나라가 있으면 아는 데로 말 해 보세욧! 그렇게 안전
하다면 왜 유럽연합은 미국소를 일절 수입하지 않는거냐. 왜 일본은 20개월 미만만 수입하느냐.
우리가 필리핀 멕시코 국민들만 못한 이따위 소고기를 꼭 이딴식으로 먹기를 강요 받아야 하느냐.
개네들도 30 개월 이상 수입 안 한다. 필리핀이 미국소 수입해 봐야 300톤 말레시아 기껏 6000
톤 우리 나라 23만 9천톤이다. 미국 쓰레기소는 우리가 다 수입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시민광장 회원 분들 다 아는 얘기 여기 까지 일단 한 숨도 안 쉬고 얘기 하니까
듣고 있다가 한다는 소리가 자기가 내 아버지 뻘 되는데 말하는게 싸가지가 없다는
거에요. 순간 더 열받음. " 뭐욨! 당신이 어떻게 해서 내 아버지야! 할말 없으면 이런 사람들은 꼭 이런식으로 얘기 하더라. 웃껴 진 짜. 이봐욨 !! 내가 애가 셋 이거든요. 중1, 초2 , 초1
내가 여기 내쌔끼들 쓰레기 먹지 못하게 할려고 왔거든요? 나이만 먹으면 다야? 모르면 배우고 인터넷 검색도 하고 생각 좀 하고 사세욧!!"
뚜껑 열려서 이런 인간들 무서울 것도 없고 또 그많은 시위대가 뭔 일 나게 두지도 않을 것이고
댐빌 테면 함 해보자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벌떡 일어나서 절 휘어잡을려고 하잖아요.
잡히면 잡혀야죠. 제가 키도 작고 몸짓도 작으니 맘 먹고 휘어잡으면 저 같은건 그냥 한 방에 갑니다. 이럴때 방법은 두 가지 도망가던지 아니면 맞던지.
속으로 " 때리기만 해봐라! 실컷 맞아주고 절대 합의 안 해준다. 넌 콩밥이야" 이러고 있었죠.
제가 뭘 잘못했다고 도망을 갑니까 ? 존심이 있지!
그런 데 마침 그때 전화 통화끝내고 나타난 친구가 절 나꿔채다시피 대열로 끌고 들어왔어요.
대열로 일단 들어 오니까 더 쫒아 오지 못하고 슬금슬금 뒷걸음질로 가더라구요.
저 더욱 의기 양양 해서 두 눈 똑바로 보고 "당신은 궁민이고 난 국민이야! "
고래 고래 소리질렀죠. 아 휴 참 아직도 이런 분들 많을 테죠?
대열 행진 하면서 열 받은 거 좀 가라 앉히니 좀 후회가 되더라구요. 그 두분의 중늙은이
손 붙잡고 몇 시간이라도 얘기 할 수 있으니 우리 저 행렬 따라가면서 심도 있게 이야기 좀 해 보
자고 할 걸... 그 들은 또 내일도 모레도 그 모양으로 영혼을 놓은 상태로 살아 갈텐데..
측은해라. 같이 걸으면서 조분 조분 얘기 해 줄걸.. 내가 너무 흥분만 했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둘.
다음 날 (30일) 오전 버스 안 .
어느 머리가 허연 할아버지 께서 신문을 열독하고 계시더라구요.
아 나도 신문 나올 때 가지고 나올껄 후회 하면서 힐끗 보니 제목이 좀...
" 정부 쇠고기 고시 미국 광우병소 생기면 즉각 수입 중단 확정 명문화!!" 잉??
저거 아닌데 미국 하고 협의하고 어쩌고 저쩌고 해야하고 그럴려면 며칠이 걸릴지 몇 주
몇 달이 걸릴지 모르는 거고 그러는 동안 수입은 계속 되는 건데? 내가 잘 못 알고 있나 ?
눈이 많이 나쁜 편이고 안경도 안 쓰고 다니는 지라 눈에 힘 주고 얼굴 찌푸리며 인상을 쓰면서
상단 신문의 이름을 보니 아니나 다를 까 죄선일보...
참 제목 뽑는거 봐라 참 예술이다.
입이 근지러워 못 참겠어서 할아버지에게로 접근 뭔짓 (?)을 좀 해볼려고 하는데
할아버지 신문을 접으시고 하차하심.
아 진짜 속상하더라고요. 제가 그때 경향 신문만 가지고 있었더라면 " 할아버지 그거 보셨으면 저 하고 좀 바꿔 보실래요?" 하고 최대한 상냥한 목소리로 평소와는 다른 아~쭈 다른 가식적인
코 맹맹이 목소리로 할아버지 한테 작업 좀 해보는건데..
아 참 쩝 아쉽더라구요. 그 분도 아주 굳건하게 죄선일보의 교리를 신봉하실텐데..
다른 견해는 접할 기회도 없으실 테고...
낼 부터는 아침에 나올 때 꼭 경향 신문 가지고 타고 사람들이 잘 볼수 있게 일부러
떡 펼쳐 놓고 봐야지 하면서 뒷북 쳤습니다.
연일 계속 되는 시위에 나이가 나이인지라 참 체력이 딸리누만요.
그래도 뭐 될때까지 해야죠. 별 수 있나요. 시민 광장 회원 여러분 힘내세요.
저도 힘 닿는데 까지는 해볼려구요. 제 힘이 큰 도움이 될런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이 글 읽으시는 분 들 중에 혹시 동작 광장 회원분 계시면
한 번 연락 주세요. 우리 시청에서 얼굴들 좀 뵜으면 좋겠어요. 핸 번은
서울 동작 광장 토론 게시판에 올려놓았습니다. 시민의 숲님 글 읽어보세요.
이상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