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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닫이 문
별천사 | 2009-01-19 14:49:42 | 조회 1388 인쇄하기
http://www.usimin.co.kr/30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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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처럼 추운 날은 의자보다 온돌이 좋습니다.
따끈따끈한 바닥에 앉아 점심을 먹다 보면
온 몸이 나른한 게 그냥 눌러 앉고 싶어집니다.
덩달아 점심시간도 방석 밑에 퍼질러 앉아
늘어 터지긴 마찬가집니다.


총총 걸음으로 사무실에 뛰어 들다
그만 자동문에 헤딩하고 말았습니다.
올들어 두번째입니다.
반사 신경이 예전만 못하다는 증거겠죠.
순간 별 1004개가 번쩍거렸습니다.
 

어린아이 같았으면 문을 가리키면서 그랬을 겁니다.
"엄마! 땠지해줘"
자기는 가만히 있는데 문이 때렸다는 거겠죠.
어쩌면 정채봉 시인도 이런 마음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시:정채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 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 보고
숨겨 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이거 남에게 이야기 할 수도 없고
부어 오른 이마를 만지다 보니
지동문이라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즈음 웬만한 빌딩들은 모두 자동문이라
구태여 손으로 여 닫을 필요가 없습니다.
손으로 문을 열고 닫을 때에는
누군가 뒤따라 오는 사람이 없는가 살피게 되고
때로는 문을 잡은 채 기다려 주기도 합니다.
고마움 때문에 전혀 모르는 사람도
서로 간에 눈인사 정도는 나누게 됩니다.


문을 열어 주고 잡아준다는 행위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사람냄새 맡으며 살 수 있었는데
효율성으로 덧칠한 인간의 욕망 때문에
이런 최소한의 배려마저 쉽게 버리고 맙니다.


새로운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가끔 옛 것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의미의 새로움'을 얻기 때문이죠.
단지 경첩 2개로 자신의 몸무게를 지탱하고 있는
여닫이 문을 보십시오.
그 인내심을!


이제 그만들 하세요.

 

     

덧글쓰기 | 전체글 16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비밀의 화원  

오늘 늦게 나오면서 생각을 해 봤습니다

치열하거나 힘든 삶의 와중에

시와 문학을 알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일 수 있을지 ..
09-01-19

아름공간  

별천사님의 글은 항상 너무 어려워요 ㅎㅎ
이번 건은 집행부가 중앙위 결정사항을 즉시 게시판에 올려 줬더라면 추가적인 논란을 피할수 있었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좀 남습니다. 결정은 났는데 괜시리 피튀기며 싸우는거 그리 유쾌하지 않더군요. ㅎㅎ
09-01-19

포세이동  

중앙위 하기도 전에 난 분란을 어떻게 빨리올리겠습니까
09-01-19

아름공간  

전 어제나 그제밤을 말씀 드리는거 랍니다. 운영위 끝난후를 뜻하는거 랍니다.
09-01-19

ㅎㅎ  

ㅋㅋㅋㅋ
포세이동.님많이늙었을것같애요.
09-01-19

지예사랑  

여러가지를 생각케 한다.

이 정신없는 와중에 "참 씁쓸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에 이어
"새로운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라는 글을 쓰시니

아~ 예날이여~라는 노래도 생각이 나고...
박정희를 사모하는 사람도 생각이 나고...
09-01-19

지예사랑  

다시한번 또한번 읽어봤다.

잘 모르겠다....왜....왜....왜...
09-01-19

배려  

문을 열어주고 잡아주는 배려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09-01-19

비밀의 화원  

하하하
별천사님의 글이 님을 긴장하게 하는 가 보군요.

여닫이 문의 철학
배려라는 측면에서 사람을 훈훈하게 하지요

물론 혼자 여닫아야 하는 수고스러움도 존재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자동문은 가끔 부딭히게도 하고 인간적인 부분이 없슴을 한탄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요..

그런것을 풍류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그런 것을 여기서 볼 수 있으면 좋지요..

다만 전 개인적으로 사이언스적 혹은 논리적인 부분이 강해서 그런 생각을 자주 하지는 못합니다.
다른 말로 현실적이라고 해야 하나 ?

세상의 흐름을 보면 자동문은 그 점점 더 많이 생기게 되겠지요 ...

보다 효율적이고 장애인들이나 여러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는 인간적이지 않을 지 모르지만
더 많은 편의와 삶의 편리함을 주기 때문이겠지요 ..

두가지를 다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이라는 것이 언제나 두가지를 볼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
그래서 시나 대화가 사람들을 풍요롭게 하는 것 같습니다
09-01-19

푸른바위  

아마 다들 지쳐서 그럴 겁니다. 우리도 언제 푸닥거리 한 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음 속에 있는 살기,원한,원망,미움,시기,질투 이런 부정적인 감정의 찌꺼기를 다들 날려 버리고 사랑의 마음으로 하나됨을 위하여...

정채봉님의 아름다운 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정채봉님의 시집 들쳐 봤습니다. 우리에게 도움될만한 시 몇 개 저도 올립니다.

사랑을 위하여
정채봉

사랑에도
암균이 있다
그것은
의심이다

사랑에도
항암제가 있다
그것은 오직
믿음.


나의 기도
정채봉

아직도 태초의 기운을 지니고 있는
바다를 내게 허락하소서
짙푸른 순수가 얼굴인 바다의
단순성을 본받게 하시고
파도의 노래밖에는 들어 있는 것이 없는
바다의 가슴을 닮게 하소서

홍수가 들어도 넘치지 않는 겸손과
가뭄이 들어도 부족함이 없는
여유를 알게 하시고
항시 움직임으로 썩지 않는 생명
또한 배우게 하소서.
09-01-19

무극이아빠  

항상 별천사님의 글을 읽다보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09-01-19

아랑아빠  

고맙습니다.
난장판이 된 게시판에서 빛나는 별을 봅니다.
09-01-19

그림자정부  

언제 읽어봐고
별천사님의 글에는 뭔가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09-01-19

별팬  

여닫이문하니까 여러곳에서 인용하는 죠하리의 창이 생각나네요
문을 여닫을때 겹치는부분과(타인과공유하는) 그렇치 않는부분을 한 예로써
상호간의 열린 마음의 크기를 재보는 죠하리의 창
광장인 모두가 겹쳐지는 창이 점점 커지기를 기대해봅니다.
09-01-19

통깨  

항상 그 자리에 계셨군요...잘 지내시지요? ^^*
09-01-19

SoWhat  

잠금장치가 없는 여닫이 문은 내가 앞으로 민 거리만큼 뒤로 다시 열리죠.
작용과 반작용처럼...
09-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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