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처럼 추운 날은 의자보다 온돌이 좋습니다.
따끈따끈한 바닥에 앉아 점심을 먹다 보면
온 몸이 나른한 게 그냥 눌러 앉고 싶어집니다.
덩달아 점심시간도 방석 밑에 퍼질러 앉아
늘어 터지긴 마찬가집니다.
총총 걸음으로 사무실에 뛰어 들다
그만 자동문에 헤딩하고 말았습니다.
올들어 두번째입니다.
반사 신경이 예전만 못하다는 증거겠죠.
순간 별 1004개가 번쩍거렸습니다.
어린아이 같았으면 문을 가리키면서 그랬을 겁니다.
"엄마! 땠지해줘"
자기는 가만히 있는데 문이 때렸다는 거겠죠.
어쩌면 정채봉 시인도 이런 마음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시:정채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 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 보고
숨겨 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이거 남에게 이야기 할 수도 없고
부어 오른 이마를 만지다 보니
지동문이라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즈음 웬만한 빌딩들은 모두 자동문이라
구태여 손으로 여 닫을 필요가 없습니다.
손으로 문을 열고 닫을 때에는
누군가 뒤따라 오는 사람이 없는가 살피게 되고
때로는 문을 잡은 채 기다려 주기도 합니다.
고마움 때문에 전혀 모르는 사람도
서로 간에 눈인사 정도는 나누게 됩니다.
문을 열어 주고 잡아준다는 행위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사람냄새 맡으며 살 수 있었는데
효율성으로 덧칠한 인간의 욕망 때문에
이런 최소한의 배려마저 쉽게 버리고 맙니다.
새로운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가끔 옛 것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의미의 새로움'을 얻기 때문이죠.
단지 경첩 2개로 자신의 몸무게를 지탱하고 있는
여닫이 문을 보십시오.
그 인내심을!
이제 그만들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