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우니 안 될 가능성은 많지만, 상상해보는 것만 해도 즐거운지라 잠시의 즐거움이라도 누리시라 제안해봅니다. 아래 30663번 글에서 '유티즌 대번개'를 보고 힌트를 얻었다고나 할까요?
우리끼리 싸우느라 지칠 지경인데 2월엔 첨맘님 모시고 유티즌 대번개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간 집필하신 책이 2월에 나온다니 연계하여 행사를 만들어 볼 수도 있겠고요. 이건 비용이 많이 들 터이니 그냥 바람만 적어보고요.
비용 덜 들고 함께 어울릴 일 없을까 머리 굴리다가 생각해낸 것이 '정월 대보름'이었죠. 오는 2월 9일(월)이 정월 대보름이네요. 그러니 일요일 오후쯤에 모여서 윷놀이(일명 '척사대회') 한 판 하는 거 어떻겠습니까? 장소는 대관료 필요없는 곳. 공원이나 운동장이나 고수부지나 등등. 추워서 안될까요?
예전에 우리 부모님들은 정월 어느 날을 정해 마을 사람들이 모두 큰 마당(동네 회관 마당이나)에 모여 하루 종일 윷놀이를 했었지요. 그 날은 동네 잔치와 진배없었죠. 어떤 방식으로 편을 나눴는지는 모르지만, 두 편으로 나눠서 거의 모든 동민들이 참여를 했었습니다.
아, 제 기억에 이 날은 '동네 잔치'라기 보다는 '어른들의 잔치'였습니다. 이 날의 윷놀이에는 "애들은 가라!"가 적용되었으니까요. 이 날 아침이 되면 동네 어른들 몇 분이(우리로 치자면 '일꾼'쯤 되는 사람들) 가가호호를 방문합니다. 그러면 집집마다 뭔가를 내놓더군요. 기억도 흐미하고 어릴 땐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부모님께 자세히 여쭤보지 않았던 것 같네요. 뭘, 어떤 기준에 의해 거두는 건지? 그저 집에 있는 것 중 자기 먹을만큼 내놓는 건지, 쌀 몇 홉, 김치 몇 쪽, 배추 몇 잎, 무우 몇 개 정해서 내놓는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렇게 거둔 것으로 하루 종일 먹고 노는 것이었습니다.
한 쪽에서는 어머니들이 솥뚜껑을 뒤집어 배추 부침개도 부치고, 솥단지 걸어놓고 뜨끈한 국물도 끓이고, 또 한쪽에서는 아버지들이 막걸리잔도 기울이고, 마당 가운데는 큰 멍석을 깔아놓고 양편에서 힘껏 윷을 던지는 풍경이었죠. 선수가 윷을 던질라치면 어김없이 윷판을 둘러싼 각 진영의 응원 추임새 또한 흥겨웠습니다. 이 쪽에서 "모야! 윷이야! 큰 사리야!" 외치면 저 쪽에서는 "때야, 때야(우리 시골에서는 '도'를 '때'라고 불렀답니다.^^)!" 혹은 "때롤, 때롤~!" 하며 목청을 높이는 모습이 평소의 부모님들과는 영 딴판이었지요. 1년 내내 농삿일에 지쳤던 그들에게 농한기면서도 이제 곧 또 농사를 시작해야 하는 이 시기에 1년의 고단함을 씻으면서 또한 새로운 1년을 시작할 힘을 충전하는 행사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웃간에 소원했거나 티격대던 사람들도 한데 어우러졌으니 마을의 단합이 되는 행사이기도 했을 테구요.
우리도 이런 행사 한번 해볼까요? 각자가 준비할 수 있는 만큼 먹을 것이든, 상품이든 준비해서 모이는 거죠. 멍석이 없으면 어떻겠습니까? 땅바닥에 금 그어놓고 하면 될 것을. 윷짝 몇 벌에 바둑알이든 단추알이든 말과 말판만 준비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 정도 준비하는 건 중앙에서도 지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뭐, 꼭 하자는 것은 아니고 상상해보니 이런 일도 있을 수 있겠다, 즐겁구나... 하는 차원에서 시시껄렁한 야그 좀 했습니다. 근디 우째, 다섯줄 정도로 생각한 내용이 일케 길어졌대유? 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