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아 다시 컴앞에 앉았습니다. 왜 이리 잡념이 많이 생기는지요? 저도 많이 함몰되었나봅니다. 이런 저런 노파심, 걱정, 우려 등.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게 뭐냐면, 저는 '욕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해보겠다는 욕심, 내가 지키고 있어야 한다는 욕심, '사랑한다면 책임져라'는 슬로건도 있었는데 사랑(3기 지지)했으니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욕심, 내가 방어해야 한다는 욕심, 나 아니면 다른 사람은 싸워줄 것 같지 않다는 욕심 등. 어떤 것은 '욕심'으로 표현하기가 어울리지 않겠지만.
하지만 알고 보면 한낱 기우란 겁니다. 나 아니라도 나를 대신할 사람은 널리고 널렸단 거죠. 그런데 내 자신이 그걸 인정하지 않거나 인정하면서도 스스로의 안달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다는 거죠. 그래서 이해가 됩니다. 과도한 문제 제기를 한다며 비판받는 분들도요. 그 분들 입장이 저와 다르지 않은 거죠. 시민광장을 지켜야 하는데 누군가 말아먹을 것 같고, 내가 나서지 않으면 변질될 것 같고 등등.
이러면 어떨까요?
"곰장어 구워놓고 떠납니다."

이 그림 생각나지 않으세요? 예전에 별천사님이 "곰장어 구워놓고 떠납니다"란 제목으로 글을 올리면서 함께 올려주셨던 그림입니다. 첨부했던 안도현의 시(곰장어 굽는 저녁)를 뺀 그 글의 끄트머리는 이렇게 되어있었죠.
나만 알고 너를 모르는 일상은 나를 숨막히게 한다.
어느새 내 목소리도 소음이 되어 버렸다.
멀리 떠납니다.
곰장어 구워 놓고 갑니다.
한 점씩 드시면서 씁쓸한 마음을 정리하십시오.
11월 3일에나 뵙겠네요.
우리도 이런 풍류(?)를 한번씩 즐겨보면 어떨까요?
이제 2월입니다. 시간은 빨리 지나갔지만, 시민광장의 한달은 참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불쌍한 시민광장, 많이 지쳤겠구나. 잘 참고 가노라면 꽃단장도 되고 노랫소리 울리는 멋진 광장이 되지 않겠니?'
새 집행부가 출발은 했지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집행부 구성이 어떻게 되었는지 보고가 올라오지 않고 있습니다. 기다리면서도 답답한 분들 많은 줄로 압니다. 저도 그 중 한 사람입니다.
이젠 까발려야겠습니다. 한다리 건너 들었지만, 집행부 구성이 제대로 잘 안되는가 봅니다. 아주 안좋은 상황임에 틀림없습니다.
능력도 없으면서 지도부에 나섰다고 막 성토하고 싶으시죠? 능력 없으면 이제라도 그만두고 물러나라고 하고 싶으시죠? 작년에도 용감하게 그런 얘기 한 사람이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이번에는 그 때와는 시기상으로도 다르고 좀 다른 상황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시민광장은 이런 곳입니다.
"참여의 약속"
"시민광장"은 유시민을 믿고 지지하는 유티즌들이 스스로 회원으로 참여하여 운영하는 참여시민네트워크로서, 회원들의 소통과 친목을 도모하며 유쾌하고 자발적인 참여민주주의 문화를 확산한다.
회원 참여가 없으면 운영을 할 수 없는 곳입니다. 집행위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집행위원장이 전지 전능하여 혼자 이끌어가는 곳이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집행위원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회원들이 많지 않답니다. 중앙의 일꾼이 되기를 꺼리는 현상이 일어난 겁니다. 왜일까요? 집행위원장에 대한 불신 때문일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선거에서 이기고 집행위원장이 될 수 있었을까요?
추천받고도 고사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자유롭고 싶다'는 것 같습니다. 중앙 일꾼으로서 받아야 하는 시선과 압박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는 거죠. 자유롭게 글을 쓰고 싶은데 중앙 일꾼이 되면 일꾼 타이틀 때문에 안경 하나 더 걸치고 보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는 거겠죠.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저는 그 원인을 지난 연말 상근자 논쟁부터 찾아봅니다. 상근자도 집행위원으로 인식되면서 집행위원에 대한 관심이 커졌죠. 집행위원장 소관이라 2기 때까지는 집행위원 개인에 대한 관심은 그다지 없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새해가 되어서도 쭉 이어져온 게시판 논란을 보며 집행부 일꾼 해봤자 맨날 욕만 들을 것 같은 분위기에 다들 머리를 흔드나 봅니다.
가끔 슬픈 댓글도 봅니다. '얼마나 잘 하나 두고 보자, 집행부 구성도 못하는 것들이... '
시민광장은 하나입니다. 나의 시민광장이 따로 있고, 너의 시민광장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시민광장을 사랑한다면, 아니 그에 앞서 유시민을 사랑한다면 시민광장을 잘 키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럴려면 '얼마나 잘 하나 두고 보자'는 마음가짐은 절대 가져서는 안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회원 여러분, 3기 집행부를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조금이라도 남보다 더 시간을 내실 수 있는 분이라면 집행부에 지원해주시기 바랍니다. 2기에 참여하셨던 분들도 지원해주시면 더 좋지 않을까요? 경험과 혁신과의 조화를 통해 더욱 더 안정되고 화합되고, 발전하는 시민광장이 되길 원합니다. 우리 모두의 바람 아닐까요?
저는 어렵지만 제 옆에 있는 사람한테 집행부에 들어갈 것을 권유했습니다. 지난 연말에 집행위원으로 추천받고 요청받고 했을 때는 제가 강력히 반대했지만, 이제는 무슨 욕을 얻어 먹을지 몰라도 떠밀게 되었네요. 다른 분들도 좀 떠밀고 떠밀려서 중앙 일꾼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손으로 가꾸어나갈 시민광장이잖아요. 그리고 특별히, 탈퇴하신 초록뱀님은 이제 30일 이상 경과되었으면 가입해주시고 하고자 했던 일꾼도 맡아주시기 바랍니다.
이 모든게 박 무 대표님을 위한 일도 아니고, 성난대추 집행위원장을 위한 일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는 유시민님을 위한 일입니다. 제발, 시민광장을 위한 유시민이 아니라 유 시민을 위한 시민광장이 되길 바랍니다.
p.s.
집행부 대변인도 아니면서 오지랖이 넓어 죄송합니다. 그저 유시민을 사랑하고 유티즌을 사랑하고 시민광장을 사랑하는 오지랖이라서 그러려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홀가분하게 곰장어 구워놓고 떠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