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위원 님들께
중앙위 징계결과가 나왔습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저는 시민광장의 1인으로서, 피해자로서 결과는 결과니까 결과로 받아들입니다. 3분의 2 찬성 - 이란 말에 어떤 님이 유권해석해 놓은 것도 보았습니다. 제명보다 1개월 자격정지 안이 1명 더 많아서, 많은 쪽을 기준으로 일부 위헌 판정이 나왔다는 그 기준으로 처리한 것인가보다 이해했습니다. (아래 대표님 글보니 규정이해를 잘못했다고 하셨네요) 어쨌든 이로써 시민광장 안의 절차를 통한 처리는 일단 한 셈입니다. 그러나 후폭풍이 무섭군요.
중앙위 결론이 1개월 자격정지입니다. 대표님으로부터 결과를 전해 듣고 가장 걱정되는 것이 이번 건이 차후 발생하는 '악플에 대처하는 시민광장의 자세'의 선례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이 결과를 놓고 게시판이 '얼마나 더 시끄러워질 것인가' 였죠. 아니나다를까, 이번 결과에 아쉬움을 표현한 댓글에 또 누가 쌍욕을 달았더군요. 결과 발표후 며칠이 흘렀건만 게시판은 진정되는 기미도 없고요.
중앙운영위원 한분 한분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후폭풍은 시민광장이 고스란히 떠맡게 된 것 같습니다. 만인을 만족시키는 결정은 없다니까 어쩌겠습니까. 시끄러움 또한 조직에서 거쳐 가야 할 과정으로 받아드릴 수 밖에요.
- 시민광장 님들께
직권삭제 요청이 아닌 신고까지 가게 된 것은 일종의 경종이 되길 바라서였습니다. 최소한의 룰도 없이 달려가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우리가 도대체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 사건이 스스로를(당연히 저 자신도 포함)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랐습니다. 또한 물리적 약자인 여성회원에 대한 보호차원에서도 과정이 괴롭더라도 회피할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2기 때 박무 님을 지지하지 않은 원죄(-_-)와 연결될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이제 이번 결론으로 개인도 보호못하고, 전체도 무방비광장으로 변할 수 있는 길을 선례적으로 열어 놓은 것은 아닐까 다소 착잡합니다. 향후 풀어 내야 할 우리모두의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본 건에 대한 결정은 내려졌습니다. 서두처럼 저는 결과를 받아들입니다. 결과 자체에 대해선 더 이상 왈가왈부 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이번 건을 사례로 규범상, 정서상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탈적 행위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시민광장 다움'일지 내면적으로든 시스템적으로 고민하는 일은 남은 것 같습니다. 생산적 결론을 위한 논쟁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더 이상 가해자와 피해자 이름은 거명되지 않길 희망합니다.
- 용서에 대하여
그림자 님에게 용서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은 제가 독하다는 분도 계시더군요. 저는 처음부터 시스템으로 진행하고 싶었을 뿐, 이 건을 개인에 대한 원망이나 개인에 대한 안티문제로 갖고 가지 않았습니다.
또한 제가 떠나는 분에게 '용서합니다'란 댓글을 달았다 해도 후폭풍없이 조용히 수습되진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차피 게시판은 저 개인의 용서표명과 관계없이 운영위 결정에 대한 찬반논쟁이 벌어졌을 테니까요. 공개된 장소에서 공개된 게시판을 통해서 벌어진 일은 공개된 게시판을 통해서 마무리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믿는 사람들까지 제가 설득할 방법이 있었을까요. 오히려 제가 중간에 나섬은 불난 데 부채질 하는 격이 되었을 겁니다. 대표,집행위원장 님의 입장표명이 먼저 나오길 기다린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개인으로 돌아오면 한없이 유약한 존재였기도 합니다. 1월 23일인가 24일인가 사건이 중앙위로 넘어가고 하룻만에 중게를 통해서 가해자 이름이 터져 나왔을 때 시민광장에 한바탕 회오리가 이는 것을 보고 제 나름대로 간신히 사태를 선 수습(?)하고(경과보고 올림), 게시판을 지켜보다가 저녁 늦게 집행위원장 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통화의 요지는 이랬습니다.
'이 사안이 중앙위로 넘어간 상황에서 돌발적으로 그 분 이름이 돌출되었다. 이에 본인 스스로 잘못을 시인하고 떠난다고 한다. 사전조율할 때는 아니라고 극구 부정하다가 왜 이제야 저렇게 인정하는지 참으로 곤혹스럽다. 그렇지만 가해자의 인권이란 말도 있는데 이름이 노출된 채로 중앙위에서 징계기간을 일주일씩 가져가는 것은 너무 비인간적인 것 같다. 아무래도 중앙위 결과가 나오는 동안 이 사람 저 사람 입에 계속 오르 내릴 것이고 그러면 그 분도 나도 더욱 힘들지 않겠는가. 이 건은 결론이 이미 나왔으니 집행위원장 님이 중앙위 징계여부를 기다리지 말고 바로 지금 마무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그 분도 그게 편치않겠나.'
이 것이 용서의 마음인지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그 분 이름이 막상 공개되었을 때 제 마음은 후련함이 아니라 매우 불편하고 착잡했습니다. 이게 서로 못할 짓이구나,,,,하는 생각. 나중에 여러분들이 지적해 주시지 않았어도 저는 가해자의 입장을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마음과 입장은 어쩌면 백지한장 차이가 아닐까요. 그 한장의 차이가 또한 극과 극이지만 말입니다...
집행위원장 님은 '나도 속상하다. 그러나 그림자 님 건이 울프 님 건과 함께 올라와 있고 차후를 위해서도 이번 일은 시스템 적으로 계속 진행하는 것이 낫겠다' 고 하셨죠. 그리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아예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모를까,,, 그러나 상황을 회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건 개인적으로는 폭력에 대한 굴복이며, 시민광장으로서는 통제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방기함을 의미했으니까요. 전 정말 지독한 사람이었을까요.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겨두렵니다.
- 대표,집행위원장 님께
막상 저의 경우가 되고보니 완벽한 객관성을 유지하긴 쉽지않았습니다. 게시판을 볼 때 마다 마음이 아팠고 억울도 했고 흔들렸죠. 그러나 객관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개인과 조직원들을 원망하지 않고 터진 사건에 대한 위기관리능력만을 집행부에 요청했습니다. 과정에서 문제가 돌출될 때 마다 제가 먼저 길을 열을테니 뒷처리를 잘해달라는 부탁도 여러번 드렸고요.
그런데 왜 님들은 그렇게 길게 침묵하시고,,,그 사이 구성원들은 혼란과 분노 사이에서 갑론을박하고, 상처가 깊어지고, 겁이 너무 많은 분들이라 그런가, 맘이 약한 분들이라 그런가 싶기도 하고...좀 더 씩씩해지시길 권유드립니다. 향후 수많은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 나가시렵니까. 회원들과 공개적으로 더 많이 고민을 나누십시오. 그게 해법도 찾고 화합도 도모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집행위원장 님은 이 일 저 일 겹쳐 병도 나셨다더군요. 두분 모두 막후에서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 마무리 하며 모든 님들께
그 분은 떠나셨고 저는 남았고 결국 결지해지 하는 일만 남았는지라 마무리 글을 올립니다만. 조심스레 적어놓고도 다시 읽어 보니 제가 보아도 전 좀 드라이한 사람 같습니다. 딱딱한 언어가 편치 않으셨다면 사안상 그런 것으로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분란의 주인공이 된 점은 두고두고 죄송할 것 같습니다.
이 건에 대한 제 발언을 끝으로 '폐인,그림자 건'이란 사례는 마지막이 되길 바랍니다.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들(징계의 구분, 초기진화 문제 등)을 시스템 속으로 명확히 끌어 들이는 일은 별도로 논의되어도 무방하겠죠. 다만 '이' 사례로부터는 진도나갈 수 있기를......
하루이틀도 아니고 여러날 함께 맘 고생해 주신 유티즌 님들께 진심으로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낍니다. 좀 더 신중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