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노짱이 대통령에 당선되던날.... 전 대한민국의 희망을 보았었지요. 절대 부패한 절대권력들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내가슴속에 늘 진정한 깜량으로 생각해왔던, 그렇지만 절대 대통령엔 오르지 못할거라고 생각했던 분이 선출되었기 때문입니다. 무식하고, 겁많고, 힘있는 자에겐 고분고분했던 바로 그 바보같은 국민들에 의해서 말이지요.
노짱이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정치가 다 그런거지 뭐. 지들만의 게임에 국민들은 들러리 서는게 아니겟어? 국민을 위한 정치? 개뿔!!!! 지들 아쉬울땐 국민찾고 선거 끝나면 국민을 홍어 생식기 정도로 취급하는 넘들 주제에 국회의원이랍시고 어깨 힘주고 선거철 되면 또다시 굽신거리고.... 그 생활 반복하는게 정치인들 아니겠냐구.....
라는 생각으로 정치엔 관심 뚝!! 나만을 위한 생활.... 내 등이 따뜻하고 내 배만 부르면 만사 오케이. 데모하는 넘들은 왜 이렇게 시끄러운겨... 저런다고 세상이 달라지나? 등등의 시니컬한 방관자의 모습이었죠.
피를 흘리며 이룬 민주주의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으로 최종 열매를 맺는 것으로 보이면서 그동안의 방관자적 삶에 대한 미안함이 솟아오르데요. 왜냐하면 피 흘린 사람은 따로 있었지만 피의 댓가로 쟁취한 민주주의의 달콤한 꿀물은 나같은 방관자도 똑같이 맛보고 있었으니까요. 빚진 기분이었죠.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
그냥 방관자로 계속 지내도 삶에 전혀 지장이 없을듯 했지만 그동안 기득권을 누렸던 세력들이 노짱을 두들겨 패는 모습을 보며 위기감이 들더군요. 방관자로 계속 살다가는 어렵게 이룩한 민주주의의 단맛을 제대로 맛보기도 전에 또다시 암흑의 세계로 돌아갈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 말이죠.
방관자에게는 누가 권력을 잡아도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나만 불편하게 안하면 최고죠. 내 가족과 내 재산과 내 안위만 무사하면 늘 만사 오케이죠. 참 이기적이죠? 하지만 나에게도 일말의 양심이 있었는지 이번만큼은 나도 한몫 하고싶은 욕심(?)이 생기더이다. 무슨 욕심? 민주주의 완성에 눈꼽만큼은 기여했다라는 자부심을 가지겠다는 욕심말이죠. 누구말대로 남들 밥상 다 차려놓았을때 숟가락 하나 얹어 함께 식사했다는 눈총은 받기 싫다는 욕심 말이죠. 그 생각조차 나의 이익을 위한 이기적 욕심이었지만 ...... 그래서 찾은곳이 이곳이었더랬습니다.
이곳에 오기전에 이곳 사람들은 과연 어떤분들일까 궁금했습니다. 나름대로 예측하기를, 생각은 깊을것이고 말하기보단 들어주기를 즐기고, 보통사람들보다는 배려와 양보심이 많을것이고 억지스러움보다는 자연스러움을 지향하는 분들일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유시민을 지지하는 분들이었으니까요.
내가 하고싶은 주장이 있어도 상대방의 주장이 강하면 한발 뒤로 물러서서 열기가 식을때까지 기다려줄줄 아는 사람들일것이고, 격렬한 논쟁 끝에 감정이 상했을 경우는 누가 먼저라고 할것도 없이 바로 사과와 화해의 글이 올라와 대화하는 쿨한 분들이라 상상했습니다. 유시민은 그럴 분이거든요.
상대방의 헛점이 보이면 바로 달려들어 물어뜯는다거나 상대방이 나에 비해 지위와 금력이 앞선다고 판단하면 바로 깨갱하며 손비비는 한나라당스런 사람들과는 달리, 이곳에 계신분들은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배려심을 소지한 분들이고 강자의 횡포에 저항할수 있는 강직성을 지니고 약자에는 한없이 관용을 베푸는 멋진 분들일거라 생각햇습니다. 원칙과 상식을 지향하실분들일거라는 생각은 기본이었죠. 유시민 역시 그런분이라 판단했으니까요.
처음엔 무척이나 행복했습니다. 글올리는 분들의 생각이나 수준을 봐도 흐믓했지만 어눌하고 뻘쭘한 상태로 있는 초짜회원에게 많은 분들이 관심가져주고 배려해주고 토닥거려주는 모습에 내 예상이 역시 옳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 그동안 희귀족이라 생각했던 노무현과, 유시민과 사람들이 이곳에 다 모여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마치 소풍시절 보물찾기에서 보물쪽지를 발견한 초등학생의 심정이었다고나 할까요? 그랬습니다. 무척이나 설레이고 행복했던 순간이었음이 기억나네요.
2년여가 지난 지금 다시 방관자로 돌아가려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당선된게 신기하단 생각이 들만큼 전 지금 실망감과 더불어 좌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과연 이분들이 노무현과, 유시민과의 사람들인가? 라는 의구심도 들고 있습니다. 이슈가 없고 유시민 전의원님이 자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기엔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너무도 많습니다. 지난글에 말씀드린것처럼 한나라당과의 사람들과 구별이 안되는 글과 행동과 가치관이 뒤죽박죽 섞여있는 시민광장의 현재 모습이 저를 너무도 혼란스럽게 합니다. 더구나 그런 혼란을 야기한것 같은 사람들이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쓰는 글도 저를 미치게 합니다. 마치 한나라당 게시판에 와있는 느낌입니다.
이명박이 대통령 되었을때 느꼈던 좌절감은 지금 느끼는 좌절감에 비하면 조족지혈입니다. 왜냐구요? 비록 이명박이 당선 되었지만 좌절감을 희망으로 바꾸어줄 시민광장이 있었기에 소위 비빌 구석이라도 있었기 때문입죠. 하지만 지금 느끼는 좌절감은 정녕 희망이 보이지 않는 좌절감이기에 그 정도가 이명박 당선때의 그것에 비해 몇배 몇십배임을 느끼게 되네요.
그동안 나름대로 노력했습니다. 시민광장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주변에 시민광장의 가입을 권유하고 자랑해왔던 저 자신을 합리화 시키기 위해서지요. 제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습니다.
완곡한 설득도 해보았고, 회원탈퇴로서 항의표시도 해봤습니다. 돈이 말라가면 정신 차리겠지...라면서 CMS 해지로 협박도 했습니다. 보다보다 못해 성격에 맞지 않는 독설을 뿌리며 혼내보기도 했지요. 결국은 제풀에 지쳐 자포자기 상태로 눈팅생활만 한지 거의 1년.... 이제는 인내의 한계를 느낍니다.
죄송합니다. 저만 편하자고 방관자의 길을 택한것 같아서. 예전에 뜨거운 기간 지났다고 돌아서지는 말자고 댓글 달아주셨던 진아아빠님께 죄송합니다. 바라건데 제 마지막 글이 시민광장의 현재의 혼란을 수습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비록 저는 방관자로 돌아가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지낼거지만 여러분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겠지요.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여러분을 비난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조용히 말없이 관심 끊어버리는게 저에 대한 쓸데없는 오해와 상처를 빚지않는 좋은 방법임을 잘 알고 있으나 유시민을 지지했던 사람으로서 그분의 앞길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 없었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기에 혹시나, 단 한분이라도 저의 진심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지막 충정으로 올리는것이오니 여러분들의 이해와 관용을 바랍니다.
수정부는 이제 방관자로서 유시민을 지지하는 한표로만 세상을 살아가고자 합니다. 저와 같은 방관자들이 기어이 사고를 쳐서 노짱을 탄생시켰듯 대한민국의 수많은 합리적 방관자들을 설득하는건 여러분의 몫이겠지요.
끝으로, 방관자들의 관심을 이곳으로 이끌어오지 못해 늘 아쉬워하는 열혈 지지자 여러분!! 스스로에게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살펴보길 부탁드립니다. 지금 제 생각으로는 문제점이 뭔지도 모르는 분들이 태반입니다만....(이글 아래 붙을 댓글을 상상하면 제 생각이 맞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내 자녀들이 살아갈만한 아름다운 세상,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 타인을 배려하고 내가 약간의 손해를 보아도 미소지을수 있는 세상. 권력과 힘보다는 양심과 관용에 의해 꾸려지는 세상을 만드는 일이 무척이나 어렵다는걸 깨달은 수정부는 방관자로 돌아갑니다.
제가 지금 쓰는 글이 경솔한 글이었음을 깨닫고 후회할 날이 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