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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 방송국 안상태 기자 최후의 리포트
준마 | 2009-02-19 23:27:21 | 조회 753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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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 방송국 안상태 기자 최후의 리포트


“NAN 방송국 안상태 기자입니다. 저는 미래 과학자들이 심혈을 기울여 발명했다는 타임머신을 어렵게 얻어 타고 과거로 돌아가서 2007년 12월 17일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투표 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저도 민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 번 속지 두 번 속냐? 이번만은 이명박을 찍지 않을 거라고 단단히 결심을 하고 기표소로 들어가서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으려고 하는데...!!!”

“안상태 기자! 안상태 기자?”

“난...!!! 옆의 기표소에 있는 아저씨가 툭 치는 바람에 실수로 또다시 '이명박'을 찍었을 뿐이고!”

“그 아저씬 투표 방해하려는 뉴또라이트 알바일 뿐이고!”

“난 그 아저씨 패 죽인 후에 또다시 잘못 찍은 내 손가락 몽땅 잘라 버리고 싶을 뿐이고!!!”

“안상태 기자! 안상태 기자? 그래서 이명박씨가 다시 대통령에 당선되었나요?”

“네, 그렇습니다. 명박씨는 뉴또라이트와 비리 재벌들의 비호 속에 이전보다 더 압도적인 60%라는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말씀 드리는 사이에 시간이 몇 달 흘러서 많은 국민들이 이명박의 강부자 고소영 내각 인선과 미친 쇠고기 수입 협상에 불만을 품고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왔습니다. 저도 시민들과 함께 청와대가 가까운 광화문 근처 효자동 입구 골목에서 경찰들과 몸싸움을 하며 청와대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데...”

“안상태 기자!!! 안상태 기자???”

“난...!!!”

“사람들에게 밀려서 본의 아니게 물대포 바로 앞 전경버스 위에 올라갔을 뿐이고!!! 어떤 사람이 태극기 던져주길래 무심코 받아서 흔들었을 뿐이고!!! 사람들은 나를 영웅이라며 와~~~ 하며 거리에서 박수 쳐줄 뿐이고... CNN에 생중계되고 국내외 언론 기자들 카메라 플래시 연방 터질 뿐이고!!!”

“나를 극렬 시위자로 간주한 경찰이 내 눈을 향해 5m 앞에서 물대포를 쏠 뿐이고~~~!!! 내 눈 앞에 파란 별들이 보이다가 갑자기 세상이 깜깜해질 뿐이고~~~”

“안상태 기자!!! 안상태 기자??? 그래서 크게 다치신 건가요?”

“아닙니다. 저는 다행히 물대포에서 맞아 버스에서 떨어질 때 밑에 있던 시민들이 안전하게 받아줘서 전혀 다친 데 없이 일단은 안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물대포가 자꾸 저를 겨냥하기에 좀 더 안전해 보이는 전경버스 밑으로 숨고자 기어들어갔는데...”

“난...!!! 내 얼굴 바로 앞에 있는 전경 군홧발 보았을 뿐이고!!!”

“난 피하려고 기어나왔지만 전경들 쪽으로 기어나왔을 뿐이고!!! 전경들 수십 명이 쓰러진 나를 둘러싸고 발길질할 뿐이고!!!...”

“나 엄마 보고 싶은데 눈 앞엔 온갖 색깔의 별들만 잔뜩 보일 뿐이고... 엄마!!! 엄마~~~!!!”

“안상태 기자!!! 이번엔 크게 다치셨겠군요?”

“아닙니다. 저는 다행히 폭행현장 증거 동영상을 찍던 언론사 기자들 덕분에 극적으로 구출되어 집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데모 같은데 나가지 말고 돈벌이나 하라는 엄마 성화에 못이겨 집 담보 대출 2억 원을 받아 1억 원은 보증금, 1억 원은 권리금으로 지불하고 자그마한 음식점을 개업해서 열심히 일하려고 하는데...”

“안상태 기자~~ 안상태 기자???”

“난...!!! 용산 재개발 철거지구에 음식점을 차렸을 뿐이고... 개업한 지 석 달도 안 됐는데 용역깡패들이 매일같이 찾아와 이사 가라고 협박할 뿐이고!!! 권리금이라도 돌려 달랬더니 자전거 체인과 쇠망치로 머리 때리고 가게에 똥물 뿌릴 뿐이고...”

“안상태 기자!!! 그래서 그냥 쫓겨나오셨나요?”

“아닙니다. 다행히 억울한 철거민들을 도와서 함께 투쟁해 준다는 전철연 동지들이 찾아와서 저를 비롯한 동네 세입자 여러분들을 위로하며 가열차게 투쟁하여 우리의 권리를 쟁취하기로 하였습니다. 온갖 어려움과 추위를 무릅쓰고 버려진 빌딩 옥상 위에 3일 만에 4층짜리 철골 망루를 지었는데...”

“안상태 기자...!!! 안상태 기자???”

“난...!!! 용역깡패들이 건물 아래서 폐타이어 태우는 거 봤을 뿐이고... 화장실 간다며 Policia(폴리시아)라고 새긴 방패 들고 뛰쳐 올라오는 것 보았을 뿐이고,”

“경찰 특공대가 컨테이너를 타고 망루 4층 지붕 깨부수는 걸 보고 있을 뿐이고!!! 경찰 겁 주려고 어느 동지가 망루 바닥에 신나를 뿌리니까, 경찰특공대 한 놈이 손에 라이터 들고 씨~익 웃고 있을 뿐이고!!!”

그날 이후로 안상태 기자의 모습을 다시 본 사람은 없었다. 순직하신 안상태 기자의 영전 앞에 삼가 명복을 빕니다.
     

덧글쓰기 | 전체글 3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김성현  

허걱...
09-02-19

허당(虛堂)  

으.......재미있다가 끝에는....ㅜ.ㅜ
09-02-20

아랑아빠  

내 웃다가 마지막에
웃지도 못하겠고
하여튼 고인의 명복을...
0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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