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상식의 기준은 모호하다. 대체 무엇이 원칙이고 상식이란 말인가? 이명박,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생각하는 원칙과 상식, 민주당 지지자들이 생각하는 원칙과 상식, 사민주의자들이 생각하는 원칙과 상식, 그외 또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원칙과 상식은 모두 다르다. 마케터님이 생각하는 원칙과 상식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원칙과 상식 사이에도 다름이 존재하고 어떤 간극이 존재할 것이다.
어느 원칙과 상식이 최선이냐를 따지는 건 바보같은 짓일 게다. 그걸 극구 따지다 보면 죽도 밥도 안된다. 다만 최악이나 차악, 차선을 따질 수 있을 뿐이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뭐 그런거.
비정규직의 예를 보자. 비정규직 철폐를 주장하는 것이 원칙과 상식일까 아니면, "자원이 없고 인구가 많은 한국은 장기적으로 무역과 개방을 통해서 번 돈으로 복지망도 구축하면서 발전해야 한다. (그러므로 무역과 개방을 위해선 자본가들의 원가절감 요구를 수용할 수 밖에는 없고, 원가절감을 위해선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할 수 밖에는 없으며 그러기 위해선 상대적 약자일 비정규직의 희생은 어쩔수 없다. 자본가들이 벌어들인 부를 바탕으로 비정규직의 희생 댓가를 나중에 보상할 수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우리 대~한민국의 현 실정을 마케터님은 동시성과 비동시성으로 정의 했다. 이걸 탈피할 방법으론 자유주의(적)개혁을 얘기했다. 그렇다면 자유주의 개혁을 기준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살펴보자.
당장엔 비정규직 철폐가 불가능하다고 믿는 것이 자유주의 개혁이다. 더 시급한 무엇(자유주의의 기준으로 본)원칙과 상식을 위해선 어쩔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에 사민주의자들은 비정규직 철폐를 주장한다. 비정규직이 사라져야 원칙과 상식이 바로 선다고 믿는다.
비정규직이 철폐되기 위해선 비정규직 아닌 이들의 양보가 필요하다. 정규직들? 귀족노조(?)라 불리우는 사람들? 공무원들? 마케터님은 딱 여기까지만 적시하고 그 불가능성을 구구절절 외친다. 다른 방법도 있음을 알면서도 외면한다. 왜? 자유주의 개혁만이 최선이니까.
사민주의자들은 비정규직 철폐에 대한 손실분을 국가에서 책임져 주길 바란다. 이건 무얼 말하나? 정규직들? 귀족노조들? 공무원들?은 손해봐선 안된다? 아니다. 이들도 분명히 포함된다. 거기에 더해대 자본가들, 최상위 상류층들, 중산층들은 물론 비정규직 자체들도, 그 어느 누구도 예외 없이 손해를 감수하자는 얘기인 것이다. 국가 자체가 이 모두의 구성체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아무도 손해보지 않으려 하니 국가에서 책임지라는 것이다. 대 자본가들, 최상위 계층들, 상위 계층들이 먼저 발벗고 나선다면 당장이라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들이 그럴일이 없으니 국가에서 이들을 제어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게 가능하다면 다음의 계층들도 아무 불평없이 따르게 될 것이라는 거다. 마케터님은 이 사실을 외면한다.
비정규직의 예를 길게도 나열해 보았다. 비단 비정규직 문제만이 아니다. 교육 문제도 그렇다. 자유주의자들은 경쟁 자체는 거부하지 않는다. 다만 공정한 경쟁이 어떻게 가능하냐만 고민한다. 그게 불가능하다는 걸 정말 모르는 것일까?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기 위해선 경쟁 자체를 없애야 한다. 그래야 제대론 된 공정한 경쟁이 된다. 경쟁 자체를 없애더라도 경쟁은 그대로 유지되니, 겁먹지 말라는 것이다.
교육문제에 대한 좋은 답안인 대학을 평준화하고 공동학위제를 수여하는 건 경쟁을 없애면서도 공정한 경쟁을 가능케 해준다. 경쟁을 없애는 것으로 공정한 경쟁을 만든다는 말이다.
사민주의는 섹시하지 않다. 오히려 무덤덤하다. 섹시한 건 자유주의 개혁이다. "얼마든지 나도 최상류 2프로에 들수 있다. 그 화려한 세계가 손을 뻗으면 저기 존재하고 있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오면 나도 저 화려한 세계에 얼마든지 진입할 수 있다." 이게 바로 자유주의 개혁의 실체라고 말한다면 벌컥 화를 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