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개소리부터 시작하자.
수우미양가로 성적표를 작성하던 옛날 얘기다. 철수의 성적표엔 음악과 미술이 "가"로 메겨져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성적표를 훑어 보던 철수엄마는 흐믓한 미소를 짓더니 철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음악이나 미술로 대성할 수있을거야. 벌써부터 음악가, 미술가 소리를 듣다니..." 우스개 소리였다. 만약 [자본]이라는 과목이 있었다면 이렇게 말했으리라. "자본가로 대성할거야."
질문을 던져 보자.
자유주의적 개혁의 실체는 뭘까? 노풍이 불어닥칠 당시에 열광했던 그많은 사람들은 과연 무엇 때문에 열광했던 것일까? 돌이켜보니 어쩌면 그저 실체없는 환영에 열광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자기 멋대로 상상하고 기대했던 자신만의 관념속의 허상. 그러나 그렇게 말한다면 노무현에 열광했던 우리 모두는 비참해진다. 그러니 이렇게 바꿔보자. 개혁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열광했었던 거라고.
사민주의의 실체가 뭘지도 한번 따져 보자. 내가 생각하는 사민주의의 실체를 한단어로 표현하면 복지 국가다. 또 복지국가를 한단어로 말하면 경제민주주의다. 그렇다면 경제의 민주주의란? 자본과 노동의 대립 아닌 "협력"를 말한다.
복지국가는 자본주의라는 주춧돌에 자본과 노동의 두 기둥이 받치는 금자탑이다.
자본과 노동이 대립이 아니라 상생과 협력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자본과 노동의 대 타협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게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북서유럽의 복지국가가 탄생하기까지엔 노동자들의 수많은 피와 땀과 목숨값이 필요했었다. 좋게 말해 타협이지 실제론 피의 댓가로 쟁취한 거다. 자본가들의 자유를 억제하는 방향, 즉 경제의 민주화를 추구하는 가운데 가능했었다.
그러니 마케터님의 질타는 또한 옳다. 머리속에서 그린 관념적 상상만으로 그렇게 쉽게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닐게다. 그러나 또한 마케터님의 질타는 아쉽기도 하다. 너무 현실에 매몰되 버리면 보수나 수구로 흐르고 만다. 진보란 현실의 단단한 벽을 깨기위한 노력의 결실이 아니던가.
기업가는 임금을 지출로 본다. 반면에 노동자는 임금을 소득으로 본다. 여기에 문제의 본질이 있고 해답을 지시하는 이정표가 있다. 한마디로 말해 노동자의 경영참여와 그결실인 경영의 투명성, 기업의 투명성이다.
삼성의 비자금이 수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말이 한참 인구에 회자되더니 지금은 쏙 들어가 버렸다. 이게 어디 삼성만의 문제일까? 비자금을 조성하지 않는 대기업, 비자금으로 떡값을 돌리지 않는 대기업이 도대체 존재하기나 할까? 라고 의구심을 품는 것이 현재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일반적인 정서다.
노동이 없는 자본은 불가능하지 않다. 문제는 이 자본은 투기로 흐르게 된다는 것이다. 금융투기, 부동산투기..., 비자금으로 흘러 불법을 저지르기도 하고 지하경제로 흘러가기도 한다.(터무니 없는 사치 행태는 그냥 인정하더라도...)
반면에 자본이 없는 노동은 상상할 수 없다. 사회주의로 불리우던 국가들도 엄밀히 말해 국가독점자본주의였지 않았던가. 그러니 자본과 노동은 함께가야 한다. 민주적 경제의 바탕위에서 대립이 아니라 상생과 협력의 관계로.
글 마무리하자.
마케터님은 노동자에 대한 개념을 어디까지로 잡고 계신지 모르겠다. 나는 광의의 노동자 개념을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직접생산에 종사하는 육체노동자만을 노동자로 정의하는 개념은 19세기식 낡은 개념이 아닐까?
화이트칼라들, 사무전문직이나 기술전문직, 공무원, 관리직도 노동자의 개념에 포함해야 한다고 본다. 자본투자 없이 임금을 주 수입으로 하는 직업이라면 노동자로 보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나 고위직 공무원들도 엄밀히 말하면 국가에서 지급하는 임금을 받고 있으니 노동자로 보아도 좋지 않을까? 자본가와 노동자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자본가와 노동자의 편리를 뒷받침해주는 서비스직으로 보아야할 것이다.
나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중간쯤의 어디인가를 현재 우리 대~한민국이 가야할 최선의 방향으로 본다. 자유주의개혁은 철지난 얘기고 유시민의 사회자유주의(적 개혁)은 아직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으니 현재로선 사민주의(적 개혁)을 마음에 두고 있다.
복지국가로 들어서면 내 생활이 얼마나 어떻게 윤택해질 것인가는 나에겐 관심밖의 일이다. 다만, 그 방향성(경제민주주의)이 옳다고 믿을 뿐이다. 지난날, 나를 부자로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해서 열광했던 것이 아니라 그 방향성이 옳다고 보아 노무현의 개혁에 열광했었듯이 말이다.
재미있는 문제 하나 내면서 마친다.
문제: 당신의 재산과 수입중 어느정도를 세금으로 기꺼이 내실수 있습니까?
100%=======80%=======60%========40%========20%===============0%
100%면 극단적인 신자유주의자다.
0%면 공산주의자다.
꼬릿글:
이전글을 올려놓고선 이런저런 사정으로 바로 접속을 종료했었습니다. 또 어제 오후늦게 접속을 했지만, 그것마저도 사정이 있어 글만 읽어보다가 바로 종료했었어요. 새벽 공구리일 나가기전에 급히 쓰는 글이라 매끄럽지가 않습니다. 마케터님의 질문에 답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질문이셨습니다.
마케터님께 많이 배우고 있음을 밝힙니다. 마케터님의 건승을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