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민주주의적 기획] ④ <복지국가 소사이어티>가 유시민을 매섭게 비판한 이유
어제 좌파진보 진영의 웹진 <레디앙>에는 이상이 교수라는 분이 「복지국가 정치연합을 제안한다」라는 제목과 "[오바마의 전쟁과 한국] 친노 재세력화 불행, 깊이 참회해야"라는 부제라는 글을 올렸다. 이상이 교수는 현재 제주대 의대에서 의료정책, 예방의학을 가르치는 교수이며 <복지국가 소사이어티>의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복지국가 소사이어티>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역동적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다소 온건한 전문가 싱크탱크 그룹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약 30여 명의 각계 전문가들이 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대학교수다. 홈페이지가 개설된 것이 2007년 6월이므로 최근에 결성된 단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아는 범위에서 이상이 교수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의료정책 분야의 정책적 견해를 가진 사람이다. 의료를 포함한 복지분야에서 많은 아이디어와 책을 꾸준히 펴내고 있는 싱크탱크의 중심이기도 하다. 겉모습이나 말씀하는 것을 볼때 상당히 온건하고 젠틀한 분임에는 틀림없지만, 오늘 글을 보고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왜냐... 글에 동원되는 수사들이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소개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 번째는 현재 좌파진보 진영이 바라보는 첨맘 님에 대한 시선과 우리의 시선 사이의 괴리를 인식하기 위해서다. 두 번째는 과연 첨맘 님이 이런 인식의 괴리를 메울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겠는가 하는 점에서다.
이상이 교수는 "노무현 정권에 대한 배신과 분노 되살아나"라는 단락의 글에서 "노무현 정부 5년이 떠올라 엄청난 배신과 분노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썼다. 그 이유로서 "당선되자마자 자본과 손잡고 지지자의 기대를 저버리기 시작하였고, 신자유주의 양극화 성장체제를 앞장서 이끌었다. 감세 정책, 자본시장 통합과 금융허브 추진, 한미 FTA 체결, 각종 경제특구 추진과 규제완화, 영리법인 병원과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추진, 잔여주의 복지의 고수 등이 노무현의 참여정부가 대선에서 그를 지지하였던 중산층과 서민의 기대와 이익을 배반한 대표적인 정책들이다."라며 야멸차게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한다.
결정적인 부분은 다음 단락인데, "'친노파' 자유주의자들 깊이 참회해야"라는 단락에서는 "참여정부 시기,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 주위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나눠가졌던 유시민 전 장관과 386 측근 등 소위 ‘친노파’는 깊이 참회해야 마땅하다."며 "이들 친노파 ‘자유주의자’들은 경제부처의 장관 자리 등 주요 직책을 모조리 친자본적 경제 관료들에게 줘버렸고, 자칭 ‘자유주의자’인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은 ‘사회투자국가’라는 영미식 자유주의 논리를 들고 나와 사실상 보편주의를 거부하고 잔여주의 복지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일조하였다."고 첨맘 님을 정조준해서 비판하고 있다.
종국에는 저주에 가까운 비판을 선보이는데, "친노파 재세력화 불행한 일"에서 "이러한 시기에 일부 친노파 ‘자유주의’ 세력이 사실상 영미식 신자유주의이자, 잔여주의 복지체제에 불과한 내용을 ‘사회투자국가’ 등으로 포장하여 머리를 내밀고 세력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는 대단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미 국민적 심판을 받은 세력은 자진 해산하고, 소멸하는 것이 역사의 순리다."라며 사실상 첨맘 님에 대해 사망선고를 내리고 있다.
이 글을 읽고 나는 현재 좌파진보 진영내에 존재하는 뿌리깊은 증오가 아직 식고 있지 않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 이 텍스트를 읽고 해석할 때 아직도 정신 못차란 구좌파의 헛소리라고 치부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상이 교수는 민노당류의 구좌파도 아닐 뿐더러 한국 사회에 대한 복지국가 모델을 도입하고자 하는 나름 건전한 진보주의자이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 다시 한번 확인되지만, 현재 정치 지형에서 첨맘 님은 정치적 미아라기 보다는 버림받은 고아에 가깝다. 좌와 우, 보수와 진보 그 어디에서도 그를 인정하거나 환영하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 첨맘 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나는 첨맘 님이 이 끝이 보이지 않는 적대와 증오에 휩싸인 좌파진보 진영의 리더가 되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첨맘 님이 그런 의지를 아직 버리지 않았다면 그럼 그를 최대한 돕고 싶은 마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