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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대통령님이 글을올리셨네요 퍼왔습니다
민채아빠 | 2009-03-04 00:43:12 | 조회 861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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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관용과 상대주의
2009.03.01 23:39 | 노무현 | 조회 6196 | 추천 162 | 반대0 |

돌아가신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 기간 중에 ‘사람세상’에서 잠시 그 분의 행적에 대한 평가를 놓고 논쟁이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민주주의의 기초를 이루는 상대주의 철학과 민주주의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서의 관용의 문화에 관한 저의 생각을 몇 자 적어봅니다.


논쟁은 언론의 보도 태도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되기도 하고, 저의 조문 문제로 시작되기도 했습니다만, 동기가 무엇이든 간에 결국 논쟁의 주제는 김 추기경님의 행적에 대한 평가로 모아졌습니다. 논쟁을 보면서 우선 저는 저의 홈페이지에서 그분에 대한 논쟁이 벌어진 일에 대하여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민주주의라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날은 모든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말합니다. 그러나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이 다 같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민주주의의 철학과 원리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생활화 하고 있거나, 그에 이르지는 못하더라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은 대세를 따라, 또는 편리한 대로 그냥 민주주의를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는 비율은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 비율에 따라서 오늘날 각국의 민주주의가 수준이 다르듯이, 장래에 있어서 민주주의의 수준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의 철학적 기초는 ‘상대주의’입니다.


‘자유와 평등’은 민주주의의 핵심가치입니다. 그리고 민주주의 제도의 기초를 이루는 사상입니다.

그런데 자유와 평등은 상대주의 철학에 기초하지 않고는 설 수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항상 현명하고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지배하는 곳에서는 평등이 설 수가 없을 것이고, 어떤 생각은 옳고 다른 생각은 그르다는 생각이 지배하는 곳에서는 누구도 다른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평등을 전제로 하는 보통선거라는 제도도, 사상의 자유도 용납이 될 수가 없으니, 민주주의는 설 땅이 없어질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역사에서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정복하고 지배하고, 복종하지 않거나 다른 생각을 말하는 사람들을 그 사회에서 배제해 버리는 끔찍한 일들을 당당하게 자행하기도 했습니다.

민주주의의 원리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용’입니다. 이것은 상대주의의 귀결이기도 하고, 상대주의의 한계를 보완하는 통합의 원리이기도 합니다.

관용이란 무엇인가? 소극적 의미로 보면, 관용은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생각이 다르다 하여 타도하고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민주주의 공동체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는 없습니다. 민주주의 공동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의미의 관용이 필요합니다.

공동체에는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함께 가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에 관하여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주장을 하면서 각기 제 갈 길을 가고, 서로 다름을 인정한다 하여 이를 방치한다면, 공동체는 와해되고 말 것입니다. 공동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목표를 통합하고 이를 이루는 방법에 관하여도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흔히 이런 경우에 대비한 민주적 과정으로 다수결을 말합니다. 그러나 다수결은 결코 만능의 방법이 아닙니다. 다수결로 결정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하여 도저히 납득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거나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경우에는, 다수결 자체를 반대하거나 다수결의 결과에 대하여 승복하지 않고 협력을 거부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고, 이런 경우에는 결과를 실현하기도 어렵게 되고, 나아가서는 공동체의 통합에 손상을 입게 됩니다. 그러므로 실제 민주주의 과정에서는 다수결로 결정을 하기 이전에 충분한 대화를 통하여 인식의 차이를 좁히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설득과 타협의 과정을 거쳐서 다수결에 붙일 수 있는 안을 다듬어 냅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쟁점은 합의를 이루게 되고, 일부 합의가 되지 않은 쟁점이라 할지라도 충분한 토론과 조정이 이루어지면 다수결 절차에 합의를 이루게 되므로, 표결의 결과에 흔쾌히 승복은 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적극적인 방해는 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민주주의 핵심 원리는 다수결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입니다.

민주주의에 필요한 관용은 바로 이런 의미의 관용이라야 합니다. 말하자면 다른 생각과 이해관계를 인정하고 방임하는 수준을 넘어서,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다름을 상호 수용하여 이를 공동체의 가치와 이해관계로 통합할 줄 아는 사고와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바로 이런 의미의 관용을 적극적 관용이라 말하고, 이를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책에서 민주주의를 배웠고, 독재 체제의 현실에서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체득했습니다. 반세기 동안 민주주의를 위하여 끈질기게 싸운 끝에 마침내 승리했고, 그로부터 20년 동안 우리는 하나씩 하나씩 민주주의 제도를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대화와 타협으로 사회적 통합을 이루어 내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꾸려가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날 민주주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특별히 걸음이 느리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억압적인 지배체제에서 쌓은 기득권의 세력은 지난날의 체제에 향수를 가지고 끊임없이 역사를 되돌리려 하고, 권위주의 문화에 익숙 해진 사람들은 새로운 문화에 낯설어하고, 지난날을 그리워하여 그에 동조하고, 반대로 오랜 동안 타협할 수 없는 가치를 놓고 싸웠던 사람들은 구시대의 체제와 문화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민주주의로 가는 과정은 끊임없는 갈등의 과정이 됩니다. 그것이 우리가 지금껏 보아온 역사입니다. 1789년 프랑스 대 혁명 이후 왕정복고 운동이 사그라지기 까지는 80여년의 세월이 걸렸던 것이 그 하나의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지금 제가 관용을 민주주의 원리로 들먹이는 것이 좀 성급한 일이거나 사치스러운 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오늘 관용의 문화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우리에게 닥친국가적 과제가 결코 만만치 않고 이들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민주주의 역량이 한 단계 더 발전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처음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2.21 ‘산소맨’이라는 사람이 ‘사람세상’에 올린 글을 보면 김수환 추기경이 보수적 성향의 발언을 많이 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를 이유로 그 분이 민주주의를 배반했다고 말하거나, 그분을 인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리에 맞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보수적 생각이나 발언은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그 분의 발언이 당연한 권리로 존중이 되어야 하듯이 그에 대한 비판도 당연한 권리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또한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그분의 발언 내용에 대한 비판과 그분의 발언에 대한
인격적 비난은 달리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더욱이 이번의 경우는 그분이 고인이 되셨고 장례 중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물론 구체적인 경우에 두 가지를 구별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만, 발언의 내용에 대하여 감정을 절제하면서 사실과 논리로서 차분하게 문제점을 지적해 나간다면 논리적인 비판이 될 가능성이 높고, 사실이나 논리를 생략하고 감정을 표현으로 하게 되면 인격적 비난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을 써놓고 보니 별 알맹이도 없는 이야기를 무슨 말장난처럼 복잡하게만 엮어놓은 것 같아서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저는 이 글을 올리려고 합니다. 민주주의와 관용의 문화에 관하여 꼭 말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후보시절부터 17대 총선에 이르기까지 거듭 구상하고 말해왔던 동거정부의 구상은 기회를 잃어버렸고, 대연정의 구상은 무리했던 것이라 결국 패착이 되고 말았지만, 저는 여전히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가 관용의 문화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말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닌 줄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이 강정구 교수 문제나 국가보안법 문제에 관하여 말씀하신 내용을 보면서 민주주의니 관용이니 하는 것이 말로는 하기 쉬운 일이지만 우리 사회의 정치문화로 정착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거듭 확인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국가보안법을 반대한 이유는 그것이 관용이라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고, 우리가 강정구 교수의 처벌을 부정적으로 생각한 이유는 그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라면 그 정도의 발언은 용납되어야 할 자유이기 때문이었는데, 김수환 추기경 같은 분마저도 납득하지 않으셨으니 앞길이 얼마나 험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스스로 관용을 실천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이 글을 쓰는 것도 그런 노력의 하나로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관용의 문화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우리 민주주의도 더욱 성숙하게 될 것입니다.


지루하고 딱딱한 이야기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덧글쓰기 | 전체글 5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민채아빠  

정말 존경하지 않을수 없는 ....

동시대에 살고 있는것 만으로도....
09-03-04

무명  

사랑받지 못하는 건 그저 운이 없는 것이지만
사랑하지 못하는 건 불행이다.

사랑함니다 노.무.현.
09-03-04

무극이아빠  

정말 존경&사랑 하지 않은수가 없네요^^
우리 시민광장도 깊이 세겨보아야 할 말씀입니다!
09-03-04

예의지지자  

은퇴하시고도 좋은 말씀해주시고 고민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관용이란게 정치,사회적 문화의 소산이고, 경험의 소산이라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사상,이념을 말하면서도 내외면적으로 상대방을 미워하지 않고, 내일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그런 문화... 정말 그런 문화가 사회일반의 상식이 된다면 얼마나 기쁘겠습니까만은, 생활속에서 그런 사람을 만나기는 극히 어려운 것 같습니다. 진보든 보수든 상대방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과 증오가 우리사회 대다수의 기류인 듯 합니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배격해야할 대상으로 인식하여야만 생존할 수 있도록 우리사회의 정신이 형성되어온 탓이라 봅니다.

그리고 저는 이러한 사회정치적 문화가 이해못할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관용이라는 이론이나 형식을 말하기 이전에 실질적으로 역사속에서 그러한 관용이 구현될 만한 조건이 조성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그 핵심적 이유는 청산되지 못한 과거로 인하여 사회구성원 서로가 서로를 용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지 못한 것이겠죠. 관용이란 것이 역사적 경험에서 나온 지혜, 즉 서로 관용하는 것이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는 인식을 필요로 하는 것인데, 우리 사회는 관용하면 피해보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권력과 금력을 독점한 과거의 썩은 세력이 청산되고,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분야에 있어서 실질적 민주화가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달성되면, 관용은 그 효과로써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며 그 때부터 비로소 관용이라는 말이 일반적 상식이 되고, 하나의 사회적 가치관, 즉 실질적 규범력과 지배력을 갖춘 하나의 사회문화가 되리라 봅니다.

관용이란 것이 각 사회세력이나 가치관 사이의 어느정도의 균형이 갖추어진 상태에서 그러한 상태를 평화롭게 유지하기 위한 생활기술인데, 지금 우리나라처럼 힘의 균형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관용을 이야기 하는 것은 힘을 가진 자만이 득을 보는 것이겠죠. 소극적으로 관용은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단호하게 불관용해야할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노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적극적 관용의 진짜 의미라고 해석하고 싶군요.

노 대통령의 고민은 진보영역내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작은 견해차이로 반목하지 말자는 고민같습니다. 그렇게 한정한다면 상당히 의미있는 말씀이 되리라 봅니다. 그러나 이념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반도덕, 반민주, 반민족 행위를 하여 부정한 이익을 취한 자들에게 절대 불관용하는 것이 필요치 않을까요. 저는 그것이 진리라고 믿습니다.

요는, 정치,경제,사회,문화에 있어서 수직적 민주화와 수평적 민주화가 고루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관용을 말하는 것은 그 실효성이 떨어지는 대상없는 메아리인 것 같습니다. 관용과 불관용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하는 것이, 그냥 관용을 말하는 것보다 더 실효적이라 생각합니다.

잡설이 길었습니다.
09-03-04

당희(당원희망)  

민채아빠님때문에 한번 더 읽게 됐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노짱님과 함께 숨쉬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입니다.
09-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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