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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에 대한 오해-진보 & 자유-[2]
국사봉 | 2009-03-09 18:44:58 | 조회 685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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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헌법 전사(前史)

 

i) 때는 단기 4225년, 서기 1892년 8월, 녹음이 짙은 전라도 고창 선운사의 밤, 결코 만나지 못할 서글픈 사랑의 불꽃처럼 상사화(相思花)가 흐드러지게 핀 그곳 도솔암의 정적을 깨는 일단의 무리들, 줄잡아 3백 여명에 달하는 낯선 그림자의 떼가 순식간에 산사의 경계를 허물고 산허리를 서둘러 뛰어 오르고 있었다. 산사를 지키던 무술 승려들 대여섯이 짚단처럼 너부러져 신음하고 있었다. 이 세상과 피안의 경계가 어디 있으랴 하고 비웃기라도 하는 듯, 신선이 노니는 듯한 평화롭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감히 짓밟는 무리는 마치 천지개벽의 날을 맞이한 듯 역발산 기개세의 거칠것 없는 기세로 한달음에 도솔암 마애불의 11미터의 높이를 타고 올랐다. 신라 검단대사의 예언대로 조선왕조 500년의 시운은 과연 이들 정체 모를 무리들로 인해 마침내 서서히 그 막을 내리기 시작할 것인가.

그가 드디어 비결을 손에 넣었다. 이 비기를 얻은 자에 의해 조선은 망하고 새로운 역사의 주체로서 이 땅의 민중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새 세상은 도래할 것이라 하였던 천기누설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천년의 세월동안 묵묵히 인간세상을 굽어보던 마애불은 저항하지 않고 가슴에 품어 간직해 온 그것을 내어 놓았다. 천둥도 벼락도 내리치지 않았다. 아니 터럭같은 아쉬움도 미련도 없는 듯 보였다. 그로부터 100년 전 전라감사 이서구가 부임하고 나서, 세상의 종언을 고할 천년의 비결을 얻고자 이 바위를 올라 마애불 가슴팍의 사각구멍을 파헤친 적이 있었다. 그때는 하늘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천둥벼락이 내리치고 혼비백산한 이서구는 겁에 질려 다시 제자리에 밀봉해 넣어 두었었다. 비기를 손에 넣자마자 펼쳐본 그는 " 전라감사 이서구가 먼저 이 문서를 열어볼 것이다."라는 첫 구절을 보는 순간 다리가 후들거리고 온 몸이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 그저 한시바삐 이 위기에서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만이 머리를 지배했다. 천년의 비밀, 5백년 조선왕조의 결말을 말해줄 핵심적인 비기의 내용은 그렇게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묻혀 버린 것이다. 이제 이 비결은 그것의 진정한 주인에게 맡겨져 세상에 공개되고 그에게 조선의 마지막 운명을 내맡긴 상태로 다시 백년 세월이 흘러온 것이다. 사다리를 타고 오른 사내는 밝게 비추인 달빛을 향해 문서를 펼쳐 들었다. "전라감사 이서구가 먼저 이 문서를 열어볼 것이다." "5백년 조선왕조의 시운은 이 비결을 손에 넣는 자에 의해 끝나게 될 것이다."라는 글자가 선명히 적혀 있었다.

일찌기 1881년 서세동점하는 서양 제국주의의 침략에 맞서 바람앞의 등불같이 위태한 이 나라를 구하고자 지리산 청학동에 들어가 동학에 입교하여 수학한지 2년만에 세상에 나와 열심히 포교에 전념하던 그가 오늘 마침내 오랫동안 마음속의 포원(抱冤)처럼 간직하고 있던 거사를 단행하고자 한 것은 이제 그 때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하늘의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시국은 조선의 빗장을 굳게 걸어잠그고, 보다 강고하게 왕권을 강화하고자 한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의지도, 전세계적인 추세를 저지하지 못하였던 시기였다. 절대권력을 휘두르고 있던 이하응은 미개했던 서양세력이 신선한 아침의 나라 조선의 역사에 흠을 내도록 방치할 수 없었다. 또한 반만년 역사의 대국으로서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것이 온당하며, 엄존한 천부의 왕권 역시 그 주체성을 우매한 백성에게 내어 줄 수 없는 것이므로, 그들이 이에 간여하도록 허용할 수도 없었다. 민중은 왕권의 수호를 위해 조정에 충성하는 것만이 하늘의 뜻인 것을, 이제 왕이 주체가 되고 신하와 백성이 이에 협조하여 온 나라가 하나되어 서양 오랑케를 물리치고 왕권을 수호하고 민족의 정체성을 굳게 지켜나가는 것이 확고부동한 목표가 되어야 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일찌기 반만년 역사 이래로, 널리 인간을 복되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뜻, 세상을 바로잡고 이상적인 화합을 이루고자 하였던 배달겨레의 가르침으로 대륙의 서토인들에게 문자와 문명을 전해준지 수천년 우리 역사에 길이 자리잡았던 민본(民本)의 깊은 뜻이 저 멀리 서양의 오랑케에게 전해진 이후에 다시 되돌아 와 이렇게 은혜를 원수로 삼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분노의 마음이 부글부글 들끓었다. 역사가 존재한 이래로 수천년간 우매했던 자들이 어느 시기 동양의 정신문화를 배우고 익혀 계몽사상의 꽃을 피우고 근대화 시대를 활짝 열더니 다시 산업혁명을 완성하고 그의 산물이라 할 날카로운 금속 무기를 앞세워 점차 동양을 침략의 대상으로 삼다니 어찌 그들이 문명과 문화를 잉태한 위대한 어머니의 나라 조선의 강토를 훼손하도록 방치할 수 있단 말인가. 오직 우리의 주체적 힘으로 그들을 물리칠 뿐이며, 설령 시대의 조류에 뒤쳐진다는 비판을 받는다 하더라도 이에 적절히 대비하는 길은 오직 전통 사상을 지키며, 절대왕권을 확고히 구축하면 족하였던 것이었다. 

또한 그것은 개화의 탈을 쓰고 서양 오랑케의 개가 되어 환부역조(換父易祖)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는 일제의 야욕으로부터 우리의 국권을 튼튼히 다지는 것이기도 하였다. 당면 시기에 요구되는 실체적 힘을 구축하기 위하여는 신식 군대 별기군에게 정당한 대우를 하여 주는 반면에 무위영, 장어영 등의 전통 조선왕조의 군사적 기반인 5군영에 대하여는 형편없이 차별대우하는 조정의 부당한 행위를 과감히 혁파하는 것으로 시작됨이 마땅하였고, 그것은 모두 절대왕권을 확립함으로써만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이는 본디 한계를 안고 있는 좁디 좁은 우물안 개구리의 식견에 의한 것이었으니, 비록 그것이 신식군대의 훈련교관 호리모토 레이조(堀本亂造)를 척살하고, 일본 상인들의 만행과 민씨 정권의 실정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게 되었지만 이 역시 냉철히 시대의 방향를 통찰하지 못한 우매한 왕조적 기득권의식에 의한 한계로서 근본적으로 민중의 개혁을 이루지 못할 운명에 놓여 있음은 분명한 것이었다.

또한 그것은 일찌기 1854년 미국 페리제독의 통상 요구에 항복해 개항한 이래, 급속히 서양의 근대화 정치, 사회 개혁을 위해 치달았던 일본이 근대문명을 제국주의로의 변신의 도구로 삼아 인근 조선에 대한 침략야욕을 불태우던 시절, 싸움같지도 않았던 미국, 프랑스의 함대와 싸워 이긴 승리감에 도취한 이하응이 절대왕권의 회복과 강력한 쇄국주의만이 조선을 지키는 방책임을 믿고 가열찬 투쟁으로 나아가던 시기는 참으로 조선이 세계 역사가 개화하고 진보하는 시대로 접어 들고 있었음을 간파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 때는 지난 2백 여년 전부터 청나라에서 들여온 서학, 즉 천주교가 전파되면서 그것과 함께 묻어 들어온 서양 제국의 근대적 사상을 접하면서 피상적이나마 서양의 문물의 본질을 이해한 일부의 선각자들에 의해 정치, 사회에 대한 근대화와 왕조체제의 극복을 위한 노력이 점차 전개되고 있었던 단계였다. 그러나 비록 그들이 정치, 사회의 개혁을 요구하였고 그것을 서양 제국주의의 침략에 대항하고자 하는 수단으로 하였지만 그들 역시 우리의 전통 사상에 기초한 동도서기적(東道西器的)사고를 절대적인 전제로 삼았다는 한계를 넘지 못하였으니 진정한 근대적 문명을 위한 정신개조와 근본적인 왕조체제의 부정에 의한 민중의 시대를 활짝 열어나가는 것은 불가피 또다른 역사 주체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조선 주변의 지정학적 사정이 그렇게 급박하게 돌아가던 1892년 선운사 도솔암 마애불의 가슴 속에서 천년동안 잠자고 있던 비결을 손에 넣은 손화중(孫華仲)의 가슴은 억제할 수 없을 만큼 뜨겁게 불타 올랐고, 그 순간 이 세상은 민중의, 민중에 의한, 민중을 위한 시대로 성큼 다가서고 있음을 느끼며, 수천년간 이 땅에서 억눌려 살아온 민중의 울음을 한껏 토해내고 있었다.(계속)

 

ㄱ.헌법1조의 의미

ㄴ.헌법1조의 완결성

3)소결

3. 민주주의 -2.0

1)민주헌정의 위기

ㄱ.민주헌정의 부침

ㄴ.민주주의 -2.0

2)돌파를 위하여

ㄱ.전선의 확정

ㄴ.전선의 확대

4. 민주주의 2.0

1).아틸라의 부활

ㄱ.창조적 파괴

ㄴ.영역 표시

2).민주주의 2.0

ㄱ.현상과 실재

ㄴ.신민주주의 선언

5. 진보에 대한 오해

1)진보의 역사

ㄱ.세계의 진보

ㄴ.한국의 진보

2)오해의 원인

ㄱ.개념의 아노미

ㄴ.정파적 아집

3)진보 vs 자유

6. 진보의 내포(內包)

ㄱ.논리적 전제

ㄴ.평화와 통일

ㄷ.개혁과 평등

ㄹ.소결 

7. 맺음

 

http://blog.daum.net/jkk3192

 

구상이 깊어지고 의욕이 넘쳐서 다음 글을 언제 올릴지 구체적으로 확약하여 말씀드리기 곤란하니 양해 바라며, 어쩌면 100부작에 이르는 대하 드라마로 전개될지 모르겠습니다. 모쪼록 많이 부족하지만 재미로 삼아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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