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분노의 돌아봄에서 겸허한 돌아봄으로
『대한민국 개조론』과 『후불제 민주주의』
2007년 7월, 뜨거웠던 여름의 한 복판에서 유시민이 돌아왔다.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우리에게로 돌아왔다. 물론 그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였다. 우리는 그를 언제나 지켜보고 응원하고 있었지만 그는 이미 많이 지쳐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에 『대한민국 개조론』이라는 책이 들려있었다.
2002년 이후 유시민의 민주적인 개혁정당을 만들어보겠다는 그 원대했던 꿈은
열린우리당이라는 모래성으로부터 무너져 흘러내리고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보겠다는 그 창대했던 꿈을 보건복지부 장관을 마지막으로 참여정부를 떠나보내며 그는 좌절과 체념과 희미한 희망과 분노로 그 책을 썼다.
그래서 『대한민국 개조론』은 '분노의 돌아봄'에 대한 책으로 다가온다. 그 책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했던 지난 5년간의 열정이 왜 좌절해야만 했는지를 국민들에게 따져 묻고 있는 책이었다. 보수 정당과 진보 정당을 가릴 것 없는 정치권에 대한 비판, 보수 언론과 진보 언론을 가릴 것 없는 언론에 대한 일갈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그 책은 지난 5년에 대한 겸허한 소명이라기보다는 5년에 대한 최후의 진술로 다가온다.
2009년 3월, 추웠던 겨울을 뒤로하고 유시민이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대구에서 우리에게로 돌아왔다. 물론 그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였다. 어느덧 2년여의 세월이 흘렀다. 뜨거웠던 분노와 상처가 사그라졌을 만큼의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는 전보다 한결 편해진 모습이다. 그리고 그의 손에 『후불제 민주주의』라는 책이 들려있다.
2007년 7월과 2009년 3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우리는 그 미묘하고도 커다란 차이를 『대한민국 개조론』과 『후불제 민주주의』라는 두 권의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그라진 분노는 겸허한 돌아봄이 되어 돌아왔다. 그는 담담하게 그때를 돌아보고 있다. 그리고 겸허한 고백과 반성을 토대로 현실을 재인식하고 다시 한 번 겸허하고 조심스럽게 미래에 대해 전망하고 있다. 치열했던 그 때를 뒤로하고 그는 헌법에 담겨있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대해 다시 얘기하려 한다.
그러나 수천 년의 고단했던 문명의 진보가 고스란히 집약되어 있는 대한민국의 헌법은 2009년 지금, 우리에게 유예되고 연체되었던 그 대가를 ‘후불’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그는 얘기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선과 선의 연대’를 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 5년을 겸허하게 돌아보고 헌법에 명시된 진보적 가치를 되살피면서, 조심스럽지만 간절하게 다시 시작해보자고 우리에게 외치고 있다. 스스로 선택했던 정치적 유배의 시간을 뒤로하면서 유시민이 다시 돌아왔다.
그래서 『대한민국 개조론』과 『후불제 민주주의』라는 두 권의 책은 그가 얼마나 진솔하고 선한 의지를 가진 자인지를 스스로 증명해 보이는 부정할 수 없는 증거가 된다.
“악한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악한 상황을 종식시키려면 선을 행하려는 의지를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 손잡는 수밖에 없다.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선의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 악한 시스템을 무너뜨림으로써 선을 실현하려는 거대한 시민 행동을 조직해야 한다.“
P/S) 한 권의 책에 대해 리뷰를 쓴다는 것은 적어도 두 번 정도 정독을 한 이후에야 하는 것이 저자에 대한 예의이겠으나,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동의 물결이 너무 크게 다가온 관계로 급~리뷰를 작성합니다.
첨맘님에게, 이 책을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