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이름이 뭐 그래?"
사무실 내고 요즘 많이 듣는 말입니다.
하긴 일반적인 회사이름이 아니니 다들 생소하기도 하여 하는 질문들이겠죠.
"Creative 20mg", 게다가 심볼로 캡슐(감기약 등에 쓰이는)에 글자를 집어넣었습니다.
"약 파냐?"
"약국 냈어?"
"왜 20mg이야, 이왕이면 100mg이라고 하지"
모두들 저 잘난 맛에 사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천지개벽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나만이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그냥 감기 걸렸을 때 먹는 알약 정도로 귀엽게 봐주십사 하는 마음에 만든 이름입니다.
광고회사는 클라이언트의 마케팅과 광고 커뮤니케이션 측면에 있어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아픈 곳을 치료해 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광고회사 사람들은 제가 보기에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스스로 영웅이 되고자 하는 광고인'과 '브랜드를 영웅으로 만들어주는 광고인'입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전 영웅이 되는 길을 포기했습니다. 영웅의 재목이 아닌 사람이 괜한 욕심을 내다가는 쉽게 지치기도 하거니와 십중 팔구는 서슴없이 '오버'를 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그러다 계속해서 자충수의 연속콤보를 두게 되고 그 결과는 차마 말로 옮기기도 싫을 정도로 비참해지는게 세상이치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에이티브 이십밀리그램'엔 이런 생각도 살짝 들어있습니다.
'플라시보 효과'. 이른바 위약효과라고 하는 이 현상은 참으로 재미있는 실험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런 효능도 없는 약을 먹고 스스로 병이 나았다고 믿고 실제로도 병세가 많이 호전되는 현상을 실험 결과로 보여주었던 이 효과는 어찌보면 '문제'와 '해답'은 이미 하나의 개체 안에 모두 존재한다라는 깨달음의 철학이라고도 생각하게 됩니다. 즉, 누구나 자가치유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에 기대어 병세의 호전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작은 동기유발을 통해 스스로 해결책을 만들어 내게 하는 것이죠. 따라서 제가 꾸린 이 작은 캡슐같은 회사는 아마도 스스로 문제와 해결책을 모두 가지고 있는 클라이언트들에게 '아주 작은 동기유발을 하겠습니다'하는 애교 만땅의 회사이름이기도 합니다.
마치 제 회사 광고라고 하듯 이렇게 장황한 얘기를 늘어 놓는 것은 요즘의 제 주변은 물론이고 세상 돌아가는 것이 마치 단체로 의약품을 오남용하게 하는 것 같아서입니다. 환율 잡겠다고 극약처방, 지지율 올리겠다고 뻘짓처방, 나 아니면 안된다고 오바처방, 나만 옳다고 독선처방, 우리끼리만 잘살자고 감세처방, 네편 내편 끼리처방......,
이런 처방들을 모두 온 몸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국민들과 크든 작든 공동체들의 체질과 메카니즘은 생각들이나 하고 하는 처방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국민과 공동체의 역량을 믿고 '아주 작은 동기유발'을 시켜줄 수 있는 Belief 20mg을 우리는 곧 만날 수 있을까요?
스스로의 존엄이 소중하듯 다른 이들의 존엄 또한 너무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다분히 상식적인 공동체를 우린 이뤄낼 수 있을까요?
이렇게 우린 후불로 결재를 하며 경솔하게 소비했던 자유와 인간에 대한 애정에 대해 또 어떤 카드로 돌려막아야 신용불량자로 전락하지 않을까요?
힘드냐고요? 아닙니다.
언제든 되뇌이는 한마디가 있습니다.
"나는 우리를 믿습니다."
그리고 이 처방이 반드시 플라시보 효과를 일으킬거라고 굳게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