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부 리뷰] (후불제 민주주의 제대로 읽기) ② '사회자유주의' 편에 대해
유시민 전 장관님의 지난 경북대 콜로키움 강연 이후로 ‘사회자유주의’에 대한 관심이 급고조되었다. 마침 『후불제 민주주의』라는 책에서도 ‘사회자유주의’에 대한 별도의 항목을 통해 다시 한 번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책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참여정부나 노무현 대통령이 ‘사회자유주의’라는 자신의 이념적 정체성을 뚜렷이 밝힌 적은 없었다. 더해서 집권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자기만의 뚜렷한 색깔에 대해서 내부적인 합의조차 이루어낸 바가 없었다. 즉 열린우리당이라는 정당은 뚜렷한 이념적 지향을 지닌 가치지향적 정당이라기 보다는 민주ㆍ개혁ㆍ진보라는 가치를 아우르는 다소 느슨한 형태의 자유주의 연합정당이었다.
유시민은 참여정부의 한 일원으로서 또는 열린우리당의 한 책임자로서, 지난 5년을 돌아보며 노무현 대통령과 자신은 ‘사회자유주의’를 지향했었노라고 얘기하고 있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과 유시민 장관이 함께 지향했었던 가치 지향이었으며 열린우리당 내에서 중도진보적 스탠스를 가지고 있는 유시민 본인의 정치적 입지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여러모로 미국 민주당과 닮은 꼴의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민주당은 리버럴리즘을 토대로 해서 자유주의자, 사회자유주의자, 사회주의자까지 넓은 범위의 스펙트럼을 가진 소위 범진보적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민주당 내에서 중도진보적 사회자유주의자 그룹의 리더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한국의 정치 지형도는 어찌 그리 미국의 정치 지형도를 쏙 빼다 닮았는지 신기할 정도로 유사하다 못해 거의 일란성 쌍둥이 같기도 하다. 양국 모두 다당제를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 헌법이 다 무색할 정도로 양국의 정치 정당은 실제로는 보수적 양당제로 유지되고 있다.
가치지향적 다당제가 이미 확립된 유럽의 정치 지형에서 보자면, 미국과 한국의 정치 지형이라고 하는 것은 이른바 양대 보수 정당이 완전히 헤게모니를 틀어쥐고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들이 확보한 기득권을 다른 가치지향적 소수의 정당들에게 절대로 양보하지 않는 상황으로 볼 수도 있다.
20세기 초의 미국에서도 사회당이나 공산당과 같은 진보ㆍ좌파 정당들이 존재했었다. 그러나 1ㆍ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반공과 국가주의라는 프로파간다에 의해 그들은 모두 탄압ㆍ궤멸을 당했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한국에서도 똑같이 반복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 유시민이 말하는 ‘사회자유주의’는 하나의 이념 체계로서의 지향을 말한 것이라기보다는 열린우리당 내에서의 상대적인 정치적 입지를 미국의 민주당과의 비교 속에서 드러내고자 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 경북대 콜로키움 강연은 오바마의 대선 승리와 시기적으로 맞물려 있으므로 그런 맥락을 보다 잘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유시민이 언급하는 ‘사회자유주의’는 ‘중도진보’적인 정치 지향성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국 민주당의 오바마와 참여정부ㆍ열린우리당의 노무현 대통령과 유시민 본인의 정치적 성격을 상호 비교하여 규정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개인적인 해석을 덧붙이자면, 유시민 장관님이야말로 유럽 정치 지형에서의 ‘사회민주주의’가 중도진보ㆍ중도좌파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므로 미국적 정치 지형에서의 ‘사회자유주의’와 유럽 정치 지형에서의 ‘사회민주주의’가 서로 상호 배타적이라거나 서로 아무 관련이 없는 것처럼 오독되는 것은 피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즉, ‘사회자유주의’와 ‘사회민주주의’는 모두 중도진보ㆍ중도좌파적인 정치적 입지를 가지는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할 수 있으며 『대한민국 개조론』과 『후불제 민주주의』에 담긴 유시민의 정치적 지향과 비전은 양자 모두를 분석비교하여 포용하므로서 더욱 풍성한 하나의 이념체계를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과 선의 연대’라는 전략적 과제의 실천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