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후불제 민주주의> 리뷰 '복지'편에 대해(94P)
한국 보수진영은 복지에 대해서는 '무개념'이다.
민주정부 10년 , 특히 참여정부의 복지정책은 '복지퍼주기'로 규정되어 보수층의 맹렬하고도
줄기찬 비판을 받았다.
한나라당은 참여정부의 복지정책을 '로빈훗'정책이라며 부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준다는 그런 식이었다.
또한 보수언론을 비롯해 소위 밥좀 먹고 사는 사람치고 참여정부 복지정책을 비판하지
않는 이가 없을 정도였다.
보수세력은 '성장제일주의'다.
성장을 위해선 다른 목표는 희생해도 된다는 주의이며, 복지는 성장만 하면 저절로 이루어
진다고 한다.
보수들은 트리클 다운(낙수 효과) 논리를 편다. 부자 .대기업이 잘살면 복지는 충족된다고 말한다.
뻔뻔하고 무식한 논리이다.
보수층, 그리고 국민들은 어째서 선진국들의 복지체계가 잘되어 있고 꾸준히 사회복지 지출을
늘려가는지에 대해 진지한 관심과 학습을 해보았을까?
한국의 중산층은 무너지고 있고, 빈곤층 확대, 빠른 속도의 고령화 등에 대하여 이명박 정부는
복지제도 확충과 사회안전망 제도를 갖추는데 아무 생각이 없다.
근본적으로 이들에게 '복지철학'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복지의 기본조차도 안 되어 있는 나라이다.
국민의 정부에서 보편주의 복지제도의 기초를 만들었고, 참여정부 들어서 복지체계를 갖추어
나가는 중이었으나 안타깝게도 정권재창출에 실패하면서 복지는 도로아미타불이 된 상태다.
나는 참여정부 당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재임하고 부터 복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때 처음으로 <사회복지학개론>을 읽었는데 지금도 이 구절은 복지에 대한 간명한 정의를
내려 준다.
'사회는(또는 국가) 모든 사람이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고 남에게 인정받으며 문화적.생리적
기본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해 줄 책임이 있다'
유시민은 그의 저서 <후불제 민주주의> '복지'편에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복지 제도'는
꼭 필요한 요소라고 보고 있다.
<후불제 민주주의> '국가'편과 '복지'편은 서로 내용이 연결되어 있는데 '국가'편에서 말하길,
"민주공화국은 법률안에서 권력을 얻고 명예를 누리며 정당성을 인정받는 '법률 시스템'과,
불평등을 억제하는 '복지 시스템'이 필요하며 대한민국 헌법은 이 둘 모두 명문화했다"고 한다.
선진국들은 국가재정에서 복지 지출이 차지하는 비용이 60% 수준인데 비해 한국은 30% 남짓
이라니 한국의 복지는 아직도 멀었다는 얘기다.
한국의 조세부담률(국민부담률)은 OECD 최저 수준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 무엇으로 복지재원을
충당한단 말인가.
그런데도 보수세력은 '복지병'이니 '복지국가 후퇴론'이니 복지정책을 한마디로 우습게 안다.
유시민은 이 책에서 보수층은 동전의 한 면만 보고 있다며 좋은 복지 제도가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경제적 성장만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게 아니라 기회균등으로 인해 국민들이 모든 영역에서
능력을 발휘하면서 행복을 느끼면 국가의 총체적 능력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선진국들은 모두 철저한 복지국가인 동시에 경제성장도 함께 이루고 있음을 주목하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유시민은 국민들의 이중성을 지적하고 있다.
복지정책을 '좌익 포퓰리즘' 낙인을 찍은 보수 신문을 읽으며 그런 기조를 그대로 이어받은
보수 정당에게 표를 던진다. 자신도 사회적 약자이고 교육비에 허리가 휘는 서민이면서
보수 후보를 지지한다.
"국가 경쟁력은 국민의 정치적 개명을 요구한다"며 국민의 정치적 개명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복지 정책에 무조건 반대하는 보수 정당과 보수 언론이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을
해치고 있다고 일침을 가한다.
P.S> 서울 양천구청 사회복지 공무원의 장애인 수당 26억원 횡령사건을 접하며 나는 엄청난
분노를 느꼈다. 절망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공직사회의 모습이구나....라며.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복지전달체계'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고, 특히 지자체 공무원들의
복지철학의 수준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전에 들은 얘기지만 지자체는 복지예산을 내려보내면 어쩔줄 모르며 싫어하고 관리하기를
꺼린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니 이런 복지수당 횡령사건이 터지는 것이다.
그래서 '제도 혁신'이 정말 중요하다. 참여정부에서 제도를 정착시키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였다. 일 좀 해보려니 정권이 바뀌었다.
나는 복지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진보진영이 집권해야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유시민의 <후불제 민주주의> 책을 받아들고 가장 먼저 읽은 컨텐츠가 바로 '복지'편이다.
그만큼 이 분야가 내겐 관심이 크고 또 저자는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시민의 확실한 복지철학을 알고 싶었다.
이 책에서는 주로 원론적인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고, 생각했던 것 보다 분량이 적은 게 좀 아쉽다.
나는 '복지'편에 좀더 많은 할애를 기대했었다. 복지를 풀어나가자면 책 한권도 모자라겠지만.
유시민의 다음번 저서에서는 '복지'분야에 대해 폭넓고 깊은 생각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