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는 이제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었지만, 그래도 이번 WBC에서 쿠바 야구팀이 결승에 진출해서 미국을 박살내고 우승하는 모습을 간절히 원했을 것이다. 근데 왠걸~ 일본에게 져서 4강에도 못 올라갔다. 가뜩이나 몸도 안 좋으실 텐데 정신적 쇼크까지...

우고 차베스는 부시의 미국이 아닌 오바마의 미국이라서 조금 김이 빠지긴 했겠지만 그래도 결승에서 미국 야구팀을 진심으로 묵사발 내고 싶었을 것이다. 안그래도 예선에서 이미 묵사발을 한 번 냈기 때문에 결승에서 한 번더 밟아 준다면 그 기세가 하늘을 찔렀을 것이 분명하다.
아메리카 대륙을 통털어서 미국에게 맞짱을 뜬 나라의 지도자로 치자면,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가 당연 으뜸이요 종주국이겠이만 그건 이미 옛말이 됐고 최근 10여 년 동안을 보자면 당근 베네주엘라의 우고 차베스가 진정한 짱이다.
카스트로가 야구광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차베스의 경우에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차베스가 군인 출신이라는 것만 봐도 그가 야구를 포함한 스포츠광일 것이라는 것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게다가 미국에서 열리는 WBC 대회에서 미국을 상대로 우승을 차지할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큰 기쁨이 어디 있겠는가. 아마 어제 밤까지만 해도 차베스는 얼굴에 묘한 웃음을 머금으며 편하게 잠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왠걸~ 메이저리그 선수가 딸랑 한 명 뿐인 한국 야구팀이 베네주엘라를 묵사발을 내버렸다. 헉~ 맙소사~ 아마 차베스의 심정이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차베스는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가 보기에 한국은 미국이라는 악의 제국에 빌붙어 사는 신자유주의의 똘마니 쯤으로 인식하지는 않을런지... 미국도 제껴버린 베네주엘라가 그런 한국에게 졌다는 것이 아마 차베스에게 깊은 쇼크를 주지 않았을지...
차베스가 어찌 생각하든 간에 우리는 결승에 올라갔고 이제 미국이냐 일본이냐를 놓고 내일 하루 느긋하게 감상하면 되는 호사스런 위치에 서게 됐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일본과의 결승전을 원하고 있을 텐데, 나는 개인적으로 미국과 맞붙어 보기를 원한다. 일본이야 많이 이겼봤자나~~
근데 걱정되는 게 하나있다. 미국이랑 결승에서 맞붙으면 혹시 우리 MB님께서 살살하라고 은근히 압박하는 건 아닐지... 지금 한미FTA 문제랑 북한 미사일 문제까지 미국 눈치를 잔뜩 봐야할 처지에 놓인 MB님이라면 그런 일이 가능할지도...
설마 그러지는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