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리브로 벙개를 둘러싼 선명성 논란은 기본적으로 2기, 3기 운운하던 시민광장 헤게모니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뭐 그건 그거고... 이 시점에서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이런 종류의 정치적 불매운동에 관한 것이다.
지난해의 촛불시위와 관련하여 조선일보 광고주 등에 대한 불매운동이 있었다. 일부의 경우는 불매를 넘어 영업방해 및 협박이라는 수단까지 동원되었다. 이런 류의 행동에 대한 전략전술적 명암은 존재한다. 긍정적인 부분이야 그런 행위를 지지하는 유빠님들이 잘 알터이니 생략하고.
불매운동의 어두운 면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잠재적인 지지자를 적극적 안티로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사실 농심을 필두로 조선에 광고를 싣고 계속 싣기를 고집한 이들은 극우수구신문 조선일보가 아니라 구독률이 가장 높은 신문, 즉 광고효율이 가장 높은 매체를 이용했을뿐이다. 그들 업체와 이해관계가 있는 이들 중에는 지지난 대선에서 노무현을 찍은 사람들도 많을 것이고, 앞으로 친노세력을 지지할 이들도 꽤 있을 것이다. 이들이 불매운동의 대의를 인정해줄까?
보다 심각한 문제는 투쟁의 양상이 보수 대 진보의 총력전, 즉 모든 물적기반과 지지층의 인적기반을 총동원한 전면전으로 흐를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정치적 이유로 삼양의 간짬뽕만 먹기를 고집하고 그 사실을 자랑하고 다닌다면 여러분의 반대편에 있는 이들은 똑같은 방식으로 반대로 행동할 것이다. 여러분이 특정 여행사의 영업을 방해한다면 반대편은 여러분이 지지하는 여행사에 일을 맡기려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싸우면 장기적으로 누가 이길까? 어느 편이 인적 물적인 가용자원의 크기 면에서 앞설까?
정치적으로 수적 열세에 있는 진영 (지금의 진보진영이 그렇고, 친노진영도 그러하다)이 선거에서 이기는 전략은, 우선 중립성향의 유권자풀을 최대한 확보하고 시간을 들여 그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선명성을 내세우는 것도 그러한 그랜드 플랜 하에 해야 하는 일이다. 중립진영에 선명성의 깃발을 꽂고 성급하게 중립성향 유권자의 편가르기를 강요한다면 패배만이 있을뿐이다.
나는 이번 리브로 벙개건을 둘러싼 유빠들의 태도에서 (수원광장을 옹호하는 글들은 모두 비무장지대로 갔다) 유빠 다수의 무전략과 몰개념을 본다. 그들이 정녕 유시민이란 정치인을 내세워 집권하고자하는 의지가 있는지 참으로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