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허구로 나오는 최참판댁은 드라마 세트장이다. 박경리가 “어릴 때 인근에 부잣집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는 집은 부근에 있는 조씨고가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개인집이고 군청 문화재 관리들과 뜻이 안 맞아 일체의 지원을 거부하고 자력으로 복원을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입장을 못할거라는 말에도 찾아가 조선조 개국공신 조준의 후손 조재희가 19세기 중반에 낙향해 지은 집을 방문했다. 홀로 지키는 나이 90의 후손이 우리를 아주 반갑게 맞으며 긴 역사를 설명한다. 이성계를 도와 태조, 정종, 태종 내리 3대를 영의정을 지낸 분이시고 세종의 동생과 아들이 혼인을 해서 그 18대 후손으로 산다는 긍지가 대단하다. 고가 건물은 180년 전에 소나무를 쪄서 만든 목재로 지은 집. 대문과 가까운 연못은 아주 독특한 형태로 대한민국에 이런 구조는 없다고 한다. 여기가 바로 토지에 나오는 최참판댁의 원형에 가깝다는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초당과 사랑채, 사당은 동학운동과 6.25 등 전란으로 불타 없어지고 현재는 안채와 행랑채만이 남았고 후원은 잡초가 무성하다.
차가 밀려 첨맘님과의 점심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조부잣집을 나와 수강님의 안내로 차박물관으로 유명한 매암다원을 찾았다. 한국차의 초배지라는 하동에서도 매암다원은 발효차로 유명하다. 원장인 강동오 선생(85)은 시민광장 회원으로 낮에 첨맘님 강연회도 다녀오셨다고 한다. 1963년에 선친이 세우고 지금은 아들이 운영하는 매암다원에서 차를 마시며 달빛을 감상했다. |
피아골 설봉산장에서 묵었다. 주인은 조이풀과 고참병장과 갓 배치된 쫄병으로 만난 사이다. 넉넉한 인심. 토종 닭백숙과 산채나물 메기매운탕으로 지리산의 밤을 보냈다. |
<춘향전>의 고향. 춘향이가 들어간 간판이 유난히 많다. 암행어사 설화와 열녀 설화가 합쳐 구전된 춘향전은 다양한 이본이 많다. 쪽빛강님의 부군인 쿠키님은 여성들에게만 일방적으로 열녀를 강조한 남성우월주의 문화를 비판한다. 또 이본 중에는 이도령과 춘향이가 찐한 연애를 했고 실제로는 과거에 낙방했다는 스토리도 있다. 남원에서는 흥부제가 열리고 유명 가수들도 나왔다. 우리의 주 목적은 강동원 의원의 역사쿠데타 저지 서명대회 “민생파탄도 모자라 역사파탄까지!!”
시민광장 회원인 강의원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유인물을 한아름씩 안고 나가 행인들에게 배부했다. 야당지역이라 그런지 모두 망설이지 않고 받는다. 오수에 사는 곰소항님이 밥짓는 시인 오인태 시인과 국정화저지 투쟁에 나와 반갑게 합류했다. 흥부는 가난하고 게으르고 자식만 많이 나아 아이들에게 교훈이 되지 않는다는 해석도 나왔다. “착한 것”이 무엇인지를 놓고 갑론을박.
지리산 문수사에 들러 반달곰과 시간을 보내고 귀경. 7~9시 사이에 각자 방향에 따라 흩어지고 차량 반납시간인 10시 반에 맞춰 출발지인 종암동에 도착했다. 소통에 대한 아쉬움 저편으로 피로가 몰려왔다. 형식의 마무리라는 핑계로 광연님과 셋이서 소주 한 잔하고 1박2일의 일정을 끝냈다. 여행전은 설레임과 기대감,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여행후의 몫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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