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인간’ 유시민
2004년 나의 나이는 8살. 초등학생 1학년. 나는 그때 100분 토론 속 유시민을 보았다. 누군가에게 열변을 토해내며 분노를 삼키는 모습을 기억한다. 큰 소리를 내거나 욕을 하진 않았어도 안다. 그의 말에 분노와 억울함, 단호함, 간절함이 서렸음을 느꼈다.
그때부터 내 머릿속에 유시민이라는 이름이 각인됐다. 왜 저렇게 화가 나있을까? 대체 누구와 무엇을 위해 싸울까? 유시민은 싸우고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님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헌법을 어지럽게 했다며 많은 이들이 탄핵에 앞장섰다. 그들의 주장은 황당하게도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만 소지했다. 유시민은 당시 그들과 맞서는 중이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이제야 왜 그토록 분노로 가득했는지 이해가 된다. 아빠는 유시민을 좋아했다. 얼굴도 비슷하게 닮았다. 그런 아빠는 유시민이 패널로 나오는 100분 토론은 꼭 챙겨보곤 했다. 그리고는 꼭 중얼거리며 한 말씀 하신다.
“이야 참 말 잘하네. 옳지 옳지”
그렇게 8살 꼬맹이인 나는 내 머릿속 사전에 유시민을 이렇게 입력했다.
‘아빠를 닮은 옳은 말을 잘하는 어른’
성인이 된 나에게 있어 ‘인간’ 유시민은 그저 옳은 말을 잘하는 어른이 아니다. 이제는 내가 마땅히 인간으로서 실현시켜야할 가치들을 이끌어주는 사람이 되어있다. 운명처럼 어느 한 시점부터라고 단언하기가 나도 어렵다. 인격과 가치관을 발전시켜 나가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나의 이성과 감성이 ‘인간’ 유시민을 쫓았다.
‘정치인’으로서의 유시민이란 나에게 중요하지가 않다. 그가 정치를 못했든 잘했든 나는 ‘인간’ 유시민을 좋아한다. 그가 교묘한 정치판에서 얼마나 유연하게 정치‘질’을 했는가는 나에게 있어 중요하지 않다.
단지 나는 그를 매우 닮고 싶다. 그의 성격, 지식, 성품 무엇보다 인간을 대하는 자세를 닮고 싶다. 그래서 그의 책을 수도 없이 읽는다. 그가 나오는 프로그램들도 챙겨본다. 유투브 검색란에 유시민을 검색하여 그가 해왔던 강연들을 찾는다. 들으면 들을수록 그가 살아온 인생과 그가 깨우친 생각들은 내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깊고 광범위함을 느낀다. 그가 가지고 있는 생각, 가치관, 목표는 깊은 고뇌를 통해 얻었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인간’ 유시민에게 받은 것이 많다. 나는 그에게서 인간의 존엄성은 얼마나 소중한지를 배웠다. 우리가 국가를 위해서가 아닌 국가가 우리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저 높은 목표만을 오르려하고 매번 떨어지며 다친 나에게 굳이 힘들게 오를 필요 없다는 위로도 받았다. 타인의 눈치를 보며 살던 지친 나에게 나 자신의 가치를 먼저 사랑해야 비로소 남을 위로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충고도 받았다. 2012년 대선당시 50,60대들의 투표동향을 보며 절망하던 젊은이에게 많은 어른들이 노력하고 있으니 힘내라는 응원도 받았다. 이것이 내가 ‘인간’ 유시민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유이다.
또한 나는 유시민을 좋아하는 사람들, 그 주위 사람들을 좋아한다. 흔히 같은 연예인을 좋아하는 아이들끼리 친구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친구들끼리는 좋아하는 책, 노래, 음식도 비슷할 것 같다. 왠지 모를 친근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 이러한 이치와 비슷하다.
‘인간’ 유시민은 따듯하다. 그래서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대게 따듯하다고 느낀다. 굳이 성격, 특성, 말투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적 신념을 따지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인간을 대하고 생각하는 근본적인 자세가 따듯하다고 느낀다. 서로를 존중할 줄 알며 세상을 대하고자 하는 마음도 비슷하다.
그의 분노어린 모습을 기억한 8살 꼬맹이는 어느덧 나이를 먹어 젊은 청년으로 살아가고 있다. 현재의 나는 정치, 인권 등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무엇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뇌에 빠져있는 대한민국의 시민이 되어있다. 이런 모든 깊은 성찰과 나의 고뇌는 유시민이라는 사람과 함께했다.
그의 역사책을 보며 역사학과에 가서 역사학도가 되었고, 헌법 관련 책을 보며 헌법에 가치를 익혀 촛불을 들고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그리고 그의 글쓰기 책을 읽고 배워 그를 존경하는 어색한 고백들을 열심히 남기고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를 보며 내가 힘든 병마와 싸우는 지금 어떻게 견뎌야 할지를 배우고 이겨내는 중이다.
‘젊은이들에게 있어 가장 큰 죄악은 평범해지는 것이다’ 이원익의 ‘비상’ 이라는 책의 구절이다.
나는 이 말을 아주 공감하고 좋아한다.
‘인간’ 유시민은 내가 젊은 청년으로서 평범해지는 죄를 범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어른이다.
‘인간’ 유시민은 격정적인 한 세대를 살고 있는 한창 정의감 넘치는 청년들에게 있어서 그들의 위로이며 지표이다.
안녕하세요 이곳에는 처음 글을 올려보는 것 같습니다ㅎㅎ
아직 어려서 글솜씨도 서툰것 같습니다 그래도 끄적끄적 열심히 썼어요ㅎㅎ
가볍게 읽어주세요 안녕히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