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는 이야기 2-1 두가지 에피소드
운전하다 겪은 두가지 에피소드입니다.
하루는 어둠이 내릴 무렵 왕복2차선 지방도로에서 렌터카를 운전 중이었습니다.
뒤 따라 오던 차가 계속 하이빔을 비취 신경이 곤두섰습니다.
‘왜 그러지? 빨리 가라는
것인가?’ 제한속도에 맞춰 운전하는데 어쩌라고!
‘드렁크가 열렸나?’ 빽미러로
보니 그것도 아니고.
‘타이어가 펑크났나?’ 느낌상
그것도 아니고.
마침 마을 입구로 접어 들어 길 옆 주차장이 보이길래 차를 세웠습니다.
내려서 살펴 보고 갈 참으로.
그런데 뒤 따라 오던 차도 제 차 옆에 차를 세우고는 아저씨가 차문을 열고
제 차로 다가오는 것이었습니다.
‘뭘 잘못했나?’
외국에서 어둑컴컴한 저녁에 인적도 없는 곳이라 왠지 겁이 났습니다.
조심스럽게 운전석 창문을 내리니, 그 아저씨가 다가 와서는 하는 말이
라이트가 안 켜졌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전에 타던 차가 라이트는 자동이라 켜고 끄는 일이 없어 신경을 못 쓴가 봅니다.
그 아저씨는 브레이크를 밟아 보라고 하고 뒤에 가서 체크해 보고,
다시 와서 방향등 켜보라고 하고 뒤에 가서 다시 체크하고 나서
괜찮다고 하고 떠났습니다. 라이트가 고장이 났나 체크해 준 것입니다.
민망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하여튼 여러 감정이 교차되었습니다.
내가 만일 한국에서 외국인이 라이트 안 켜진 차 운전하는 것을 발견했다면,
가는 길 멈춰서서 저렇게 해 주었을까?
또 다른 에피소드 하나!
동네길을 운전하는데 기차건널목에서 신호에 걸렸습니다.
독일 기차건널목은 느낌으로는 기차 지나가기 2~3분전에 차단목이 내려
오는 것 같습니다.
한참을 지루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지나가는 아주머니가 창문을 내리라고
손짓하는 것이었습니다.
‘길을 물어보나?’ 나
이 동네 안 사는데 하면서 창문을 내렸습니다.
그랬더니 아주머니가 하는 말이 시동 끄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차는 구형이라 대기상태에서 저절로 시동이 꺼지는 신형이 아닙니다.
서 있으면서 주거지에서 왜 매연을 내뿜고 있느냐는 겁니다.
속으로 듣던 대로 지적질 잘하는 전형적인 독일인이네 하면서 시동을 껐습니다.
그 후로 비슷한 상황에서 유심히 다른 차들을 살펴 보았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차들이 시동을 껐다가 다시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새 차들은 자동으로 그렇게 되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이런거구나 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민주주의는 그 나라 국민들의 수준만큼 발전한다는 노무현대통령님의 말씀이 생각나는 하루였습니다.